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색인 줄 알았던 달의 깜짝 반전…노란색·초록색 지형도 있다 [우주로 간다]

NASA, 아르테미스 2호 포착 이미지 공개…814GB 가량 기록 분석

과학입력 :2026/10/12 11:27    수정: 2026/10/12 11:59

지난 4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아르테미스 2호 임무에 참여한 우주비행사들이 달 근접 비행 중 노란색, 갈색, 녹색, 파란색 등 다채로운 색을 띠는 달 지형을 관측했다고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달은 흰색이나 회색을 띄고 있다. 하지만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들은 달 표면에서 약 6400㎞ 떨어진 거리에서 약 7시간 동안 달을 관측하며, 광활한 화산 평원 곳곳에 노란색과 갈색, 녹색, 파란색, 황갈색 지형이 펼쳐져 있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 같은 관측 결과는 최근 공개된 NASA의 아르테미스 2호 예비 달 과학 보고서에 담겼다. 130페이지 분량의 이 보고서는 오리온 우주선에서 촬영·녹음한 814GB(기가바이트) 분량의 사진과 동영상, 음성 기록을 토대로 우주비행사 4명이 역사적인 달 근접 비행 중 관찰한 내용을 정리했다.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이 지난 4월에 촬영한 아리스타르코스 고원의 모습. 오른쪽 위에는 갈색과 녹색 지형이 나타난다. (출처=NASA)

달 표면에서 관측된 다양한 색조는 다른 지질학적 특성을 보여주는 단서다. 이는 향후 달 탐사 임무에서 착륙 지점과 탐사 지역을 선정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우주비행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곳은 달 앞면 북서쪽에 위치한 아리스타르코스 고원(Aristarchus Plateau)이었다. 이곳은 넓고 높은 지형으로, 어두운 용암 퇴적층과 다양한 색상의 화산 유리 등 고대 화산 활동의 흔적이 밀집해 있다.

아르테미스 2호 임무 전문가인 크리스티나 코흐는 이 지역에서 선명한 노란색을 발견하고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는 아리스타르코스 고원을 '노란 눈이 덮인 산'에 비유하며, 햇빛을 반사하는 분화구들이 밝은 눈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르테미스 2호 조종사인 빅터 글로버도 해당 지역을 촬영하면서 "이제 다양한 색깔이 보인다"며 "초록색도 있다. 특히 아리스타르코스와 북극 쪽으로 갈수록 갈색이 많이 보인다. 북쪽에서 갈색 줄무늬가 흘러내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주비행사들은 이처럼 다채로운 색조가 달 표면의 광물 조성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주황색과 녹색을 띠는 화산 유리 구슬은 각각 티타늄과 마그네슘 함량이 높은 물질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이는 아폴로 15호와 17호 임무 당시 달의 서로 다른 지역에서 수집한 화산 유리 구슬과도 유사한 특징이다.

오리엔탈레 분지, 다양한 색 뒤섞인 늪과 같은 색깔

오리온 캡슐의 외부 카메라로 촬영한 이 사진은 달의 낮과 밤이 만나는 경계선을 보여준다. 오리엔탈레 분지는 달의 우측 아래 부근에 있는 커다란 과녁 모양의 지형이다. (이미지=NASA)

승무원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또 다른 지형은 오리엔탈레 분지(Orientale Basin)다. NASA에 따르면 이곳은 비교적 젊은 대형 충돌 분지로, 여러 겹의 동심원 형태를 띠고 있다. 그 규모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면적의 약 3배에 달한다. 달 앞면과 뒷면에 걸쳐 있는 이 거대한 분지는 지구에서는 거의 관측하기 어렵지만, 달 주변을 비행한 승무원들에게는 인상적인 광경을 선사했다.

승무원들은 분지 상공을 지나며 회색과 갈색, 황갈색, 녹색이 뒤섞인 지형을 관찰했다. 코흐는 분지의 가장 크고 바깥쪽에 있는 고리가 "늪과 같은 색깔"을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버는 "먼지가 쌓인 봉우리"와 함께 산의 가장자리와 능선, 능선 뒤쪽에서 흰색을 발견했다고 기록했다.

코흐는 충돌 지점에서 바깥쪽으로 뻗어 나가는 일련의 분화구를 두고 "마치 아래에서 잠수부들이 올라오며 만들어낸 거품처럼 보였다"고 묘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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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관측은 단순한 육안 감상에 그치지 않는다. 아르테미스 2호 승무원들은 달의 지질학적 특성을 식별하고 설명하기 위해 2년 넘게 훈련을 받았다. 보고서는 이 같은 훈련 덕분에 승무원들이 자동화 카메라나 궤도선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풍부한 과학적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아르테미스 2호 임무는 행성 탐사에서 인간의 관찰력과 인지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 과학적 자산인지를 입증했다"고 결론지었다. 이어 "순간적인 모습이나 장면의 일부만 포착하는 카메라와 달리, 인간은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해석하고 실시간 시각 정보를 맥락적 이해와 결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