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계열, 팬택-팬택앤큐리텔, 합병 추진

일반입력 :2009/10/15 15:55    수정: 2009/10/15 19:14

이설영 기자

팬택계열이 기업개선작업 개시 후 9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한 가운데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을 합병해 새롭게 거듭난다.

팬택계열(대표 박병엽)이 15일 서울 마포구 팬택계열 사옥에서 박병엽 부회장 등 주요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3분기 실적 설명회를 겸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양사의 연내 합병을 통한 '제2의 도약’을 선언했다.

팬택계열은 이날 금융감독원에 양사 합병을 위한 ‘합병신고서’를 제출했으며, 내달 27일 임시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12월30일 합병법인 ‘㈜팬택’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팬택계열은 지난 1991년 박병엽 부회장이 직원 6명과 함께 설립했다. 2001년에는 현대전자에서 분사한 현대큐리텔을 인수해 팬택앤큐리텔로 편입시켰다. 4년 뒤인 2005년에는 SK텔레콤의 휴대전화 단말기 자회사인 SK텔레텍을 인수, 팬택과 합병시킨 뒤 현재까지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의 양사 체제로 운영해 왔다.

이번 두 회사 합병은 팬택의 채무 2천여억원을 자본금으로 추가 출자전환시켰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기업개선중인 기업이 흑자 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채권단을 설득해 추가적인 출자 전환을 한 것은 한국기업사상 최초의 사례다.

특히 팬택계열 양사의 합병을 통해서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휴대전화 시장 경쟁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본격적으로 경쟁을 할 수 있는 내부 전열을 정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기업개선작업 이후 사업구조를 미국 일본 등 해외선진시장과 강력한 프리미엄 브랜드 'SKY'를 보유한 내수시장으로 양분한 팬택계열은 합병 이후 양사의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함으로써 향후 본격적인 성장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은 “안정화된 재무상태와 그 동안 글로벌 경쟁사들과 생존을 담보로 한 경쟁을 통해 획득한 마케팅 노하우, 최첨단 기술력 등을 바탕으로 2013년 2천500만대, 5조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팬택계열은 내부적으로 합병 이후 안정화된 재무상태를 바탕으로 양사의 자원과 기술을 효율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전 부문에 걸쳐 30% 이상의 효율성 향상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기업개선 중 '흑자유지·출자전환 성공'…국내기업 '최초'

그 동안 팬택계열은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본격적인 경쟁과 성장을 위해서 양사의 합병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1금융권을 비롯해 새마을금고, 신협 등 제2금융권에 추가 출자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집요하고 끈질기게 설득해왔다. 이에 따라 9월말부로 2천여억원에 이르는 채권을 자본금으로 전환시키는 추가 출자전환에 대한 채권자들의 동의를 마쳤다.

이에 앞서 팬택계열은 지난 8월 2년여간의 설득과 협상 끝에 휴대전화 핵심칩 개발 기업인 미국의 퀄컴사에 지급해야 할 로열티 7천600만달러를 자본금으로 전환시키기로 합의했다. 9월에는 미국 특허전문회사 인터디지털(IDC)에 지급해야할 로열티 378억원을 출자전환, 갚아야 할 부채를 자본화하는데 성공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제1금융권 중심의 채권은행협의회를 비롯, 제2금융권은 팬택계열의 기술적 우월성과 기업개선작업 이후 보여준 놀라운 회복 속도, 전 임직원의 하나된 회생 의지를 높게 평가해 기업개선작업 사상 유례가 없는 2차 출자전환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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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팬택계열은 이날 3분기 매출액 5천557억원에 영업이익 418억원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팬택계열은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2007년 3분기 이후 9분기 연속 영업 흑자를 이어가게 됐으며, 올해에만 누적 영업이익 1천308억원, 기업개선작업 이후 누적 영업이익 4천100억원을 달성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 부회장은 “팬택계열은 휴대폰시장이라는 치열한 격전지에서 지난 18년간 쌓아온 기술, 품질, 마케팅 역량을 바탕으로 세계적 거대 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해온 대표적인 기술중심의 제조기업이다”라며 “한번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선 만큼 흔들림 없이 전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