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과 데스크톱 PC 부품에는 핀, 커넥터 및 접점을 보호하는 반짝이는 금도금 층이 존재한다. 이 도금층에 금이 포함돼 있다 보니, 일각에서는 폐전자 제품에서 직접 금을 추출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로 필요한 화학 약품과 장비를 갖추고 관련 공정만 잘 알고 있다면 CPU에서 금을 극소량 추출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 @Iman Gold Recovery란 유튜브 채널에서는 인텔 펜티엄 4 CPU 150개에서 1g에 조금 못 미치는 금을 추출하는 영상을 공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IT매체 BGR는 전자제품 금 추출의 경제성을 따져 본 기사를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매체는 추출되는 양에 비해 과정이 매우 까다롭고 복잡하여, 장비와 약품에 들어가는 비용이 추출한 금의 가치를 넘어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CPU 핀은 ‘금도금’ 처리가 된 것이지, 부품 전체가 순금으로 제작된 것은 아니다. 이는 마치 다른 금속 표면에 얇은 금박을 입히거나 칠을 한 것과 유사하지만, 물리적 도색이 아닌 전기화학적 공정을 거친다. 금도금은 주로 가열된 액체 용액에 전류를 흘려 보내는 '전기 도금' 방식을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금 이온이 바탕이 되는 금속 표면에 결합하는데, 이때 사용되는 모금속은 일반적으로 황동이나 구리 합금처럼 저렴한 금속이다.
금도금 방식은 비용 절감 뿐 아니라 금이 지닌 고유의 물리적 특성을 활용하기 위함이다. 얇은 금도금 층은 내부에 위치한 금속의 부식을 효과적으로 막아준다. 금은 공기나 습기에 노출되어도 산화되거나 녹슬지 않는 성질을 지녔기 때문이다.
또한 금은 전도성이 매우 뛰어나 전기를 효율적으로 전달한다. 연성과 전성이 뛰어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덕분에 금속 접촉 핀과 패드는 마더보드 소켓에 반복적으로 탈착되더라도 쉽게 마모되거나 접점이 끊어지지 않고 안정적인 연결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더해 금도금은 섭씨 약 125도 이상의 고온 환경에서 내부 부품을 보호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전자 제품 금 추출, 언제 경제성 생길까
일반적으로 개인이나 소규모 작업 환경에서의 금 추출은 비용 부담이 크고 수율이 낮아 경제성이 거의 없다. 금 추출 사업은 산업 규모의 대량 처리 공정을 갖추어야만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위험한 화학 물질을 취급해야 하므로 가정에서 직접 시도하는 것은 안전상의 이유로 매우 위험하다. 또한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독성 폐기물을 일반 하수구나 주방에 무단 방류할 수 없다는 환경적 문제도 크다.
스마트폰에서 금을 추출하는 원리 역시 컴퓨터 부품과 유사하다. 다만, 오래된 전자 제품을 활용할수록 추출할 수 있는 금의 양이 늘어나 경제성이 높아진다. 1980년대에 생산된 금도금 부품은 최근 제품에 비해 도금 층이 훨씬 두껍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 금값은 치솟는데…금, 지구에 얼마나 남아 있을까2025.06.17
- '금리 인상' 공포의 귀환과 흔들리는 금값의 향방2026.05.18
- KIST, 팔라듐 99.9% 회수 성공…"금·은으로 기술 확장"2025.12.14
- 中서 초대형 금광 무더기 발견…"2천500톤 규모"2025.11.28
실제로 1980년대 금도금 부품의 두께는 약 1마이크로미터(µm)에 달했으나, 오늘날에는 0.1~0.5µm 수준으로 얇아졌다. 부품 자체의 크기 역시 과거에 비해 현저히 작아졌다. 따라서 출시된 지 오래된 고전 기기를 보유하고 있을수록 더 많은 금을 얻을 수 있는 셈이다.
귀금속 정제 및 재활용 전문 기업 '피닉스 리파이닝(Phoenix Refining)'에 따르면, 1990년대 컴퓨터 기판 1개에서는 약 1~5g의 금을 추출할 수 있는 반면, 최신 스마트폰 1대에서 추출할 수 있는 금은 약 0.034g에 불과하다. 기기의 종류와 크기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세대별 금 함량 차이는 매우 큰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