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만든 전시가 뉴욕과 두바이,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도시로 뻗어나가고 있다. K팝과 드라마, 영화 등의 한류를 넘어 미디어아트와 몰입형 전시가 새로운 문화 콘텐츠 수출 분야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미디어아트·전시 콘텐츠 기업들이 글로벌 플랫폼과 협력하며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흥행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디자인·아트 기업 디스트릭트가 운영하는 아르떼뮤지엄 뉴욕은 지난해 9월 개관한 이후 1년 만에 약 45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아르떼뮤지엄은 2020년 제주에서 출발한 몰입형 미디어아트 전시관이다. 빛과 소리, 향기 등을 결합해 관람객이 작품 속 공간에 들어온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 쌓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중국 청두와 미국 라스베이거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미국 뉴욕 등으로 진출했다.
해외 사업 성과도 구체적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7월 라스베이거스 전시관은 월매출 240만달러,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20만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뉴욕 전시관에서만 350만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며 라스베이거스까지 합산한 미국 내 두 전시관의 월매출은 600만달러를 넘어섰다.
디스트릭트는 현재 국내 4곳과 해외 4곳 등 총 8개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일본 나고야 등 추가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시작한 미디어아트 전시가 해외에서도 관람객을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문화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국내 전시 콘텐츠 기업 미디어앤아트도 해외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전시 브랜드 그라운드시소를 운영하는 미디어앤아트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피버(Fever)와 협력해 싱가포르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에서 축적한 전시 기획과 콘텐츠 제작 역량을 해외 관객에게 선보이는 사례다.
이처럼 한국형 체험 콘텐츠의 해외 진출이 확대되면서 콘텐츠 제작 역량뿐 아니라 현지 유통망 확보도 중요한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디어아트와 몰입형 전시는 관객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야 하는 만큼 현지 소비자의 취향과 티켓 구매 방식, 마케팅 환경 등에 따라 사업 성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업이 확대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피버는 전 세계 관객 네트워크와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잠재 관객을 발굴하고 티켓 판매와 마케팅, 성과 분석 등을 지원하는 기업이다.
단순히 전시 티켓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객 수요를 분석해 홍보 전략을 세우고 새로운 시장에서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돕는 방식이다. 국내 기업들은 이러한 유통망과 운영 경험을 활용해 해외 시장 진출에 필요한 관객 확보 전략을 구체화할 수 있다.
실제 피버의 국내 사업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2년 클래식 라이브 공연 시리즈 캔들라이트를 통해 한국 시장에 진출한 피버는 4년간 연평균 25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초기에는 해외 공연 콘텐츠를 국내 관객에게 소개하는 데 집중했다면 최근에는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협업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내 콘텐츠가 해외로 나가는 것과 동시에 세계적인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를 한국에 들여오기도 한다. 오는 12월 제주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해리포터: 금지된 숲 체험이 대표적이다. 피버와 워너브라더스, 국내 실감미디어 기업 닷밀이 선보일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IP와 국내 기업의 콘텐츠 구현 역량, 해외 플랫폼의 유통망이 결합한 사례다. 한국 기업이 자체 콘텐츠를 수출하는 데서 나아가 세계적인 IP를 활용한 체험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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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피버는 지난달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EQT가 주도한 투자에서 약 3300억원(2억5000만달러)을 유치했다. 포인트72 프라이빗 인베스트먼츠와 베일리 기포드 등 기존 투자자들도 참여했다. 피버는 확보한 자금을 글로벌 사업 확장과 크리에이터 지원 기술 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고재현 피버 한국 및 일본 대표는 "한국에는 세계적으로도 경쟁력 있고 혁신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는 크리에이터들이 많다"며 "앞으로도 세계적인 콘텐츠를 한국 관객에게 소개하는 동시에 국내 크리에이터의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