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장비 시장, 주니퍼發 개방 열풍

일반입력 :2009/11/01 16:40    수정: 2009/11/02 10:44

황치규 기자

닫혀진 네트워크 장비 시장에 개방 열풍이 거세다. 스마트폰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애플 앱스토어 모델까지 파고들 전망이다.

포문은 주니퍼네트웍스가 열었다.

주니퍼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투자자 및 애널리스트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고 개방에 초점이 맞춰진 뉴네트워크 이니셔티브에 대한 청사진을 공개했다.

강익춘 한국주니퍼네트웍스 사장은 "뉴네트워크 전략의 핵심은 한마디로 업체별로 폐쇄적으로 운영되던 네트워크 운영체제(OS)를 범용화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강도높은 제휴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주니퍼는 뉴네트워크 전략 일환으로 자사 네트워크 OS 주노스를 오픈 플랫폼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고객이나 파트너는 물론 외부 개발자들도 주노스 커널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활용해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

강익춘 사장은 "주노스 개방은 주니퍼가 하드웨어에서 SW중심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앞으로 변화가 빠르게 펼쳐질 것임을 예고했다.

애플 앱스토어 모델과 네트워크 장비에 접목하는 시도도 주목된다. 강익춘 사장은 "네트워크 애플리케이션 경진 대회도 열고 한국 대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애플리케이션을 사고팔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니퍼는 2007년부터 외부업체들이 주노스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도록 SDK를 제공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이나 OEM 파트너, SI 및 NI 파트너들은 주노스 기반 네트워킹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개방의 폭과 범위가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개 표준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주니퍼는 개방적이고 확장 가능하며 단순한 네트워크 구현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차세대 프로세서 및 3D 스케일링 기능의 유니버셜 에지 라우터 MX3D도 발표했다.

신형 프로세서는 이전보다 성능이 두배 이상 강화됐다. 대용량의 장비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연동해 최근 비디오 서비스가 급성장하고 있는 것을 대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니퍼는 클라우드 서비스와 대형 데이터센터 보안 시장 공략을 위해 주노스 기반 솔루션도 새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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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업체들과의 전략도 제휴도 강조됐다. OEM 전략에 초점이 맞춰졌다. 주니퍼는 최근 IBM, 델과 네트워크 장비 공급 계약을 맺었다. IBM과 델은 주니퍼 네트워크 장비를 자사 브랜드로 판매하게 된다. 주니퍼는 IBM, 델과의 협력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및 대규모 데이터센터 시장 진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다른 대형 업체와의 협력도 임박했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주니퍼는 블레이드 네트워크처럼 주니퍼 SW를 사서 쓰는 파트너들도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강익춘 사장은 "서버, 스토리지, 라우터, 보안이 한장비에 들어간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앞으로 네트워크 OS는 자체 개발하지 않고 사다쓰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