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 "3DTV 시장서 윈윈 가능"

와세다대학교 카와이 교수 이메일인터뷰

일반입력 :2009/11/08 14:06

류준영 기자

3차원(D) TV가 사람의 뼈와 근육이라면 3D 콘텐츠는 영양분을 공급하는 ‘피’에 빗댈 수 있을 것이다. 내년부터 크게 육성될 분야인 만큼, 3D TV와 콘텐츠간 균형이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3D 시장은 기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게 업계나 관련 학회 관계자들의 한목소리다. 3D TV만 보급되면 관련 콘텐츠는 알아서 따라올 것이란 안심하는 분위기가 팽배한단다. 기초가 부실하다는 것이다. 좀더 거리를 두고 한국 3D TV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디넷코리아는 최근 3D 전문가인 일본 와세다대학교 카와이 교수와 3D TV 시장에 대해 대해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3D시장 포트폴리오 함께 구축”

“한국의 3D TV시장은 2~3년 전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성숙했다”

카와이 교수는 한국TV시장에 관한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또 갈수록 격렬해지고 있는 한일간 TV시장 쟁탈전에서 3D TV 시장만큼은 예외구역으로 남아있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3D TV를 키우려면 시장확대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손을 잡아야지 싸울때는 아니라는 주장이다.

카와이 교수는 인터뷰에서 “급성장하는 3D 산업 육성을 위해 강조되어야 할 기술 및 콘텐츠, 고비용 구조 등 앞으로 해결할 시급한 과제들을 한국과 일본이 함께 풀어갈 수 있는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또 “3D 디스플레이 개발 기술과 애니메이션 및 게임 등의 콘텐츠 문화에 있어 양국의 유사성을 적극 활용한 한-일 연계 가능성에 전부터 큰 관심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에는 한일간 경쟁으로 자칫 3D 시장 전체를 미국 할리우드나 서방세력권에 뺏길 수 있다는 전제도 깔려 있다.

한국은 3D 디스플레이와 하드웨어 제품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지만 협소한 시장과 자금 부족으로 3D 콘텐츠 제작 및 해외진출에선 난항을 겪고 있다.이에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는 얼마전 전문펀드를 조성, 관련 3D 프로그램이나 영화의 국제적 배급에 협력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일 3D 기술수준은 동등”

카와이 교수는 한국의 3D 디스플레이 시장에대해 후한 점수를 매겼다. 일본에서 먼저 시작한 3D 디스플레이 연구수준을 한국이 빠르게 쫓아왔다는 것이다.

카와이 교수는 “소비자 지향적인 관점에서는 상당히 완성도가 높다. 방식과 화질 등에서 일본에서 연구개발중인 3D 디스플레이와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정말 그럴까? 홍주식 디스플레이뱅크 연구원은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평판디스플레이 박람회(FPD 인터내셔널)를 참여한 후 “터치나 3차원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분야에서 국내업체와 일본 업체의 기술격차가 좀더 좁혀졌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실제로 이 전시회에선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대표 강호문)가 풀HD급 30인치 아몰레드(AMOLED) 3D TV가 일본 업계 관계자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이와 함께 LG디스플레이도 버튼 하나로 2D와 3D 전환이 가능한 47인치 3D 디스플레이와 정면과 측면에서 볼 때 이미지가 다른 각도에서 보여지는 3D 방식을 구현한 23~47인치 디스플레이도 일본 업계 관계자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3D 시장 확대를 위해 충족될 우선사항으로 카와이 교수는 “구매하고픈 콘텐츠, 부담 없는 가격 형성, 명확한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 인체 안전성, 등이 궤를 맞춰 운영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콘텐츠 수급 문제에서 한국시장의 해결 ‘키’는 교육”이라며 “TV시청자들로부터의 3D에 대한 이해와 동시에 창의적인 프로듀서의 양성 등이 지원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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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와세다대학교 카와이 교수는 입체영상과 가상화, 유비쿼터스 컴퓨팅 등 첨단 디지털미디어 기술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으며, 현재 세계적인 입체영상국제회의단체인 SD&A(Stereoscopic Displays and Applications)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편 디스플레이뱅크는 수량 기준으로 3D 디스플레이가 다가올 2015년 5.1%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관인 인사이트미디어는 세계 3D TV 시장 규모를 내년 680만대에서 2012년 3천120만대까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