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가 글로벌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으나, 갈수록 지능화되는 불법 복제와 무단 유통으로 창작 생태계의 근간이 위협받고 있다는 강한 위기감이 국회에 감돌았다.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는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주최, 한국저작권보호원·법무법인 화우 주관으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 발전의 저해요소와 극복방안' 정책세미나가 열렸다.
이재정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피해가 빠르게 확산하는 반면 권리 회복에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고, 뒤늦은 조치로는 무너진 신뢰를 돌리기 어렵다"며 제도 점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5조원의 피해를 낸 '누누티비' 운영자는 징역 4년 6개월에 그쳤고, 범인을 잡아도 피해는 회복되지 못하는 현실"이라며 입법 개선 의지를 밝혔다.
공동 주관을 맡은 기관과 법조계에서도 현행 제도의 한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윤성천 한국저작권보호원장은 "해외 서버 기반 불법 사이트 등 침해 양상이 날로 지능화·고도화되며 산업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명수 법무법인 화우 대표변호사는 "법과 제도가 과거의 기술과 개념에 기초해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당사자들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1세션 발제를 맡은 안상필 MBC 법무팀 차장은 "불법 저작물이 도박, 마약 등 타 범죄의 미끼로 쓰이고 있어 단순 침해를 넘어선 사회 안전 문제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범죄수익이 국고로 귀속되어 정작 피해자 구제는 단절되는 현상,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을 악용한 원본 서버 은닉, 브라질로 귀화해 300억원의 불법 수익을 챙긴 '바로TV' 사례 등 사법 대응의 한계를 짚었다.
이어진 토론에서 플랫폼 실무진들은 징벌적 배상과 범죄수익 환수 제도의 개선을 강하게 촉구했다. 이영재 네이버웹툰 법무실장은 "불법 사이트 수익이 형사 몰수를 거치며 전액 국고로 귀속된다"며 "국가가 몰수한 재산을 피해자에게 먼저 배상하도록 범죄 피해 재산 환부 체계를 개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전성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무팀장도 "운영자 검거 중심의 수사 공조와 객관적인 피해 규모 표준 산정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창작자들의 현실적인 고통도 여과 없이 전달됐다. 김동훈 한국디지털콘텐츠창작자협회장은 "'밤토끼' 집단 소송 당시 작가 1인당 손해배상 판정액은 150만 원에 불과했다"며 "불법 웹툰 사이트는 수백억 원대 도박 광고로 돈을 버는 경제 범죄인 만큼, 강력한 경제적 처벌과 실질적 피해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행정 조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CDN 규제 및 책임 강화 방안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정승미 한국저작권보호원 부장은 "해외 CDN 사업자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고, 적법한 차단 결정 시 사업자가 이행해야 할 기술적 협력 범위를 명확히 법제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 콘진원, '코리아 스포트라이트 멕시코시티' 성료2026.09.29
- 원스토어, AI 게임 전용관 전체 개발자에 개방…'원콘솔' 등록 개시2026.09.29
- 소니, 개발사 대상 'PS 실물 디스크 폐지' 설문 진행…업계 여론 수렴 나서2026.09.29
- 국가유산청 국립중원문화유산연구소, 충주 장미산성 목조 집수지 학술대회 개최2026.09.29
설지혜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는 "최근 독일과 일본 법원에서도 불법 콘텐츠 유통 효율을 극대화한 CDN 업체의 저작권 침해 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며 우리나라도 OSP(온라인서비스제공자) 책임을 묻는 데 있어 보다 적극적인 법적 시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여야 국회의원들은 산업계 현장 실무진들의 목소리가 헛되지 않도록 실효성 있는 법안 마련과 정책 공조에 나설 것을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