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 110년 걸릴 계산, IBM 양자컴퓨터가 19초에 풀었다

특수 실험용이 아닌 상용 양자프로세서로 거둔 성과

컴퓨팅입력 :2026/09/30 13:39    수정: 2026/09/30 13:40

세계 최고 성능 슈퍼컴퓨터로도 11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을 양자컴퓨터가 19초 만에 해결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매체 사이언스얼랏은 미국 블루큐비트의 이론응용물리학자 티그란 세드라키안이 이끄는 연구진이 IBM의 클라우드 기반 양자 프로세서를 활용해 ‘무작위 회로 샘플링(Random Circuit Sampling·RCS)’ 실험을 진행한 결과를 공개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IBM의 최신 양자 프로세서 나이트호크 r2 (출처=IBM)

연구 결과는 동료평가를 거치기 전 사전 논문 형태로 지난 주 논문 공개 사이트 ‘아카이브(arXiv)’에 게재됐다.

상용 클라우드 양자 프로세서로 거둔 성과

연구진은 IBM의 120큐비트 초전도 양자 프로세서 ‘나이트호크 r2’를 이용해 61개 큐비트에 무작위 회로를 적용했다. 실험은 IBM의 표준 클라우드 실행 환경에서 진행됐다. 이번 실험을 위해 별도의 맞춤형 보정이나 특별한 조정은 하지 않았다.

연구진은 최대 40사이클까지 회로 복잡도를 높여가며 실험을 진행했으며, 36사이클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이 조건에서는 918개의 2큐비트 게이트가 사용됐다.

그 결과 나이트호크 r2는 19초 만에 100만 개 샘플을 생성했다. 무작위 회로 샘플링은 무작위로 선택된 연산을 큐비트에 반복적으로 적용한 뒤 양자 상태를 측정해 0과 1로 구성된 샘플을 얻는 방식이다. 큐비트와 연산 횟수가 늘어날수록 같은 결과를 고전 컴퓨터에서 재현하는 데 필요한 계산량이 급격히 증가한다.

슈퍼컴퓨터 연산 시 ‘110년’ 소요 추정

연구진은 고전 컴퓨터에서 양자 회로를 시뮬레이션하는 데 필요한 계산 비용을 추정하기 위해 ‘텐서 네트워크 축약(tensor-network contraction)’ 기법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동일한 100만 개의 샘플을 고전 컴퓨터로 재현하려면 약 1.2×10²⁷회의 연산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를 세계 최초의 엑사스케일 슈퍼컴퓨터이자 2024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였던 ‘프론티어’의 실제 지속 성능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10년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결과는 양자 컴퓨터가 특정 벤치마크에서 고전 컴퓨터를 능가하는 ‘양자 우위(quantum advantage)’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양자 우위는 고전적인 컴퓨터로는 현실적인 시간 안에 수행하기 어려운 계산을 양자 컴퓨터가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을 의미한다. 앞서 2019년 구글은 53큐비트 ‘시커모어’ 프로세서를 이용한 무작위 회로 샘플링 실험에서 양자 우위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구글의 양자컴퓨터 프로세서 '시커모어'(이미지=구글)

이번 실험의 특징은 특수 실험용 양자 프로세서가 아니라 IBM의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일반 사용자도 접근할 수 있는 양자 프로세서를 사용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별도의 실험 전용 보정 없이 표준 클라우드 실행 환경에서 실험을 진행했으며, 회로와 샘플, 분석 코드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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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고전 컴퓨터의 성능 한계를 영구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번 110년이라는 계산 시간은 특정 방식으로 양자 회로를 고전 컴퓨터에서 재현하는 데 필요한 계산량을 바탕으로 한 추정치이기 때문이다. 향후 더 효율적인 알고리즘이 개발되면 고전 컴퓨터에서 필요한 계산량과 실행 시간을 크게 줄일 가능성도 있다.

연구진은 “우리가 아는 한, 이는 대부분의 비전문가 양자 컴퓨터 사용자도 쉽게 재현할 수 있는 상용 접근 가능 양자 프로세서에서 일반적인 무작위 회로 샘플링에 대한 양자 우위를 입증한 최초의 사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