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반독점 위기, AMD「제대로 걸렸다」

일반입력 :2007/08/01 09:00

오병민 기자 기자

인텔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8일 유럽연합위원회 (EC, European Commission)가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이의 성명(Statement of Objections)’을 발표했기 때문. 이는 반독점법 위반혐의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아 벌금이나 제제를 가하는 절차이기 때문에 향후 업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이의 성명란 불공정거래에 대한 내용을 인텔에게 제시해 그에 대한 답변을 통해 향후 벌금정도를 결정하게 되는 것. 따라서 만족할만한 답변이 오지 않는다면 벌금을 비롯한 제제의 수위가 높게 결정될 예정이다. EC의 이번 이의 성명은 인텔 사무실에 대한 수색 조사를 포함해 수년간의 조사를 진행한 후 발표된 것이다. EC의 발표 이전에도 2005년 3월에는 일본 공정위에서 인텔이 일본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결정한 바 있다. 당시 일본 공정위는 인텔이 5개의 일본 PC 제조업체에게 완전 또는 부분적 배타적 관계를 불법적으로 강요했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법정 자료를 통해 이 모든 불법행위들이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 클라라에 위치한 인텔 본사에서 조율되었음을 밝혔다. 그리고 시장에서는 경쟁사의 신제품에 대한 대응으로 구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대량으로 제조해 시장에선 단가를 낮춰 판매했다는 혐의가 거론되고 있다. 또한 2007년 1월 제기된 미국내 집단 대표 소송에서는 인텔이 대형 PC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경쟁사의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구매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년간 10억 달러 이상을 지불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기도 했다.현재 EU 및 일본과 더불어 한국에서도 공정위의 활발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본과 미국에서는 민사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AMD, 컨퍼런스 콜로 상황 알리겠다인텔의 경쟁사이자 반독점혐의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자로 여기고 있는 AMD는, 이와 관련해 본사 회장 겸 CEO인 헥터 루이즈와 최고법률담당 임원 겸 CAO (Chief Administrative Officer)인 탐 맥코이가 주재하는 미디어 컨퍼런스 콜을 한국시간으로 30일 23:00에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즉, 전세계의 언론사를 대상으로 질의응답을 가진다는 계획.현재 인텔측은, EC의 이의 성명에는 확실치 않은 주장이 포함되어 있고 인텔이 법률적으로 위반했다는 내용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리고 EC의 주장과는 별개로 마이크로프로세서 시장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오히려 인텔의 활동을 통해 소비자들은 싸고 좋은 제품을 구입할 수 있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AMD는 이번 컨퍼런스 콜을 통해 AMD가 받은 반독점 피해 사례와 인텔의 영업활동이 정상적인 시장구조를 해쳤다는 내용을 알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처럼 두 회사가 EC의 발표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향후 EC의 결정에 따라 시장에서 불러오는 파장이 적지 않기 때문. EC의 결정에 따라 어마어마한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동시에 인텔의 반독점에 대한 논의가 점차 세계적으로 확장될 수도 있기에 그렇다. 게다가 EC가 주장하는 내용에 따르자면 인텔이 진행하고 있던 영업활동의 큰 틀이 대폭 수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영향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