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돌려받는 식품기업들…농심은 미환급금 회수 소송

수입 시점·관세 정산 상태 따라 환급 절차 달라…현지 생산 비중도 영향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1/05 10:08    수정: 2026/11/05 10:37

미국 정부의 '트럼프 관세' 환급 절차가 진행되면서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이 납부한 관세를 잇달아 돌려받고 있다. 대상과 풀무원, 오뚜기 등이 환급을 마친 가운데 농심은 대부분의 관세를 돌려받았지만 일부 미환급액을 회수하기 위해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수입 물량의 관세 최종 정산 여부가 환급 절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미국 연방대법원이 지난 2월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관세 부과를 위법하다고 판단한 이후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관세 환급 절차를 진행해 왔다. 일부 기업은 이미 환급을 마쳤으며, 최종 정산이 완료된 수입 건에 미환급액이 남은 경우 별도 법적 절차를 밟기도 한다.

미국 정부가 운영하는 환급 시스템은 수입 물량의 관세 정산 상태에 따라 적용 범위가 달라진다. 이에 따라 같은 관세를 납부했더라도 수입 신고 시점과 정산 완료 여부에 따라 환급 절차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완제품 수출 중심 기업보다 관세 영향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해외 한 마트에 진열되어 있는 한국 라면 (사진=지디넷코리아)

美 대법원 위법 판결에 관세 환급…최종 정산 여부가 변수

미국 연방대법원은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IEEPA를 근거로 부과한 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해당 법률이 대통령에게 독자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지 부여하지는 않는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관련 관세 징수를 중단하고 이미 납부한 관세를 돌려주는 절차를 마련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집무실)에서 한국의 대미투자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 4월 20일부터 관세 환급을 위한 전자 시스템인 CAPE(Consolidated Administration and Processing of Entries)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초기 환급 대상에는 관세액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수입 건과 정산 후 일정 기간이 지나지 않은 수입 건 등이 포함됐다.

다만 이미 통관을 마치고 관세액이 최종 확정된 일부 수입 물량은 일반 환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미국 관세당국은 수입 물품에 부과된 관세를 최종 확정하는 '리퀴데이션(Liquidation)' 절차를 운영하고 있다. 이 절차가 종료된 일부 물량은 행정적으로 환급받는 데 제약이 있어 별도 소송을 통해 환급 권리를 인정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가 최종 정산분에 대한 일괄 환급 명령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환급 범위를 둘러싼 법적 다툼도 이어졌다. CBP는 지난달부터 법원의 재정산 명령을 받은 일부 수입업체 등을 대상으로 최종 정산된 수입 건에 대한 환급 처리도 시작했다.

이 같은 절차에 따라 기업별 환급 상황도 달라질 수 있다. 수입 신고 시점과 관세액 확정 여부, 미환급 금액의 존재 여부 등이 실제 환급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또 미국 현지 생산 비중에 따라 기업들이 부담한 관세 규모에도 차이가 나타났다. 한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완제품에 대한 관세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반면 현지 공장에서 생산하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구조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현지 생산 비중이 높은 기업은 수출 중심 기업에 비해 관세 영향을 제한적으로 받았지만 관세 부담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대상·풀무원 등 환급 마무리…농심은 남은 7만 달러 회수 추진

국내 주요 식품기업들은 관세 환급 절차를 통해 납부한 관세를 돌려받고 있다. 대상과 풀무원, 오뚜기 등은 별도 소송 없이 환급을 마쳤으며 LG생활건강도 기납부 관세를 환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풀무원 관계자는 "관세는 이미 환급받았다"며 "추가로 소송을 진행하거나 별도 절차를 밟는 방안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환급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농심 역시 납부한 관세 대부분을 돌려받았다. 다만 일부 수입 물량의 관세 정산이 최종 확정되면서 남은 미환급액을 회수하기 위해 소송에 나섰다.

농심 미국법인은 지난달 28일 미국 국제무역법원(CIT)에 미국 정부와 CBP 등을 상대로 관세 환급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미국법인으로 보낸 물량에 부과된 관세 약 40억원 가운데 대부분을 환급받았지만, 최종 정산된 일부 수입 건에 해당하는 약 7만 달러(약 9371만원)는 돌려받지 못한 상태다.

농심 관계자는 "관세는 거의 다 돌려받았지만 일부 받지 못한 금액에 대한 기한이 끝난 상황"이라며 "남은 7만 달러를 돌려받기 위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농심의 이번 소송은 일반적인 행정 환급 절차로 회수하지 못한 금액을 돌려받기 위한 조치다. 미국 정부 측은 오는 12월 28일까지 해당 소송에 대한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CJ제일제당 미국 캘리포니아주 보먼트공장에서 만들어진 만두가 트레이에 담겨 레일 위로 움직이고 있다. (사진=CJ)

CJ제일제당은 미국 현지 생산 중심의 사업 구조로 인해 관세에 따른 영향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라면 업체들은 수출 의존도가 높지만 당사는 미국 현지 생산이 사업의 중심"이라며 "내부적으로 확인했을 당시에도 관세 관련 영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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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관세 환급을 위해 소송을 검토하는 등의 움직임도 없었다"며 "다양한 외부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전략을 추진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삼양식품은 관세 환급과 관련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구체적인 환급 규모와 진행 상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