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대규모 정보 유출이 잇따르자 26일 사이버보안 관계장관회의를 열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재정 조치를 포함한 긴급 대책 패키지를 다음 주 중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총리는 공격 서버를 무력화하는 접근 무해화 조치를 포함해 모든 대처 옵션을 전략적으로 실행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총리관저에서 사이버보안 관계장관회의가 열렸다.
참석자는 다카이치 총리, 기하라 미노루 내각관방장관, 후루카와 도시하루 사이버안전보장 담당상, 하나시 야스히로 국가공안위원장,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 후지이 히사유키 총무상, 아카자와 료세이 경제산업상, 이바야시 다쓰노리 국토교통상,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 등이다.
회의에서는 사이버 위협 대응 연계 방안을 포함한 각종 대책을 논의했다. 기하라 장관은 회견 첫머리에서 사업자 등을 노린 사이버 공격으로 대규모 정보 유출 피해가 잇따르고 유출된 정보를 악용한 2차 피해도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웹프로그래밍 언어 PHP의 취약점이 발견된 점도 감안해 관계 부처가 대응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택배기업 사가와큐빈(佐川急便)은 23일 '배송 조회 서비스' 부정 접근으로 최대 5323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GMO인터넷그룹은 외환(FX) 자동매매용 서버가 부정 접근을 받자 정부에 능동적 사이버 방어(ACD) 적용을 요청하기도 했다.
기하라 장관은 "개별 사이버 공격 사안은 정부의 대응 상황 등을 공격자에게 알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언급을 삼가겠다"며 "피해 조직의 요청이라는 절차는 법률에 정해져 있지 않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요청 여부와 관계없이 경찰 또는 방위성과 자위대가 경찰관직무집행법이나 자위대법의 요건에 비춰 적절히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경찰관직무집행법은 방치 시 사람의 생명, 신체, 재산에 중대한 피해가 생길 우려가 있고 긴급한 필요가 있을 때 이 조치를 실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ACD 관련 법이 10월 시행되면서 경찰과 자위대가 공격 대상 컴퓨터에 침입해 공격을 못 하게 만들 수 있게 됐다.
다카이치 총리는 사이버 공격에 접근 무해화 조치를 포함한 모든 대처 옵션을 전략적으로 선택해 실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아 다음 주 중 정부의 긴급 대책 패키지를 마련하도록 하고 재정 조치를 포함해 빨리 검토하라고 각료들에게 지시했다.
아카자와 경제산업상과 후루카와 담당상에게 국가사이버통괄실(NCO)로 관련 정보를 모으라고 지시했다.
경영자, 전문가, 국민에게 예상되는 위협과 위험 정보 발신을 강화하라는 주문하면서, 공급망 전체의 공격 관측망을 정비해 중소기업까지 신속한 대응으로 이어지게 하는 조치를 앞당겨 실시하라고 했다.
동맹국과 해외 기관과 긴밀히 공조해 공격 주체를 특정하라고 하면서, 피해를 본 기업이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체제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일본 기업을 겨냥한 공격은 올해 들어 가파르게 늘었다. 보안업체 트렌드마이크로는 10월 6일 올해 초부터 9월 말까지 일본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공표한 부정 접속 피해가 600건으로, 지난해 한 해 593건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MM종합연구소 조사에서는 1~9월 정보 유출 사고가 454건으로 전년 동기(304건)의 약 1.5배였고 100만건 이상 대규모 유출도 19건이었다.
일본 정부는 10월 9일 기업에 보안 투자 확대, 전문 인력 증원, 대응 체계 확보 등을 요청했다. 피해 시에는 NCO나 전문기관에 신속히 정보를 제공해 달라고도 당부했다.
여당인 자민당은 국가사이버보안전략본부 회의에서 민관 공동 대응 강화를 요구했다. 다이라 마사아키 자민당 국가사이버보안전략본부 본부장은 인공지능(AI)으로 자동 대규모 공격을 퍼붓는 '포화 공격' 성격이라고 지적했다. 자민당 차원에서는 일련의 사태를 '사이버공간 비상사태'로 규정했다.
AI 악용도 공격 급증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현지 IT 업계에서는 최근 중국 엔지니어가 개발한 AI 해킹 소프트웨어 아르텍스(ARTEX)가 일본 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공격에 쓰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10월 1일 시행된 ACD 관련 법에서 서버 무력화 대응은 원칙적으로 경찰이 맡는다. 경찰청 사이버특별수사부의 특별대처과가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외국 정부가 배후에 있는 고도로 조직적인 공격에는 국가안전보장회의 심의를 거쳐 총리가 명령하면 자위대도 경찰과 공동 대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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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화 조치는 원칙적으로 독립 감독기관인 사이버통신정보감리위원회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하고, 공격이 임박했을 때는 조치 뒤 통보한다.
전기, 금융, 통신 등 15개 핵심 인프라 분야 기업은 부정 접속을 확인하면 신속히 정부에 보고하고 30일 이내에 상세 내용을 제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