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바이트 10대 뉴스 1위는 '고학력 알바'

일반입력 :2009/12/30 09:42

이장혁 기자

2009 아르바이트 시장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실업난으로 인해 상반기에는 위축되었으나 하반기에 이르러 기업들의 채용공고가 늘면서 회복세를 보였다. 하지만 극심한 청년 실업난으로 대졸 구직자들의 유입이 두드러져 실제 느끼는 체감 구직난은 여전했다.

올 한 해 아르바이트 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큰 이슈는 어떤 것일까? 아르바이트 구인 구직 포털 알바천국(대표 공선욱 www.alba.co.kr)이 2009 아르바이트 10대 뉴스를 선정해 발표했다.

■고학력 알바 증가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대졸백수들이 아르바이트 구직에 몰렸다. 알바천국이 상반기(1월~5월) 아르바이트 구직이력서의 최종학력을 분석한 결과 4년제 대학 졸업자가 29%로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9%)보다 3배 정도 늘어난 규모. 특히 5월 한 달간 대졸이상 아르바이트 신규 등록자 추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대학 졸업자는 72%, 대학원 이상은 41%나 급증해 고학력자 취업난의 심각성을 보여줬다.

■ 40~50대 중장년층 알바생 증가

아르바이트 신규 가입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1월~6월) 아르바이트 구직자는 지난 2008년보다 40대는 56.8% 증가, 50대 70.8%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자식뻘 되는 젊은이들의 용돈 벌이 수단이었던 아르바이트가 이제는 중, 장년층의 `생계형 일자리'로 변해가고 있는 취업난을 반영하는 아르바이트 시장의 새 풍속도다.

■대학생 아르바이트 기간 늘어

경기 불황을 반영해 대학생들의 아르바이트 기간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알바천국이 대학생 2천1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4%가 올해 아르바이트 근무 기간이 지난해보다 늘어났다고 응답했다. 최근 1년간 아르바이트를 한 기간은 3개월 이하 43%, 3개월에서 6개월 25%, 6개월 이상 29% 등으로 나타나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1년 평균 근무기간은 5개월로 나타났다.

■프리터족 500만명 육박

일정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영위하는 ‘프리터(Free+ Arbeiter)’ 계층이 500만명에 육박한다는 조사가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5월 국내의 프리터족은 2003년 8월 381만 명에서 지난해 8월 478만 명으로 5년 만에 25% 이상 급증, 청년층뿐만 아니라 40대 장년층에서도 프리터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이유로 경제성장에 비해 신규 취업자 증가 속도가 둔화됐고, 대졸자가 많은 ‘학력 인플레’ 탓에 중소기업의 인력난이 심각한 ‘일자리 불일치’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청년 니트족 113만명

한국형 `청년 니트(NEET)족'이 113명에 달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08년 상반기 기준 니트족은 113만명으로 집계됐고, 이는 청년층 실업자 32만8천명의 3.4배에 이른다. 특히 대졸자는 니트율이 실업률의 3.1배로 고졸(2.5배)이나 전문대졸(2.3배) 보다 높았다. 이는 대졸자들이 실업 상태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꺼리면서 취업 준비기간을 장기화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고서는 풀이했다. 한국형 청년 니트족이란 소위 괜찮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장기간 취업 준비 상태에 머물면서 일도 하지 않고, 적극적인 구직 활동도 하지 않는 청년 구직자를 의미한다.

■청소년 알바생 48%, 최저임금 못받아

10대 청소년 아르바이트생 절반 정도는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 2천28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1%(1천99명)가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전체의 52%가 ‘부당한 대우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10명 중 9명은 방법이나 절차 등을 몰라 피해를 신고하지 않았다. 게다가 임금을 떼인 적이 있는 알바생은 23.1%로 응답해 부당대우 피해예방 대책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르바이트 휴학생 급증

청년실업난으로 졸업을 미루는 대학 5학년생들이 급증하면서 대학생 10명중 8명은 휴학을 하거나 진지하게 고려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9월 대학생 남녀 707명을 대상으로 ‘대학생 휴학현황’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으며, 휴학을 하는 이유로는 아르바이트로 등록금 마련 30.7%, 생활비, 용돈마련 28.2%로 경제적 이유가 58.9%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는 취업준비를 위한 자격증, 어학공부, 인턴 등 현장 경험을 위한 것이 34.7%를 차지했다. 통계청이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 중 39.3%가 휴학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올해 20세에서 24세 사이 휴학자는 40만 2천명으로 작년보다 8만 4천명이나 크게 증가했다.

■알바도 신종플루 희비교차

신종 플루가 아르바이트 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면 접촉이 많은 편의점의 경우 채용공고가 줄어든 반면 홈쇼핑 아르바이트의 경우 오히려 급증했다. `10월 신규 아르바이트 채용공고수`를 조사한 결과 홈쇼핑 채용공고가 2천30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667건)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났다. 이어 온라인 쇼핑몰 78%, 백화점 25.7%, 대형마트 9% 증가했다. 반면, 편의점은 오히려 5.8% 줄었다.

■ 불황 알바족, 2년새 5배 증가

경기 불황으로 아르바이트 등 단시간 근로자가 최근 2년 사이 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불황으로 인한 단시간 근로자는 2007년 2월 5만명 수준에서 올해 2월 27만1천명으로 2년간 약 22만명 늘었다. 단시간 근로자는 주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사람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은 남성과 고령층, 일용직 근로자가 불황에 따른 단시간 근로자 양산을 주도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2009 알바 평균 경쟁률 5.8대 1

관련기사

아르바이트 구직경쟁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치열한 것으로 조사됐다. 알바천국의 1월~11월까지 신규 등록한 이력서 제출 건수를 살펴본 결과 작년 동월대비 57.7% 늘었다. 반면 채용공고수는 13.8% 증가하는데 그쳤다. 또한 등록된 채용공고수 및 이력서 등록수를 집계해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경쟁률이 상반기 4.2대 1보다 하반기에 6.9대 1을 기록해 하반기 들어 아르바이트 구직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1월부터 11월까지 평균 경쟁률은 5.8대 1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