디지털카메라 '하이브리드냐, 하이엔드냐'

일반입력 :2010/02/05 12:04

류준영 기자

DSLR카메라 및 콤팩트 디지털카메라 통틀어 시장의 독보적 1위 업체인 캐논. 최근 2위 업체인 니콘과의 점유율 격차를 2배까지 벌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좀처럼 따라잡기 힘든 스코어다.

톱 5위권 내 주자들의 추격전도 거세다.

사이버샷(콤팩트 디카 브랜드)과 알파(DSLR) ‘쌍두마차’로 넘버 3위권까지 초스피드로 진입한 소니, 마이크로포서드 카메라 ‘펜1’ ‘펜2’에 이은 흥행질주로 단숨에 국내시장점유율 8%대까지 확 끌어올린 올림푸스. 게다가 최근 네트워크 기능을 강화한 콤팩트 디지털카메라는 물론 아킬레스건이던 DSLR 시장에 하이브리드 카메라 ‘NX10’으로 우회 공격을 시도한 삼성디지털이미징까지, 카메라 시장은 그야말로 절대권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다.

쫓고 쫓기는 비주얼이미징 제조사들의 2010년 분투극은 요컨대, ‘하이브리드’ 대 ‘하이엔드’ 카메라로 가장 치열하게 전개될 양상이다. 콤팩트 디지털카메라와 DSLR카메라의 올해 라인업 공개에 앞서 이 분야 선취점 획득이 우선시 된다.

대결 구도는 올림푸스, 파나소닉, 삼성디지털이미징 등 미러리스카메라(하이브리드) 그룹과 캐논, 니콘, 후지필름으로 대표된 하이엔드카메라 양 진영으로 나뉜다.

하이브리드 카메라시장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호의적이다.

삼성은 “전세계 미러리스 카메라시장은 2015년 900만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림푸스는 “미러리스 카메라가 2015년께 DSLR 카메라를 추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DSLR 카메라를 갖고 싶지만 휴대가 불편해 구매를 미뤄왔던 소비자들이 미러리스, 즉 하이브리도로 몰린 것.

하지만 니콘은 ‘미러리스는 결코 주류가 될 수 없다’고 반박한다. 니콘 이창준 부장은 “DSLR카메라 가격 하락세와 사진의 고품질을 따져볼 때 미러리스는 DSLR 시장을 위협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2010년 하이엔드 카메라는 고감도·저노이즈와 풀HD 동영상 기능으로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니콘은 하이엔드 진영의 파수꾼으로 ‘쿨픽스 P100’을 내보냈다.

광학 26배줌 렌즈와 어두운 장소에서도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도록 이면조사형 CMOS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여기서 말하는 ‘이면조사형’이란 ‘렌즈-배선층-수광면’ 구조를 ‘렌즈-수광면-배선층’으로 변경해 렌즈의 빛이 배선층에서 차단되지 않도록 한 것.

또 자동으로 연사 촬영한 사진을 합성해서 눈에 보이는 것에 가까운 사진을 만들어주는 ‘역광 하이다이내믹레인지(HDR) 모드’를 탑재했으며, 풀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스포츠 사진촬영에 탁월한 초당 10장의 연사 속도를 발휘, 놓치고 싶지 않은 장면을 포착한다.

후지필름은 니콘보다 더욱 강력한 화력으로 승부수를 내걸었다. 30배 고배율 줌이 가능한 하이엔드 디카(제품명; 파인픽스 HS10)을 이달 소개한 것.

이도 니콘과 같은 이면조사 이미지 센서와 동영상 촬영에서도 1980*1080 해상도의 풀HD 영상을 MPEG4, H.264 포맷으로 촬영할 수 있다. 1천만 화소에서 초당 10매 고속 연사촬영 기능을 지원한다.

또 후지필름의 강점인 ‘모션 파노라마’ 기능을 살렸다. 카메라를 좌우로 돌리거나 상하로 움직이면 촬영된 사진을 하나로 합성한 파노라마 사진을 만들 수 있다.

그밖에 사진에서 움직이는 물체를 감지해 제거하는 기능(모션리무브 모드)과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촬영한 5장의 사진을 하나의 이미지로 만드는 기능(멀티모션캡쳐 모드) 흔들림 없는 사진을 만들어내기 위해 고감도와 저감도의 사진을 합성하는 기능(프로로우라이트 모드) 등을 지원한다. 캐논은 ‘파워샷 S90’ 모델로 1위 방어전에 나선다.

이 제품은 광량이 부족한 어두운 공간에서 선명한 촬영이 가능한 조리개 F2.0의 밝은 렌즈를 장착했으며, 심도가 얕기 때문에 아웃포커스 연출이 가능하다. 또 ‘듀얼안티노이즈시스템(Dual Anti-noise System)’을 적용해 고감도 촬영에서도 노이즈가 발생하지 않는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제품들이 다이얼을 조작하거나 메뉴로 들어가서 촬영 조건을 설정했다면, ‘파워샷 S90’은 렌즈 부에 ‘컨트롤 휠(control wheel)’을 움직여 오래된 사진 모드, ISO 변경, 매뉴얼 설정, 화이트 밸런스 보정 등을 간편하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 진영에선 지난달 삼성디지털이미징이 내놓은 ‘NX10’과 올림푸스가 이달 17일 펜(PEN) 시리즈에 이어 선보일 하이브리드 카메라(모델명: E-PL1)가 각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삼성 NX10은 두께(3.9cm)와 무게(353g)를 40%이상 줄여 콤팩트처럼 가볍게 휴대할 수 있다. 3인치 아몰레드(AMOLED) 스크린과 720P HD동영상과 초당 3장 연속 촬영이 주특기다.

올림푸스의 ‘E-PL1’은 클라식한 아날로그 스타일로 펜 시리즈 계보를 이었다. 무엇보다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일부 재질로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판매가는 14-42mm 렌즈를 포함 약 70만원대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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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 세피아(Gentle sepia)’라는 필름 느낌의 아트필터가 추가됐으며, 펜2에서 도입됐던 외부 뷰파인더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또 새로운 라이브 가이드(Live Guide) 모드가 추가돼 기존 마이크로포서드 규격에서 지적 받은 심도 표현 부분의 결점을 극복했다. 미국 씨넷 에디터는 이 제품 의 프리뷰를 통해 “기존 35mm 필름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고 호평했다.

한편 소니코리아는 당분간 하이엔드 제품 출시 계획은 없다라며 기권표를 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