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합병카드' 무엇을 겨냥하나

일반입력 :2009/10/15 16:38    수정: 2009/10/15 16:41

이설영 기자

팬택계열이 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한 지 2년6개월만에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의 합병카드를 꺼내 들었다. 양사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팬택계열(대표 박병엽)은 15일 금융감독원에 팬택과 팬택앤큐리텔 합병을 위한 '합병신고서'를 제출, 합병 추진을 공식화했다.

이번 팬택계열의 합병은 팬택이 가지고 있던 채무 2천여억원을 자본금으로 추가 출자전환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기업개선 중인 기업이 흑자기조를 유지한 가운데 채권단을 설득해 출자 전환을 한 것은 한국기업사상 최초 사례이다.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은 "미국시장의 경우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이 엇비슷한 상품을 놓고 각개 전투를 펼쳐왔는데 통합적인 시장전략을 구사하는 데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서 "법적인 문제 때문에 두 회사 연구개발 노하우를 함부로 공유하지 못하는 등 합병이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팬택과 팬택앤큐리텔은 외형적으로 분리돼 있지만 사업 구조는 이미 한 회사로 운영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실질적인 합병을 통해 내수시장의 경우 '스카이(SKY)'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외형을 확대하고, 매출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신규 시장 확대나 고객 기반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경영 일원화를 통해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경영전략을 펼칠 수 있다. 두 회사의 연구개발 노하우를 공유해 시너지를 내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합병절차는 팬택이 팬택앤큐리텔을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두 회사 합병이 완료되면 합병 '팬택'의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이 된다. 합병승인을 위한 두 회사의 주주총회는 오는 11월27일로 예정돼 있으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12월30일에 최종 합병이 완료된다.

단, 두 회사의 합병에 반대하는 주주들에게 매수대가로 지급해야 할 금액이 10억원을 초과할 경우 합병이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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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계열은 합병 이후 묶여 있던 투자금을 집행, 시장점유율 회복에 나설 전망이다. 기업개선작업이 종료된 후에는 재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박병엽 부회장은 "기업개선작업 졸업시기는 2011년으로 돼 있다"며 "이에 따라 2011년 말이나 2012년 초에는 재상장 준비가 끝날 듯하고, 이후 시황이나 이해 관계자 조정 등을 고려해 2012년 중반 정도면 마무리 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