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 반독점분쟁 종결

인텔이 12억5천만달러 지급키로

일반입력 :2009/11/13 00:52    수정: 2009/11/13 10:09

황치규 기자

인텔이 AMD와의 오랜 법적 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인텔은 AMD에 12억5천만달러를 지급하는 대신 반독점 소송과 라이선스 분쟁을 포함한 모든 법적 분쟁을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번 합의로 미국 델라웨어 법원과 일본에서 진행중인 두 회사간 법적 분쟁은 일단락될 전망이다. AMD는 세계 각국 규제기관에 제기했던 고소도 철회하기로 했다. 대신 인텔은 비즈니스 프랙티스 조항을 준수하기로 했다.

양사는 이번 합의로 5년간의 새로운 크로스 라이선스 협정도 체결했다. 이전 크로스 라이선스 협정아래 있었던 분쟁은 없던일로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005년 이후 확대일로를 달려온 인텔과 AMD간 법적 분쟁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인텔과 AMD는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합의는 법적 분쟁을 끝내고 두 회사가 제품 혁신과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이다"고 밝혔다.

두 회사간 법적 분쟁은 지난 2005년 AMD가 델라웨어 법원에 인텔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이 붙었다. 당시 AMD는 인텔이 프로세서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앞세워 PC업체들에게 자사 칩을 쓰지 말라고 협박한 것은 물론 부당한 리베이트와 보조금을 지급해 경쟁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촉발된 인텔 반독점 이슈는 이후 일본과 유럽 그리고 한국으로 옮겨붙었다.

유럽연합위원회(EC)는 지난 5월 인텔이 ▲AMD 등 경쟁사의 시장진입을 방해할 목적으로 자사 칩을 사용하는 PC업체들에 수년간 리베이트를 지급했으며 ▲PC업체들에게 경쟁사 칩이 탑재된 PC출시를 중단하거나 지연시키기 위해 금품을 제공하는 등 불공정거래를 했다며 14억5천만달러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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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는 인텔과 AMD가 화해했다고 해서 변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유럽연합 경쟁 커미셔너인 닐리 크뢰스의 조나단 토드 대변인은 "이번 합의가 인텔에 부과한 과징금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인텔은 지켜야할 의무가 있는 만큼, 그것을 따르는지 감시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해 인텔에 2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인텔은 고등법원에 취소 소송을 제기해 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