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티(QWERTY) 키보드와 이메일 푸시 기능을 앞세워 직장인들에게 인기를 얻었던 스마트폰, '블랙베리'의 빈 자리를 채우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모바일 기기 스타트업 클릭스테크놀로지가 지난 1월 CES 2026에서 37개 물리 키보드를 내장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커뮤니케이터'를 공개한 데 이어, 최근 최종 제원과 출시 일정을 확정하고 오는 12월부터 제품 출하에 나선다고 밝혔다.
커뮤니케이터는 4인치 터치스크린과 37개 물리 키로 구성됐다. 스마트폰 화면이 커지고 숏폼·동영상 등 콘텐츠 소비가 핵심 기능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이메일과 메신저에 빠르게 답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빛바랜 '오바마폰' 명성... 블랙베리의 쇠퇴
블랙베리는 주요 통신 수단이 이메일과 문자메시지였던 2000년대 초반 물리 키보드를 앞세워 전성기를 누렸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입성 후에도 블랙베리를 이용해 '오바마폰'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 아이폰 보급이 본격화된 2010년 이후 블랙베리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앱 숫자에서는 iOS·안드로이드 생태계에 밀렸고 이메일·메신저 등 블랙베리가 강점을 보였던 기능이 iOS·안드로이드에서도 일반화됐다.
블랙베리는 2016년 12월 중국 TCL에 블랙베리 스마트폰 개발, 생산, 마케팅의 권한을 넘기는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현재 주력 사업은 오토모티브(자동차)용 소프트웨어인 QNX 개발과 공급이다.
TCL은 2018년 안드로이드 기반 '키2 LE'를 마지막으로 출시했고 2020년 8월 31일 블랙베리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기존 판매 제품 관련 고객 지원도 2년 뒤인 2022년 8월 31일 이후 끝났다.
'콘텐츠 소비' 대신 소통에 집중한 4인치 화면
클릭스 테크놀로지는 유튜버인 마이클 피셔와 블랙베리 커뮤니티 창립자, 케빈 미할루크 등이 세운 회사다. 이 회사는 처음에 아이폰용 물리 키보드 케이스로 사업을 시작했다.
올 초 CES 2026에서는 37개 물리키를 내장한 스마트폰 '커뮤니케이터'를 공개했다.
이 회사는 커뮤니케이터를 '업무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기기'로 소개한다. 기존 스마트폰이 쇼츠나 릴스 등 숏폼 콘텐츠나 동영상 소비에 최적화됐지만 이 스마트폰은 커뮤니케이션에 특화됐다는 것이다.
정사각형 OLED 터치스크린 크기는 4.03인치다. 기존 스마트폰처럼 동영상과 게임을 즐기기보다는 메시지 확인·답장·업무 처리 같은 행동에 집중하도록 설계했다는 설명이다.
디멘시티 8300 탑재... 한국어 키보드도 지원
클릭스 테크놀로지는 커뮤니케이터에 미디어텍 디멘시티 8300, 12GB 메모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저장공간은 256GB이지만 마이크로SD 카드를 꽂아 최대 2T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카메라는 광학식 손떨림 억제 기능을 내장한 50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2400만 화소 전면 카메라로 구성됐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17을 기본 탑재하며, 안드로이드20까지 OS 업데이트를 지원한다. 보안 업데이트는 5년간 제공할 예정이다.
키보드는 문자 입력 이외에 스크롤을 제어하는 역할도 한다. 스페이스바는 잠금을 해제하는 지문인식 센서 역할도 겸한다. 특이한 것은 영어(쿼티), 프랑스어, 독일어 이외에 한국어 배열도 넣었다는 것이다.
기존 스마트폰과 함께 쓰는 '세컨드폰' 포지셔닝
과거 출시된 블랙베리 스마트폰은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등 기존 스마트폰을 완전히 대체하겠다는 의도를 내세웠지만 이는 성공하지 못했다.
반면 클릭스는 커뮤니케이터를 기존 스마트폰과 함께 쓰는 '세컨드폰'으로 포지셔닝했다.
콘텐츠 소비는 기존 스마트폰으로 하고, 이메일과 메신저 등 소통은 커뮤니케이터로 분리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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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가격이다. 12월 출시를 앞둔 커뮤니케이터 가격은 30일까지 예약판매 참여시 499달러(약 69만원)이며 이후에는 649달러(약 89만원)로 오른다.
콘텐츠 소비에 최적화된 대화면 스마트폰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소비자들이 작은 화면과 물리 키보드를 위해 이만큼의 가격을 치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