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비싼 것 같아요."
전기자전거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고객의 말에 인공지능(AI) 상담원이 곧바로 답했다.
"하루로 치면 2900원 정도거든요. 버스나 지하철 왕복만 해도 하루 3000원이 넘잖아요."
AI 상담원은 다른 회사 제품도 알아보겠다는 말에 경쟁사 배터리 용량과 가격을 비교했고, 할인 혜택을 묻자 월 납부액을 2만원 낮출 수 있는 프로모션까지 제안했다.
3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위버스브레인 '2027 테크데이' 기자간담회에서 펼쳐진 AI 세일즈 에이전트 시연 장면이다. 위버스브레인 AI랩의 김민삼 최고인공지능책임자(CAIO)가 고객 역할을 맡아 전기자전거 구매를 망설이자 AI 상담원이 다양한 방식으로 설득을 이어갔다. 가족과 상의해야 한다는 말에는 우선 신청하고 출고 전에 취소할 수 있다는 대안까지 제시했다.
영어교육 기업 위버스브레인은 이처럼 고객의 망설임을 파악하고 실제 구매 결정까지 유도하는 AI 에이전트를 선보였다. 질문에 답하는 챗봇을 넘어 고객에게 먼저 말을 걸고 상황에 맞는 설득을 통해 행동을 이끌어내는 기술이다.
위버스브레인은 이날 행동 중심 AI 에이전트 플랫폼 '에이전트맥스(AgentMAX)'를 공개하고, 기존 어학 서비스 중심 사업에서 AI 에이전트 솔루션 공급 기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조세원 위버스브레인 대표는 "기존 AI 에이전트는 사람의 일을 대신 처리하지만 공부나 운동, 구매 결정처럼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일이 있다"며 "사람이 망설이거나 미루는 순간 다시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가 정의하는 AI 에이전트"라고 설명했다.
고객 망설임에 할인까지 제안…10년간 쌓은 데이터로 설득
이날 시연에 등장한 '맥스세일즈'는 고객의 질문에 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매 과정 전반에 개입했다. 고객이 출퇴근용 전기자전거를 찾는다고 하자 적합한 제품을 추천하고 배터리 용량과 주행 성능을 설명했다. 비 오는 날에도 탈 수 있느냐는 즉석 질문에는 생활 방수 기능과 폭우 시 주의사항을 안내했다.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반응에는 하루 교통비와 비교해 경제성을 강조했다. 경쟁사 제품을 살펴보겠다는 말에는 배터리 용량과 사후서비스(AS) 등을 비교했고, 고객이 거듭 망설이자 할인 조건을 제시했다. 이후 이름과 연락처를 확인하고 결제 링크를 안내하는 단계까지 진행했다.
김 CAIO는 "AI는 제품 분석과 경쟁사 비교 등을 수행하고 수많은 대화 경로 가운데 설득력이 높은 방식을 찾아낸다"며 "웹페이지나 모바일을 통한 구매 경험을 개선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에이전트맥스의 핵심은 행동 설계 엔진 'EDRA'다. 공감(Empathy), 진단(Diagnosis), 시선전환(Reframing), 목표 세분화(Action)의 네 단계를 통해 이용자가 실제 행동하도록 유도한다. 학습자의 공부를 독려하는 일타강사나 고객의 구매를 돕는 숙련된 판매원의 노하우를 AI 시스템으로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위버스브레인은 10년 이상 축적한 교육·판매 데이터를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누적 회원 123만명이 남긴 발화 문장 6억8천만 건과 전화 판매 데이터를 활용해 이용자가 어떤 상황에서 망설이고 어떤 설득과 격려에 반응하는지를 학습시켰다.
회사는 발화 감지(VAD), 음성인식(STT), 음성합성(TTS) 등 음성 처리 기술도 자체 개발했다. 이를 통해 외부 AI 기술 활용 비용을 91% 절감했다고 밝혔다. 2023년부터는 별도 AI랩을 운영하며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조 대표는 "우리는 빅테크처럼 범용 거대언어모델(LLM)을 만드는 회사는 아니다"라며 "사람이 설득되고 결심하고 끝까지 행동한 순간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의 행동을 이끄는 에이전트를 잘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어교육 넘어 AI 세일즈 시장으로…AI 글래스·교육기업에 공급
기존 교육 사업에도 AI 에이전트 기술을 확대 적용한다. AI 튜터 '맥스튜터'는 학습자의 수준을 진단하고 약속한 시간에 먼저 전화를 걸어 학습을 독려하는 서비스다. 회사에 따르면 가입 3개월 후에도 어학 서비스 회원의 63%가 학습을 지속하고 있으며, 맥스튜터 기반 서비스는 누적 300여개 기업·기관에 도입됐다.
위버스브레인은 지난 2일 NE능률과 맥스튜터 공급 및 맞춤형 AI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와도 언어 튜터 개발에 협력하고 있으며, 향후 다른 대학과 교육 기업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외국어 교육에 가장 중점을 두면서 향후 수학과 국어 등 다른 과목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육 외 분야에서는 글로벌 AI 글래스 기업 이븐 리얼리티스와 협력한다. 위버스브레인은 맥스세일즈를 활용해 이븐 리얼리티스의 AI 글래스 국내 판매를 맡을 예정이다.
또 SK텔레콤과 공공 AI 에이전트 분야 협력을 추진하고 있으며, SK그룹의 K-AI 얼라이언스에도 참여하고 있다. 향후 차량 인포테인먼트와 홈 사물인터넷(IoT) 기기 등으로 적용 분야를 넓히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위버스브레인은 우선 자체 서비스에 적용한 AI 에이전트를 외부 기업에 공급하고, 이후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형태로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제휴사 홈페이지와 제품 소개 페이지 등에 AI 에이전트를 적용하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별도 웹페이지 없이 음성 통화만으로 판매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조 대표는 "세일즈 에이전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영역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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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버스브레인은 지난해 매출 415억원, 영업이익 32억7천만원을 기록하며 5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회사는 기존 교육 사업에서 확보한 수익 기반을 바탕으로 AI 에이전트 기술 개발과 외부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AI가 대부분의 일을 대신하는 시대에도 사람이 직접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며 "사람이 그 일을 끝내 해낼 수 있도록 AI 기술로 돕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