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AMD,“반독점 증거인멸”공방

델라웨어법원에 제재해달라 재정신청

일반입력 :2009/10/15 18:20    수정: 2009/10/15 18:21

이재구 기자

인텔의 반독점행위에 대한 벌금선고와 함께 증거공개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당사자인 인텔과 AMD가 14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지법에 각각 상대방의 문서증거 인멸을 제재해 달라는 재정신청서를 냈다.

이들의 신청서에는 서로에 대해 '2005년 AMD에 의해 제기된 반독점소송 관련문건과 자료를 고의로 없애버렸다'고 주장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사안은 최근 유럽위원회(EC)가 유럽지역내 인텔의 반독점행위 증거를 공개하고 인텔이 항소의 뜻을 밝힌데 이뤄진 부차적 공방이지만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9월말 EC가 인텔에 14억5000만달러 규모의 벌금을 매기고 증거를 공개하는 등 압박했지만 일부 유럽기관이 조사과정의 문제를 들어 인텔에 동정적 여론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텔이 항소의 뜻을 밝힌 만큼 EC나 미국정부로서는 '과연 인텔이 직접적으로 PC업체를 압박했는지를 증명해야 하는' 부담스런 숙제가 남아있다.

또 이런 상황에서 두 업체 간에 발생한 '증거 인멸'을 둘러싼 공방은 '배꼽(증거문서 인멸에 따른 공방)'이 '배(반독점 판정 항소)'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도 있다.

■ 인텔, AMD가 실수 감추려 한다.“

인텔은 재정명령신청서에서 AMD가 2005년 인텔을 제소할 때의 자료를 적절히 유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텔은 “AMD가 자신들의 노력을 잘못 대변함으로써 법정과 인텔에 실수한 것을 감추려 한다”고 14일 말했다.

인텔은 AMD의 자료보관과 관련한 주장이 과장돼 있다고 말한다.

인텔대변인 척 멀로이는 “인텔이 2007년 자사의 문제를 공개한 이래 AMD는 이 사건에 대한 서류를 유지하는데 있어 모범적 계획을 실천해 왔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명백해졌다”며 그 증거로 “일부 임원과 직원들은 수천장의 서류와 이메일을 보관하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법적 소송에서 인텔은 ”적어도 2005년 1월까지는 AMD는 이성적으로 인텔에 대한 법적소송을 예상하면서 미래의 원고인 자사가 이건과 관련해 준비해야 할 모든 것을 했다....그러나 AMD에 법적의무가 지워진 단 하나의 일인 관련서류를 보존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인텔은 자사의 발견프로세스에서 저지른 잘못을 교정하거나 수정하는 노력에 수천만달러를 들였다“면서 ”계획에 따라 인텔은 거의 2억페이지의 서류를 AMD에 넘겨주었다”고 말했다.

■AMD, “인텔이 자료 자동분쇄 방치“

인텔의 재정신청을 쓸데없는 짓으로 치부하고 있는 AMD는 인텔의 ‘증거보존 실패’와 관련한 별도의 재정신청을 했다.

AMD는 인텔의 주장에 대해 자사의 개선노력은 성공적이라고 주장했다.

“인텔은 자문역들이 효율적인 서류보존 프로그램 설계와 수행에 약간의 노력만 기울였다면 손쉽게 증거보존 관련 재난을 피할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MD는 “인텔의 대실책은 많이 알려지고 과시됐지만 결국 실패한 교정시도로 끝났다고 말했다.

소장 요약내용에 따르면 “인텔이 자료보존 실패는 적극적으로 자동삭제시스템을 막지 못한 것이 핵심이다. 논의의 여지가 없는 당국자가 그렇게 할 것을 요구했고 자동삭제문서세단기는 안전망없이 지속적으로 가동했다

AMD은 또한 “인텔이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수준으로 이 사건을 설명하는 AMD의 능력에 손상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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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서류보존을 장려하지 않는 인텔이 옮겨버리거나 방치하는 정책을 취해왔기에 손으로 보존하지않는 서류는 영원히 삭제됐다“고 지적했다.

AMD는 인텔의 증거인멸에 의해 발생하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자사는 배심원명령을 제안했다“며 ”이 명령은 배심원들에게 인텔이 수십만건의 관련 자료를 파괴했다는 증거를 제시케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