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IT인프라 대비 원격근무 '저조'

일반입력 :2009/09/29 14:05    수정: 2009/09/30 14:35

송주영 기자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IT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원격근무 도입 비율(전체 0.7%, 공공부문 2.4%)은 매우 낮은 수준으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주최하고 녹색성장위원회, 행정안전부, 시스코가 후원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시대 스마트워크 국제 심포지엄’이 29일 서울 포스트타워(서울중앙우체국) 10층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 행사에서는 과거 정부정책에 의해 인터넷이 급성장한 것처럼 범정부 차원의 '스마트워크 2020 국가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네덜란드 사업체 49% 원격근무 도입

김성태 한국정보화진흥원 원장은 올해가 스마트워크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며 스마트워크는 단순히 원격근무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선진화된 업무형태와 일하는 방식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김 원장은 한국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인프라를 활용, 언제 어디서나 접속과 협업이 가능한 스마트 워크를 생활화하여 더 나은 업무 방식, 너 나은 삶을 선도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국내의 원격근무 비중은 낮은 편이다. 네덜란드는 사업체의 49%가 원격근무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의 지난해 재택근무자수는 3천400만명(직장인의 23%)에 달했으며 공공분야 직원의 30% 이상이 원격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공공분야 원격근무를 내년까지 절반 비중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지난해 원격근무자 비율도 15.2%로 2005년 대비 5%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사회문화적으로 개인생활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당면과제로 부각된 데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유연한 근무방식에 대한 논의가 화두가 되고 있다.

포스코 등 대기업 스마트워크 논의 진행

여기에 기업들도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대한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스마트워크에 대한 관심이 높다. 최근 포스코 등에서도 스마트워크에 대한 논의가 진행중이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재택근무 도입으로 사무실 공간비용 3억8천700만 달러를 절감했다. BT(브리티시텔레콤)는 스마트워크 근무자가 사무실 근무 직원에 비해 생산성 20~60% 증가했다. BT직원의 87%는 재택근무에 참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매년 이산화탄소 92만여톤이 감축됐다.

NEC 전 직원의 90%(약 2만명)를 대상으로 주1회 재택근무를 실시한 결과 참가자의 74%가 업무 생산성 향성, 70%가 통근 스트레스 감소, 43%가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늘었다고 답했다.

스마트워크는 원격근무, 재택근무를 비롯해 모바일 오피스를 포함하는 것으로 이동을 대체하거나 최소화해 비용절감을 할 수 있다. 탄소 배출량도 줄일 수 있어 저탄소 녹색성장 시대의 새로운 해답으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IT를 통한 이산화탄소 감축효과는 2020년까지 78억 톤. 이중 원격근무와 화상회의를 통해 3억6천만톤 감축될 것이란 조사보고서도 나왔다.

■시스코 2013년까지 국내 500개 센터 설립 목표

이번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저탄소 업무환경 전환을 위한 스마트워크 활성화를 위해 국내외 선진사례가 공유됐으며 다양한 계획도 발표됐다.

바스 보어스마 시스코 CUD워크센터장은 ‘미래형 그린오피스, 스마트워크 센터’란 주제로 발표하면서 내년까지 한국에 19개 스마트워크 센터 테스트베드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전국적으로 500개의 센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미국의 사례도 소개됐다. 샌프란시스코 CIO 크리스 빈(Chris Vein)은 ‘스마트 워크 센터를 활용한 미래형 시민센터’ 사례 발표를 통해 현재 스마트워크센터에서는 단순 원격근무와 직원교육의 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지역주민들에게 개방해, 그 활용폭을 넓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사례로는 지자체 최초로 재택근무 제도를 시행해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동대문구청의 사례가 소개됐다.

방태원 서울시 동대문구청장은 “여성 공무원의 육아휴직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 해소와 가족 만족도 상승, 사회적 경력 지속과 소외감 극복 등이 가장 큰 성과”라고 말했다. 아울러 확산을 위한 선결과제로 중앙부처의 협조 부족,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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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어 “다자녀 공무원 우대와 같은 제도적 지원 확대, 임산부, 육아를 위한 지원책 보강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스마트워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자리에서는 그린IT 국가전략, 녹색성장위원회의 스마트 그린 워크 추진계획, 행정안전부의 공공부문 스마트 오피스 구축계획, 한국정보화진흥원의 각종 기초연구와 실증분석 등 스마트워크 확산을 위한 정부의 다양한 노력들이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