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통신사 4곳이 위성통신 주파수를 공동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스페이스X가 위성 기반 이동통신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가운데, 통신사들이 주파수와 지상망 운영 권한을 확보해 위성 단말기 직접 연결(D2D) 서비스의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다.
19일(현지시간) 비아새틀라이트에 따르면 도이치텔레콤, 오렌지, 텔레포니카, 보다폰은 유럽 이동위성서비스(MSS) 주파수 공동 입찰을 검토하기 위한 의향서에 서명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향후 2GHz 대역 MSS 주파수 운영 사업자를 선정하는 절차를 진행 중인 데 따른 것이다.
이번 협력에서 주목할 부분은 통신사들이 직접 위성망을 구축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4개사는 유럽 내 핵심 지상 인프라와 서비스 조정·감시 기능을 확보하되, 위성망은 추후 선정할 전문 사업자에 맡길 계획이다.
주파수와 지상망 운영은 통신사가 주도하면서 실제 위성 연결에는 외부 사업자의 기술을 활용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기존 이동통신망에 위성 연결 기능을 통합하고, 유럽의 다른 통신사에도 D2D 서비스를 개방한다는 구상이다.
4개사는 공동 성명에서 가입자 기반과 네트워크 운영 역량을 결합해 위성 서비스 도입을 앞당기고 주파수 활용 효율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이동통신 음영지역 해소와 재난 상황에서의 통신망 복원력 강화도 주요 목표로 제시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는 스페이스X의 시장 확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스타링크를 앞세운 스페이스X는 위성에서 일반 스마트폰으로 직접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MSS 주파수 사용권을 확보한 에코스타의 주파수를 인수했다.
루크 키호 우클라 수석 산업 애널리스트는 비아새틀라이트에 유럽 통신사들이 위성 서비스 사업자의 조건에 따라 서비스를 재판매하는 사실상의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로 전락하는 상황을 피하려 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MSS 주파수 확보가 위성 사업자와의 협상에서 통신사들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의향서는 공동 입찰을 확정한 계약이 아니다. 4개사는 기존 위성 사업자와의 제휴도 유지한다.
도이치텔레콤은 스페이스X의 차세대 스타링크 모바일 서비스와 협력하고 있다. 오렌지는 스카이로와 손잡고 일부 단말기를 대상으로 위성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다폰은 AST스페이스모바일의 투자자이자 사업 파트너로, 합작사 ‘새틀라이트 커넥트 유럽’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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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확보만으로 유럽의 위성통신 주권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우주정책연구소(ESPI)는 최근 정책 보고서에서 통신사뿐 아니라 위성 운영사와 우주선 제조사까지 참여하는 통합적인 협력 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키호 애널리스트 역시 주파수 사용권과 지상 인프라를 유럽 기업이 확보하더라도 별도 사업자가 위성망을 통제한다면 실질적인 주권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