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교체없이 마라톤 완주 '라이온2', 네이처 실려

KAIST 창업 라이온로보틱스 "국내 최초 성과…내년 시리즈 진입·300대 양산"

과학입력 :2026/09/24 00:00

2년 전 배터리 재충전이나 교체없이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해 화제가 됐던 KAIST 국산 로봇개(4족보행 로봇)이 국내 로봇 연구로는 처음으로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실린 내용은 KAIST 교원창업기업 라이온로보틱스(대표 황보제민, KAIST 교수)가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2(RAIBO2)’의 장거리 주행 기술과 풀코스 마라톤 완주 결과에 대한 분석이다.

황보제민 교수는 "같은 용량의 배터리로 미국·중국 대표적인 로봇개들의 3배 넘는 거리를 이동하는 성능을 나타냈다. 로봇으로서 700만 년 진화의 결과물인 인류의 보행 에너지 효율을 처음으로 뛰어 넘은 결과"라며 "자체 피지컬 AI와 기계·전기 시스템을 통합한 결과"라고 말했다.

라이온로보틱스 사족보행 로봇 '라이보' (사진=지디넷코리아)

라이보2는 지난 2024년 11월 경북 ‘상주 곶감 마라톤 대회’에서 배터리 재충전 또는 교체 없이 마라톤 풀코스 42.195km를 4시간 19분 52초 만에 완주했다. 보행 로봇으로 실제 마라톤 대회 풀코스를 완주한 세계 최초 기록이었고, 현재까지도 보행 로봇이 배터리 교체 없이 정규 마라톤 풀코스를 완주한 기록으로 유일하다.

당시 사용한 에너지는 약 1,280Wh로, 최대 65km 주행이 가능했다는 것이 라이온 측 분석이다.

당시 사용한 배터리는 삼성SDI 제품이다.  로봇 하드웨어도 이들이 직접 설계하고, 제작했다.

황보제민 교수는 "짧은 배터리 운용 시간은 현재 로봇들의 실전 투입에 큰 장애물로 꼽힌다"며 "라이보2는 한정된 배터리 에너지로 이동할 수 있는 기존 사족보행 로봇의 거리 한계를 넘어섰다"고덧붙였다.

라이보2는 같은 용량의 배터리를 사용했을 때 미국 고스트로보틱스의 비전60(Vision60), 중국 유니트리의 B2·딥로보틱스 등 최대 20km 정도를 이동하는 글로벌 경쟁 사족보행 로봇보다 3배 이상 멀리 이동할 수 있는 성능을 나타냈다.

미국 대통령의 경호에도 투입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간판 4족보행 로봇 스팟(Spot)도 직접 공개한 공식 사양 기준 최고 속도 시속 5.7km에 평균 배터리 운용 시간이 90분에 불과하다.

라이보2의 배터리 무교체 완주 비결은 ‘에너지 효율’이다. 사족보행 로봇은 다리를 앞뒤로 움직일 때 관절과 감속기에서 마찰이 발생하고, 발이 땅에 닿을 때마다 충격과 미끄러짐으로 에너지를 잃는다. 모터와 전기회로에서도 열이 발생한다. 어느 한 부품의 효율만 높인다고 장거리 주행이 가능해지지 않는 이유다.

라이보2 연구진들이 라이보 마라톤 풀코스 완주후 기념 촬영했다. (사진=KAIST)
'라이보2'가 해남 달마산을 등반하는 모습. (사진=라이온로보틱스)

그러나 라이보2는 기계 구조와 전기회로, 모터 구동장치, 인공지능(AI) 보행제어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설계하고, 고속·고정밀 로봇 물리 시뮬레이션 플랫폼 ‘RAISIM’을 통해 라이보를 작동하는 AI를 학습시켰다.

연구팀은 몸무게가 서로 다른 사람과 동물, 로봇의 이동 효율을 ‘총수송비용(TCOT)으로 비교한 결과 인간 대비 이동할 때의 에너지 사용량이 32% 낮았다. 몸무게 대비 이동 에너지 효율에서 인간의 기준을 넘어선 4족보행 로봇은 라이보2가 처음이다.

라이보2는 황보제민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하고, 황보 교수가 2023년 창업한 라이온로보틱스가 제조와 제품화를 맡은 연구용 로봇이다.

라이온로보틱스는 기계 구조와 전장, 모터 드라이버,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을 아우르는 자체 설계 역량을 기반으로 라이보2의 장거리 주행 기술을 산업용 사족보행 로봇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산악·재난 지역의 수색과 정찰, 대규모 산업시설의 순찰과 점검, 국방 임무처럼 충전 장소를 확보하기 어렵고 장시간 이동이 필요한 현장에 우선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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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온로보틱스 측은 내년 투자 유치와 함께 대전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양산 목표는 4족 보행로봇 300대다.

황보제민 교수는 "배터리를 추가하면 저장할 수 있는 에너지는 늘어나지만 동시에 로봇의 무게도 증가한다. 배터리를 두 배로 늘린다고 주행거리가 두 배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양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전자파 간섭이나 방수·방진, 열관리, EMI/EMC, 부품 편차와 조립 공차, 내구성과 신뢰성까지 고려해야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