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웅하며 달려오던 흰색 스포츠유틸리티차(SUV)가 길가에 정차한 회색 세단을 피하려 방향을 튼다. 하지만 곧 도로에 세워진 다른 차량의 측면을 정면으로 들이받는다. '쿵' 소리와 함께 상대 차량을 밀어낸 SUV가 멈춰 선다.
22일 대구 달성군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KIAPI) 대구주행시험장.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가 마련한 'K-CRASH 2026' 현장에서는 교차로 사고를 실차로 재현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충돌 이후에는 차량에 남은 사고기록을 꺼내 분석하는 과정이 이어졌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안전학회는 22일부터 23일까지 대구주행시험장과 대구 엑스코에서 실차 충돌 시연과 미래 모빌리티 안전 포럼, 사고기록장치(EDR) 데이터 추출·분석 전문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학회 사고조사 및 재현 부문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자율주행 기능 고도화와 이륜차·개인형 이동장치(PM) 확산으로 달라지는 교통사고 양상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의 작동 특성을 살피고, 사고 차량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원인 분석에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날 오후 차대차 충돌 시연은 운전자가 과도하게 방향을 틀어 전방충돌방지장치(FCA)가 작동하지 않는 교차로 사고를 재현했다. 충돌 위험을 감지해 대응하는 안전장치와 운전자 조작이 맞물리는 상황을 실차로 확인하는 과정이다.
충돌 차량에서는 EDR 데이터를 추출했다. 사고 장면을 재현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차량에 남은 기록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사고 경위를 분석하는 절차까지 연결했다. 이날 추출한 데이터는 이튿날 전문교육에서도 활용할 예정이다.
차대이륜차 시연에서는 사고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정한 기본 시나리오 두 가지를 재현했다. 삼송이 사고조사 분석 프로그램 IGLAD에 수록된 오토바이 사고 1429건 가운데 교차로 사고 비중이 11.2%라는 점을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선정했다.
교차로 좌회전 상황에서 자동비상제동장치(AEB)의 대응 범위를 살펴보는 시연도 진행됐다.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이 선정한 엣지케이스를 적용해 이륜차 사고의 특성과 안전기술의 작동 조건을 점검했다.
현대자동차·기아는 ADAS 신기술을 시연했다. 전자식 변속레버의 P단 긴급제동 기능과 유럽 사각지대 정보시스템(BSIS) 법규 대응을 위한 상용차 첨단운전자보조 안전시스템 등이 소개됐다. 승용차 긴급제동부터 상용차 사각지대 대응까지 차량별 안전기술 적용 사례를 다뤘다.
이번 행사는 대구 'FIX 2026' 행사와 연계해 실차 시험과 전시·컨퍼런스를 연결했다. FIX 2026 전시장 홍보 부스에서는 G-TAG가 협찬한 '6축 교통사고 재현 시뮬레이터'를 통해 지난해 다룬 비상자동제동장치 엣지 시나리오를 체험형으로 선보였다.
23일에는 대구 엑스코에서 '미래 자율주행 안전 기술 및 OEM 혁신 사례 포럼'이 열린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전우정 과장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마르크 네커 이사, KG모빌리티 윤성호 책임, PHA 홍성태 책임, 경일대학교 신재호 교수 등이 발표할 예정이다.
발표 주제는 배터리·차량 안전의 발전 방향, 미래 모빌리티와 자율주행 개발 로드맵, 보행자 보호용 액티브 후드 리프트 시스템, 이륜자동차 승객 보호를 위한 상해 분석 연구 등이다.
EDR 전문교육에서는 자동차 통신과 사고기록 데이터 진단·추출, 자동차 포렌식, 사고기록 데이터의 역학적 해석을 다룬다. EDR 데이터를 활용한 사고재현 시뮬레이션과 관련 국내외 법규 동향도 교육한다. 교육은 이틀간 총 13시간 과정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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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윤 학회 사고조사 및 재현 부문회장은 "올해 K-CRASH는 이륜차 충돌 재현과 자율주행·ADAS 안전기술, 사고기록장치 데이터 분석을 하나의 흐름으로 통합했다"며 "실사고 이해를 바탕으로 더 안전한 모빌리티 기술과 제도로 이어지는 전문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학회는 다음달 19일부터 21일까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설립 20주년 기념 추계학술대회에 별도 'K-CRASH 2026' 세션을 마련한다. 이번 실차 시연과 사고 데이터 분석에서 다룬 내용을 연구성과로 공유하고 사고조사 제도 개선 논의로 이어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