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오너들이 겨울철 실외 충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실외에 있는 급속 충전소 주변에 쌓인 눈, 얼음, 주차장 도면 재질 때문에 충전 도중 미끄러지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전기차 오너 C씨는 최근 강원도 평창휴게소 인천방향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다 부상을 당할 뻔했다. 평창 지역에 내린 눈이 휴게소 모든 시설에 쌓였고, 이 눈이 충전소 주변에 얼음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C씨는 “차에서 내려 급속충전기 사용을 위해 충전기에 접근하다가 살짝 미끄러진 적이 있었다”며 “직접 운전하는 차량이 지지대 역할을 해줘 큰 부상을 면했지만, 다른 사람들이 크게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지디넷코리아도 최근 이 휴게소에 위치한 전기차 충전기를 이용해봤다. 전기차 충전소를 뜻하는 초록색 주차면은 이른바 ‘블랙 아이스’로 변했고 충전소 이용객들을 위한 주의사항이나 안내문 등이 마련되지 않았다. 미끄러짐 방지를 위한 염화칼슘도 뿌려지지 않았다.
이처럼 대다수 실외 전기차 충전기들이 폭설이나 폭우 등에 대비한 안전 시설물이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평창휴게소 등 고속도로 휴게소 내 충전기가 안전 시설을 갖추는데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문제는 전기차 공공 급속충전기 운영을 총괄하는 한국자동차환경협회, 한국전력, 포스코 차지비 등이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기차 오너들은 제주도 성산표구 표선 해수욕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소가 눈과 비 등을 피할 수 있는 좋은 충전소로 꼽고 있다. 이 곳은 총 5기의 급속충전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충전을 위한 주차 공간이 넓다. 충전기 상단에는 캐노피가 설치돼 전기차 운전자들이 눈과 비가 올 때 굳이 우산을 들지 않고 충전을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충전소가 전국적으로 확대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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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자동차환경협회 관계자는 “5기 이상의 충전소에는 표선 해수욕장과 같은 캐노피를 설치할 수 있다”며 “하지만 2기 이하의 충전기가 설치된 충전소의 경우, 주차면의 절반 이상을 캐노피로 채우면 안되는 실외 충전기 설치 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눈과 비로 인해 전기차 충전이 제한되지 않도록 협회 차원의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부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충전기 확대도 중요하지만, 계절이나 날씨에 상관없이 안전하게 충전할 수 있는 환경 여건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