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인공지능(AI)을 도입했더니 88%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리포트를 많이 봅니다. 이를 실패했다고 보면 안 되고, 아직 데이터 정리가 덜 돼 조금 더 기다려야 하는 상태로 읽는 것이 맞습니다."
지용구 더존비즈온 대표이사 사장은 7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AI페스타26' 부대행사 AIR 쇼케이스에서 기업의 AI 전환(AX) 성과 부진을 실패로 단정하기보다 디지털 전환(DX)과 데이터 정비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결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 사장은 AI 도입을 둘러싼 비관론부터 짚었다. 지난해에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보고서를 인용한 'AI 도입 95% 실패'가, 올해는 '88%가 성공하지 못했다'는 수치가 회자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리포트를 보면 '12%는 어떻게 AI로 성공했을까'에 주목하게 된다"며 고객사 중 AI로 성과를 내는 기업의 공통점을 조사한 결과 디지털전환(DX) 완성을 핵심요소로 지먹했다. DX를 통해 데이터를 정리하고 리더십과 거버넌스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더존비즈온은 전사적자원관리(ERP)에 AI를 내재화한 제품을 2년간 누적 1만 4027개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가운데 실제로 쓰고 있는 기업은 약 8천 곳이고, AI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 곳은 그중 6~8%다.
지 사장은 "그 6~8%는 디지털 전환이 완성된 조직"이라며 "가서 보면 데이터 거버넌스와 AI 거버넌스가 잘 정립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은 기술 영역이 아니라 리더십 영역이고 거버넌스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성과가 나지 않는 이유로는 데이터를 꼽았다. DX는 흩어진 업무 데이터를 표준화해 쌓는 과정인데, 이를 끝내지 못한 채 AI부터 도입하는 기업이 많다는 진단이다.
지 사장은 "AI에는 두 가지 원료를 공급해야 하는데 하나는 전기, 하나는 데이터"라며 "DX가 완성돼 있지 않다면 AI에 좋은 원료를 주지 못한다는 뜻이어서 생산성이나 업무 효율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리더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문도 내놨다. 정해진 규칙대로 반복 업무를 처리하는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를 AI 에이전트로 바꾸자고 하면 "우리 RPA가 고장 났나요"라고 되묻는 경영자가 있다는 것이다. 지 사장은 "고장 나지 않더라도 성과를 더 낼 수 있다면 바꿔야 한다는 것이 AX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 담당자가 최고경영자(CEO)와 손잡고 오면 우리 제품을 할인해 드리라고 할 만큼 리더십이 중요하다는 것을 현장에서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더존비즈온은 매주 CEO와 관리자를 대상으로 AI 교육을 열고 있다.
지 사장은 AX 과정에서 리더십이 특히 중요한 이유로 조직의 특성을 들었다. 개인은 AI를 자유롭게 쓰고 안 되면 다시 하면 되지만, 조직에서는 절차와 규칙, 보안, 권한, 책임을 지켜야 한다. 그는 이를 100m 달리기와 열 명이 발을 묶고 뛰는 단체 달리기에 비유했다. 누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하고 결과에 누가 책임질지 관리하는 주체가 없으면, 작은 실수 하나가 AI 기피로 번진다는 것이다.
그는 "10개의 결과 중 1번의 실수가 문제가 되면 '우리 모두 쓰지 말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관련기사
- 헥토이노베이션 "스테이블코인 활용 외국인 의료비 수납 연계 수요 재확인"2026.10.08
- AI로 개인맞춤 건강관리 강화…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모아’2026.10.08
- 한국기술교육대, 자동흉부압박로봇 등 7개 기술로 관람객 눈길 끌어2026.10.08
- "자료 사이 관계까지 찾아 답한다"…데이터사이언스랩, 기업 AI 정확도 높인다2026.10.08
반대로 경영진이 원칙을 세우고 신뢰를 쌓으면 AI 활용 수준도 올라간다는 것이 지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기업의 AI 활용을 자율주행 단계에 빗대 "3.5레벨, 4레벨로 쓰는 사람들은 경험한 사람들이고 신뢰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AI의 편리함을 먼저 경험한 직원이 있어도 조직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면 내부 저항에 부딪혀 확산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경영진이 직접 원칙을 세우고 AI 활용을 이끌어야 내부 사용률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지용구 사장은 "AI가 얼마나 더 똑똑한지, 성능 점수가 얼마인지 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AI를 기술로만 보지 말고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거버넌스와 리더십이 무엇인지 봐야 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