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캐피탈(VC) 환경이 투자자를 제약하는 정책과 미비한 제도로 인해 여전히 열악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어 투자자와 창업자가 책임과 권한을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고, ‘제3의 자본’을 질적 자본으로 전환하는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과 한국경제학회는 27일 서울 마포구 프론트원에서 ‘글로벌 경제 3강 도약을 위한 혁신자본 대전환’을 주제로 ‘기술사업회 폴리시 코-랩’을 열고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박희덕 트랜스링크 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모험자본’을, 김홍일 케이유니콘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제3의 자본’을,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가 ‘규제’를 핵심 키워드로 발표를 진행했다.
연대 보증→거버넌스 책임 전환 촉구…‘제3의 자본’ 활용도 강조
박 대표는 한국 VC 생태계가 아직 ‘자갈밭’이라며 제도가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질적 변화 없이 양적 팽창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내 VC가 은행(뱅킹)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인베스트먼트)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과거 회수 가능성에서 미래 가치 창출 가능성으로 현재 기술 금융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기에 발맞춰 나가려면 투자자와 창업자가 서로 책임과 권한을 가질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기업과 자본의 시간이 서로 불일치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며 이 불일치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일치의 주된 이유로 ‘하고 싶은 것과, 할 수 있는 것의 차이’를 꼽았다.
이를 위해 원천 자원에서 안 돌려줘도 되는 돈, 소위 눈먼 돈으로 불리는 ‘제3의 자본’을 질적 자원으로 전환하자는 해결책을 내놨다. 김 대표는 기업의 시간에 스타트업이 맞출 수 있도록 돕는 ‘제3의 자본’을 찾는 것은 시장 설계의 문제라며, 이를 경제학회가 모색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투자 섹터의 추가 출자 불가능, 투자 의무 비율의 제약 등이 투자자의 손발을 묶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정책 구조가 비효율적이라고 말하며 투자 기관의 비효율을 개선한 대표 사례로 이재웅 쏘카 창업자가 이끄는 지구홀딩스를 예시로 들었다.
이 대표는 규제나 입법, 시행령을 아무리 개선해도 완벽하게 가동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하며 분야별 기관을 통해 연방 예산을 투여하는 미국 정부의 국책사업인 SBIR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핀셋 규제보다는 전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일부 유연성을 인정하는 것이 똑똑하다”고 평가했다.
혁신자본 전환 중심에 이사회 자리해야…펀드 투자 기간 유연화도 필요
최철 한국외국어대 교수와 구중회 LB인베스트먼트 전무, 성효용 성신여대 교수가 참여한 지정토론도 이어졌다. 최 교수는 박 대표 의견에 공감을 표하며 연대 보증에서 거버넌스 책임으로 전환하는 핵심 역할을 이사회가 수행해야 한다고 봤다.
이와 함께 비상장 혁신 기업이 선택해 활용할 수 있는 표준 이사회 운영 지침을 마련하고, 성장에 따라 이사회 구성·정보 제공 등을 선택하고 보완할 수 있도록 이사회를 설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같은 지침을 투자 계약과 연결하고 LP와 GP의 평가 체계가 이러한 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 전무는 VC의 펀드 투자 기간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 전무는 “펀드의 기반적인 성격 출발부터 성공의 시점을 한 사이클로 보고 각각의 역할을 나눠야 한다”면서 “회사가 기술 사업화되는 결과물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이를 나눌 수 있는 시스템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딥테크가 발전해야 혁신 자본들이 성장한다고 본다”며 “성장 펀드는 대규모 스케일업 투자와 인프라 투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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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는 이 대표의 발표 내용을 언급하며 모험 자본의 경제적 특성과 규제 체제의 불일치를 해소하고, 혁신 금융 시장으로 전환하려면 금융·상품·구조가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혁신 금융 관련 사항은 전 세계가 경쟁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기술 혁신 기반과 금융이 결합된다면 의미 있는 지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