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 이어 할인 쿠폰까지…롯데쇼핑, '주가 부양 카드' 통할까

신규 주주 유입·장기 보유 유도…기업가치 재평가엔 실적 개선 관건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0/13 16:48    수정: 2026/10/13 17:19

롯데쇼핑이 배당에 이어 할인과 포인트를 제공하는 주주 전용 멤버십으로 주주환원 수단을 넓힌다. 자사 유통 채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혜택을 통해 신규 주주를 끌어들이고 장기 보유를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주주를 투자자이자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 실적 개선과 맞물려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1주 주주도 할인…1000주·1년 보유하면 추가 혜택

13일 롯데쇼핑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주주 우대 제도 ‘엘.아너스 클럽(L.HONORS CLUB)’을 시행한다. 롯데그룹 통합 멤버십 엘포인트를 기반으로 주식 보유 규모와 기간에 따라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1주 이상 보유한 주주는 최초 가입 시 백화점과 마트·슈퍼, 이커머스 등에서 한도 내 사용할 수 있는 10~20% 할인 쿠폰을 받는다. 구매 실적에 따라 1~3%를 적립하는 포인트 혜택도 제공한다. 1000주 이상을 1년 이상 보유한 주주에게는 백화점 라운지와 발렛·주차 이용권, 마트·슈퍼와 이커머스 할인 및 무료배송 쿠폰 등을 추가로 제공한다.

롯데 에비뉴엘 잠실점 전경. (제공=롯데쇼핑)

첫 혜택은 올해 9월 말 기준 주주에게 지급하며 이후 분기 말 주주를 대상으로 3개월 주기로 운영한다.

롯데쇼핑은 신규 주주 유입과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을 이번 멤버십 도입의 목적으로 제시했다. 임재철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주주와의 장기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중간배당을 도입하며 주주환원 정책을 확대한 바 있다. 2006년 상장 이후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실시해 연 2회 배당 체계를 마련했다. 당시 회사는 배당의 안정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롯데쇼핑 주가는 상반기 상승 이후 조정을 받고 있다. 지난 12일 종가는 9만 7800원으로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 종가 7만 2500원 대비 34.9% 올랐지만, 올해 최고 종가를 기록한 6월 17일 20만 3500원보다는 51.9% 하락했다. 지난해 말보다 높은 수준이지만 상반기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한 상태다.

주가가 오른 이후에도 순자산 대비 평가 수준은 낮다. 12일 종가 기준 롯데쇼핑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18배다. 신세계 0.6배, 현대백화점 0.4배보다 낮고 이마트 0.18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1배 미만이면 주가가 주당 장부상 순자산보다 낮다는 의미다.

日 기업들 성과 엇갈려…보유 비중 확대·주가 개선 한계

해외에서는 주주 우대 제도 도입 이후 확인된 성과가 엇갈렸다. 장기 보유 주주 비중이 높아졌다고 밝힌 기업이 있는 반면, 주주 수 증가에도 주가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한 기업도 있다.

일본 무인양품 운영사 양품계획은 2023년 4월 제도 도입을 발표하고 같은 해 8월 말 기준 주주를 대상으로 구매 시 5% 할인하는 우대 카드를 제공했다.

롯데쇼핑 엘.아너스 클럽 로고. (사진=롯데쇼핑)

양품계획은 2024년 5월 공시를 통해 3년 이상 보유한 주주 비중이 제도 도입 전인 2022년 8월 말 5%에서 2024년 2월 말 약 20%로 높아졌다고 밝혔다. 이후 주주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중장기 보유자를 확대하기 위해 같은 해 8월 말 기준 주주부터 할인율을 7%로 올렸다.

주주 확보 효과가 주가 개선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한 기업도 있다. 일본 인재·에너지 분야 계약 성사 지원 기업 포트는 2024년 9월 말과 2025년 3월 말 기준으로 두 차례 주주 우대를 실시했다. 롯데쇼핑의 자사 쇼핑 혜택과 달리 금전성 디지털 기프트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포트는 2025년 5월 공개한 결산 설명회 질의응답에서 제도가 주주 수 증가와 유동성 개선에 일정 부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우대 실시 이후 주가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은 인정했다. 회사는 배당 중심으로 환원 정책을 전환하면서 주가 개선을 위해 성장 투자를 실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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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 역시 주주 혜택 확대가 지속적인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지려면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7조 666억원, 영업이익 34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81.5% 늘었다. 백화점 사업이 호조를 보였지만, 마트 사업은 적자를 이어갔다.

익명을 요구한 유통 담당 증권사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회사의 성장과 이익 개선이 최우선”이라며 “기업이 꾸준히 성장하는 가운데 장기 보유에 따른 생활 속 혜택까지 더해진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매출과 이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런 혜택만으로 주가를 끌어올릴 수는 없다”면서 “주주 우대 제도는 보완적인 수단으로 보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