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과 휴대폰 그리고 디스플레이에 이어 기업용 프린팅 시장을 놓고 일합을 겨룬다.
프로세서 시장도 일대 혼전이 펼쳐진다. 특히 스마트폰과 넷북용 프로세서를 놓고 인텔과 암(ARM)이 벌이는 불꽃경쟁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흥행파워를 발휘할 것이다.
그럴듯한 시나리오를 말하는게 아니다. 2010년이 되면 제대로 구경할 수 있는 흥미로운 경쟁 판도들이다.
■삼성 vs LG, 기업용 프린팅으로 싸워보자
종횡(縱橫)으로 펼쳐지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수종사업 격전장이 프린팅 시장으로 점차 옮겨가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LCD 패널, 휴대폰 등은 성숙기로 접어들며 성장성이 과거에 비해 떨어지고 있는 상황. 때문에 지난 2007년부터 주변 경쟁사보다 저렴한 레이저프린터·복합기로 컨수머시장을 공략해온 삼성은 최근 기업용 시장을 바짝 죄고 있다.
LG전자도 기업용 프린팅 제품들로 유명한 렉스마크와 손잡고 프린팅 시장에 내년부터 재진입한다.
업계 관계자는 “정영학 렉스마크 대표의 연임과 이달부터 2달 여간 이어지는 릴레이 회의를 통해 LG전자 프린팅 사업의 방향과 구체적인 윤곽이 잡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LG전자 프린팅 사업부의 핵심인력이 신도리코 전 임직원들로 구성돼 신도리코의 오랜 노하우(Know-How)가 접목될 것”이라고 김성웅 신도리코 홍보팀 실장이 일렀다.
기자와 만난 신도리코 고위직 임원은 “경쟁입찰 건에서 삼성이 수익성을 완전 배제한 체로 배팅을 시도하고 있다”라며 불만스런 표정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캐논 관계자는 “최근 있었던 관공서 입찰 경쟁에서 삼성이 브랜드 인지도와 사후서비스 등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업계 관계자는 “종전 시장은 값싼 하드웨어 보급 후에 소모품 위주의 판매량을 늘려 수익성을 남겼다면, 지금의 프린팅 아웃소싱서비스인 통합출력관리서비스(MPS) 형태의 임대·임차(렌털) 방식은 이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는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마진이 남지 않을 것 같은 낮은 가격대로 경쟁입찰에 참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관해 “삼성 프린터의 대형 입찰 선전요인은 환경, 보안 등의 다수의 인증을 적극적으로 획득하고, 다른 업체와 달리 국내 개발팀이 빠르게 기업 내 프로세스 최적화를 이뤄내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반박했다.
또 “특히 전국 곳곳에 위치한 관공서의 경우(소방서 등) 특히 서비스가 중요 요건인 데 삼성전자는 넓은 서비스망을 갖춰 빠르게 대응이 가능한 점도 이번 입찰 경쟁에 한 유리한 조건이 됐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삼성전자와 각축전을 벌일 라이벌사의 ‘역공의 카드’도 수면 위로 표면화되고 있다.
교세라미타 이정호 상무는 “내구성 1등 제품의 특징을 강조하며, 유통대리점 별로 제품 포지션을 적극적으로 구축할 것”이라고 했다.
캐논 김형민 엔지니어는 “종전의 PPM(Pages Per Minute) 프린터 속도측정법을 IPM(Images Per Minute)란 출력속도 측정법으로 전환, 고객과의 신뢰 쌓기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또 HP 이미징프린터그룹(IPG) 김상현 전무는 “잉크젯 포지션을 재확인하고, 삼성 레이저복합기와 잉크젯복합기간의 서바이벌 레이스에서 터치패드 및 3차원 입체 프린팅 기술력 등을 지원한 기술력 제품으로 승부수를 걸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반도체 시장, 지각변동 예고
반도체 시장도 격변이 불가피하다. 인텔과 AMD간 통합 플랫폼 전쟁, 인텔과 ARM의 모바일 전쟁이 최대 관전포인트다.
인텔은 내년 1월 그래픽 프로세서 '라라비'(Lararabee)를 공개한다. AMD와 엔비디아의 영토까지 파고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맞서 AMD도 이듬해 CPU와 GPU를 통합한 퓨전 칩셋인 라노(lano 코드명, 데스크톱용), 온타리오(Ontario 코드명, 노트북용)로 맞불을 놓을 예정. 그러나 인텔보다 한발 늦은감이 있어 보인다.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모 그래픽칩셋 업체 관계자는 “내년 미국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0에선 선보일 라라비 노트북의 최종 생산플랜을 마쳤다”라며 “내장형(라라비) 그래픽카드를 탑재한 노트북이 PC세그먼트의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용자는 이를 통해 좀더 낮은 가격에 노트북을 구매할 수 있게 되고, PC 퍼포먼스 또한 향후 기술력 진보에 따라 외장 그래픽을 따라 잡는 성능격차를 보이게 된다.
CPU 플랫폼뿐만 아니라 GPU 칩셋시장까지도 거머쥘 야욕을 드러낸 인텔이 드디어 GPU계열 제조사들에게 참았던 한방을 날리게 된 것.
인텔은 AMD외에 휴대폰 프로세서 시장에서 최강으로 군림하는 ARM과도 일전을 벌여야 한다.암은 저전력, 고성능 퍼포먼스 칩셋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휘어잡으면서 삼성전자 등 600여개 업체들을 파트너로 두고 있다.
얼마전 내한한 튜더 브라운 암 사장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아키텍처의 우수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커뮤니티와 사업모델이라며 “인텔의 프로세서는 성능 측면에서 뛰어나지만, 암은 다수의 파트너들과 커뮤니티를 강화한 협업모델로 윈-윈(Win-Win)하고 있다”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브라운 사장은 또 “암 프로세서가 탑재된 넷북은 판매가를 200달러까지 낮출 수 있고 퍼포먼스는 되레 인텔 아톰보다 월등하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가전은 물론 스마트폰용으로 사용될 예정인 시스템온칩(SoC)으로 불리는 새로운 버전의 아톰 프로세서 개발로 대응하고 있긴 하나 이미 스마트폰이나 가전 분야는 인텔주도의 PC시장과는 다른 완전한 경쟁시장이 돼 가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데이터 단말기 시장을 겨냥한 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MID)의 경착륙도 인텔의 훗날을 안개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PC시장 재탈환을 위한 AMD의 수성 전략도 변화를 맞고 있다. 용산의 대형 유통업체인 대원컴퓨터 박용원 주임은 “프리미엄 CPU플랫폼으로 시장이 가닥을 잡으면서 ‘AMD CPU가 인텔보다 저렴하다’란 말은 옛말”이라고 했다.
때문에 AMD는 최근 파트너 협력프로그램을 강화중이다. CPU와 GPU 계열로 나뉘어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통합한다는 게 새 프로그램의 취지다.
또 AMD 관계자는 “슈퍼컴퓨터 등 대형 입찰 건에 관한 수주에 많은 시간과 인력을 소모하기 보단 내년도 컨수머PC시장 활성화에 대비해 각기 다른 유통채널을 지금보다 더욱 넓게 포지션 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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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포화된 그래픽칩셋 시장 경계를 넘어 슈퍼컴퓨팅을 비롯한 모바일 전용 칩셋인 테그라를 앞세워 새로운 신규시장 진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마이크로소프트의 ‘준HD’와 삼성전자 ‘YP-M1’ MP3 플레이어에 채용된 경우 외에 추가적인 공급계약은 외부로 알려진 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