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발사에서 궤도안착까지

26일 새벽 6시께 교신으로 최종 성공 확인

일반입력 :2009/08/25 17:48    수정: 2009/08/25 18:09

이재구 기자

8단계에 걸친 로켓 분리를 거쳐 한국최초의 우주로켓 궤도진입까지 걸리는 시간은 정확히 540초였다.

우리기술로, 우리땅에서 쏘아올리는 우리의 첫 우주로켓이라는 흥분된 경험의 순간이 함성과 함께 이어졌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육안으로 볼 수 있는 황홀한 지상최대의 쇼가 벌어지는 시간은 그 중에서도 고작 1분여에 불과했다.

8월 25일 오후 5시에 발사돼 우리나라를 스페이스클럽에 가입시킨 나로호 로켓의 역사적 발사과정을 단계별로 추적해 봤다.

◇연료주입= 발사 2시간 전

나로호 로켓은 이 날 구름이 오락가락 하는 가운데 발사 약 2시간 전인 오후 3시에 1단로켓 액체연료와 산화제 주입까지 모두 마쳤다. 

연료주입을 최종 시점까지 미루어 두는 것은 액체이니 만큼 고체와 달리 금속과 직접 반응해 연료탱크를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운트다운= 발사 15분 전

7번이나 발사에 실패했던 만큼 이날 카운트 다운에는 전국민이 숨죽인 채 긴장된 모습으로 숨죽이면서 함께 했다.

자동 카운트다운이 시작되면서 발사대에서 대기 중이던 나로호는 엔진에 시동이 켜졌다.

◇1단계= 10초 간 진로를 동북쪽으로.

적도에서의 자전속도는 가장 큰 시속 1609km. 로켓발사대는 대부분 이같은 물리적 현상의 도움을 받기 위해 적도근처에 세워져 있다.

나로호도 이같은 힘을 이용하기 위해 정밀한 계산에 따라 동북쪽으로 발사시켜 지구 자전의 힘을 얻는 과정을 거쳤다.

이륙 순간 나로호는 지구 중력의 0.3배(0.3G)의 가속도로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 하늘을 향해 솟구쳤다.

나로호는 1단 액체로켓에서 분출되는 고온, 고압의 화염으로 인한 발사대 손상을 막기 위해 처음 10초 동안은 거의 육안으로 못느낄 만큼 비스듬히 기울여져 발사대 바깥 동북쪽으로 향했다.

궤도에 진입하기 직전 나로호는 최대 6G까지 가속됐고 방향도 동남쪽으로 급선회했다.

이미 육안에서 사라진 상황이었다.

◇2단계= 20초 동안 900미터 수직 상승

이륙 직후 나로호는 비교적 천천히 움직여서 20여 초 동안 수직으로 900m 정도 올라갔고 이후 급가속, 이륙 55초 만에 고도 7.4km 지점에서 마하 1(시속 약 1200km)의 속도로 음속을 돌파했다.

이때까지 나로호 1단 액체로켓의 점화 불꽃이 TV화면으로 육안상으로도 선명히 보였다.

나로호가 넘어야 할 첫 고비는 바로 이 과정이었다. 나로호는 로켓이 음속을 돌파할 때 가장 큰 압력을 받는 이고비도 무사히 넘겼다.

구조적인 결함이 있을 경우 폭발 위험성이 높은 시점이었지만 무사히 고비를 넘기면서 로켓 발사의 성공에 안착했다.

나로호는 수직 발사 뒤 목표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남쪽 방향으로 동체를 기울이는 킥턴(kick-turn)을 하면서 발사체 방향을 바꾸었고 정남향에서 10도 가량 동쪽으로 기울어져 일본 규슈 남부의 섬 상공으로 방향을 틀었다.

◇3~5단계= 232초 만에 1단계 액체로켓 분리

이륙 후 215초 만에 나로호 2단 고체로켓에 실린 과학기술위성 2호를 덮고 있던 페어링(보호덮개)이 두 개로 쪼개지면서 필리핀 동남쪽 공해상에 떨어졌다.

이 과정은 안타깝게도 육안이나 TV화면으로 전혀 확인할 수 없는 부분.

이후 프로그램에 따른 1단 엔진 정지 명령에 이어졌고 1단로켓이 성공적으로 분리됐다. 페어링과 1단을 분리시킬 때 폭발물이 들어 있는 특수 볼트가 터졌고 용수철이 떼어졌다.

◇6단계= 2단계 고체연료 로켓 점화로 사실상 성공 확인

1단로켓이 분리된 후 63초 후 2단 킥모터 엔진(고체연료 엔진)이 점화돼 정상적인 추력을 얻으면서 나로호 로켓 발사는 일단 로켓발사에서는 성공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7, 8단계=지상 306㎞ 궤도 진입후 2단로켓 분리.

마지막 단계는 과학기술위성 2호의 안착이었다. 2단로켓에서 과학기술위성이 필리핀 상공에서 제대로 분리되어 성공적으로 궤도에 진입했음이 확인됐다.

발사 453초 뒤 킥모터가 1단 로켓 액체연료를 다 태운 후 2단 고체연료로켓과 연결된 탑재체(우리기술위성 2호)는 지상 306km의 목표궤도에 진입했고 47초 뒤 탑재체인 과학기술위성 2호가 2단 고체로켓에서 분리된다. 이 과정은 즉시 확인할 수 없는 부분.

26일 새벽 6시께 KAIST에 있는 지상국과의 성공적인 교신만을 남겨놓고 있다. 이를 통해 과학기술위성 2호의 첫 임무인 위성의 생존을 지상에 알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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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이 궤도비행을 하기 시작하는 이 시점은 나로호 로켓발사에 이은 인공위성의 궤도안착을 확인시켜 주는 시점으로서 나로호 발사의 최종 성공을 확인시켜 주게 된다.

과학기술위성 2호는 약 2년 정도의 수명을 갖고 있으며 과학실험 및 천체관측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자체 로켓을 이용해 자세를 제어하는 위성이 아닌 만큼 궤도 진입 시 속도, 위치, 각도에 따라 궤도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