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or 구글, 누가 거짓말을 했을까?

구글보이스 앱스토어 입성놓고 공방전 점입가경

일반입력 :2009/09/20 16:57    수정: 2009/09/20 17:03

황치규 기자

"애플이 구글보이스 애플리케이션의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했다." "구글보이스를 거부하지 않았다. 계속 검토중이다."

구글판 인터넷 전화 서비스 '구글보이스'의 애플 앱스토어 입성이 안되는 것과 관련해 이해 당사자들간 말이 엇갈리고 있다.

구글은 애플이 구글보이스를 거부했다는 입장이고 애플은 "그런적 없다"고 받아치는 양상이다. 같은 사안을 놓고 두 회사가 다른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외신들이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한때 '절친 사이'였던 두 회사간 대립각은 더욱 날카로워지는 모양새다.

공방은 구글의 폭로로 시작됐다.

구글은 18일(현지시간) 애플이 자사 구글보이스 애플리케이션의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받았던 서한에 답했던 내용을 공개하는 형식이었다.

FCC는 7월 31일 애플이 구글 보이스 인터넷 전화 서비스에 대해 앱스토어 등록을 거부한 것에 대해 애플과 구글은 물론 아이폰을 미국에 독점공급하는 AT&T에게도 이와 관련한 서한을 보냈다.

애플은 FCC의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PC와 마찬가지로 아이폰에서도 사용자들이 구글보이스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지금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글의 주장은 애플과는 엇갈린다.

구글에 따르면 지난 7월7일 애플은 구글보이스의 앱스토어 등록을 허가할수 없음을 구글에 통보했다. 구글 보이스가 아이폰의 핵심 다이얼 기능을 복제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사용자들이 구글보이스를 쓰게 되면 아이폰의 고유한 사용자 경험이 바뀔 수 있다는 얘기였다. 애플의 필 쉴러 마케팅 담당 임원은 구글 관계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구글보이스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구글 보이스는 구글이 2007년에 인수한 그랜드센트럴 가상번호 기반 음성통화 서비스에 기반한다. 구글 보이스 번호를 등록하면 무료 또는 저렴한 비용으로 음성통화, 음성메일, 문자전송 등을 할 수 있다.

사용자가 이동통신업체를 바꾸더라도 동일한 구글 전화번호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스마트폰사용자의 경우 구글 보이스를 통해 음성통화도 할 수 있어 기존 음성 통화료를 절약할 수 있다. 스마트폰과 구글보이스의 결합이 주목을 끌었던 이유다.

구글측 주장에 대해 애플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맞섰다. 구글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애플 대변인은 더 이상의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구글보이스를 둘러싼 애플과 구글간 공방은 점점 복잡해지는 미국 통신 산업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고 있다. 통신과 인터넷간 컨버전스(융합)이 급물살을 타면서 두 진영간 이해관계는 점점 충돌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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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업체들은 PC뿐 아니라 휴대폰 시장에서도 사용자들이 SW와 서비스에 제약없이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 반면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들은 일부 애플리케이션의 경우 네트워크 안정성을 침해할 뿐더러 자사 매출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로 진입 장벽을 세워놨다.

구글보이스 이슈도 마찬가지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이 구글보이스의 앱스토어 입성을 거부한 것에 대해 AT&T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글보이스가 AT&T 매출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