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는 '오프로드랠리' 노키아는 'F1 포뮬러'"

일반입력 :2009/11/25 14:09

국내 휴대폰 제조사의 '오프로드 랠리형' 사업모델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5일 LG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발간한 '국내 휴대폰 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업체의 사업모델을 자동차 경기 형태의 하나인 오프로드 랠리에 비유했다. 민첩한 트렌드 인식과 신속한 대응력이 강점이라는 것.

이에 비해 노키아는 'F1 포뮬러' 경기에 비유했다. 노키아는 사전 제품설계 및 세팅에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만, 일단 제품이 출시되면 대규모 공급계약을 바탕으로 한 규모의 경제로 강력한 원가우위를 지닌다.

휴대폰 업계는 매년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수백 개의 모델이 개발되는 특성으로 인해 제품 라인업 확장에 따른 비용증가와 제품 단일화로 인한 시장 기회 상실 사이에서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 딜레마를 겪는다.

이에 따라 국내 휴대폰 제조업계는 다양한 제품 및 차별화 사업모델을, 노키아는 표준화 모델을 선택해 사업을 영위했다.

우리나라 휴대폰 제조사의 장점은 시장 니즈 변화에 따른 신속한 대응력에 있다. 랠리형 사업구조를 지닌 우리나라 기업은 금융위기 이후 터치스크린폰 등 하이엔드 제품의 급속한 부상에 발빠르게 대응했다.

F1 포뮬러형을 지닌 노키아의 경우 신속한 대응에 실패했다. 일례로 지난 2분기 휴대폰 중 국내 업체의 제품수는 61개로 전체의 25% 수준이나 노키아는 10개로 4%에 불과했다.

경제 침체도 우리나라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노키아는 대량생산에 따른 원가우위를 바탕으로 저가폰(평균판매단가 90달러 내외)에 주력, 상대적으로 개도국 중심의 전략을 펼쳤다. 그러나 경제 위기로 개도국 휴대폰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되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반면 하이엔드 제품(평균판매단가 200달러 내외)을 주력으로 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주요 타겟 시장인 북미 시장에서의 휴대폰 판매량 감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관련기사

마지막으로는 제품 개발전략 차이이다. 한국의 경우 진동 모터 등 핵심 부품의 내부소싱 전략을 채택하고 관계사와의 협력을 통해 제품 개발 단계의 시간을 상대적으로 줄였다. 반면 노키아는 아웃소싱 전략을 취함으로써 부품개발에 시간이 소요된 점도 단점으로 작용했다.

한편 보고서는 우리 기업이 지난 금융위기 선전했지만 향후 시장의 중심이 스마트폰으로 재편되면서 애플, 리서치인모션(RIM) 등 후발주자들의 약진에 위협을 받을 것으로 분석했으며,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