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가볼 만한 야간 명소 5선

‘국가유산 미디어아트’ 27일 폐막…연휴가 마지막 기회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09/24 09:03

민족 최대 명절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모처럼 긴 연휴를 맞아 고향으로 향한다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기보다 귀성길 주변의 밤 풍경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올해 추석 연휴에는 전국 곳곳에서 미디어아트와 빛을 활용한 야간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익숙한 문화유산은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신하고, 도심 한복판 초고층 빌딩에는 달토끼가 등장한다. 특히 올해는 국가유산에 첨단 미디어 기술을 접목한 프로그램이 곳곳에서 열려 낮에 보던 유적과는 전혀 다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추석 연휴인 24일부터 27일까지 가족과 함께 들러볼 만한 야간 미디어아트 명소 5곳을 소개한다.

특히 올해는 국가유산청이 주최하고 국가유산진흥원이 주관하는 야간 문화유산 활용 사업 ‘2026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다. 국가유산이 품은 역사와 이야기에 프로젝션 맵핑과 이머시브 사운드, 미디어월, 홀로그램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 익숙한 유산을 색다른 야간 명소로 탈바꿈시키는 행사다.

롯데월드타워 달토끼 미디어파사드. 사진=롯데물산 제공

올해 행사는 강화와 경주, 군산, 부여, 아산, 양산, 여수, 익산, 진주, 철원, 청주, 통영 등 전국 12개 지역에서 순차적으로 열린다. 이 가운데 추석 연휴에 즐기기 좋은 경주 대릉원과 익산 미륵사지, 부여 정림사지를 골라 소개한다. 세 곳 모두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막을 내리는 만큼 이번 연휴가 올해 미디어아트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역귀성·도심 나들이족 주목…서울·수원의 빛나는 밤

서울에서 연휴를 보내거나 귀성길에 오르기 전 가볍게 즐길 곳을 찾는다면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추석 연휴인 24일부터 27일까지 타워 외벽을 활용한 특별 미디어파사드를 선보인다. 이번 미디어파사드의 주인공은 추석 하면 떠오르는 달토끼다. 초고층 타워 외벽이 거대한 스크린으로 변해 한가위 분위기를 연출한다. 미디어파사드는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 매 정각을 시작으로 15분 간격으로 약 10분씩 송출된다. 별도의 입장료 없이 석촌호수 주변 등에서 감상할 수 있어 저녁 산책과 함께 즐기기 좋다. 무엇보다 이번 프로그램은 추석 연휴 나흘 동안만 만날 수 있다. 서울 도심에서 명절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연휴 기간 놓치기 아까운 야경이다.

서울을 벗어나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수원화성이 기다린다. 낮에는 고즈넉한 성곽이지만 해가 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다. 수원화성 미디어아트는 다음 달 6일까지 화서문과 장안문, 장안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추석 연휴에도 매일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빛과 영상이 수원화성의 밤을 채운다. 화서문에서는 성곽 자체를 대형 스크린으로 활용한 메인 미디어아트가 펼쳐지고, 장안문에서는 옹성의 독특한 구조를 활용한 360도 이머시브 미디어아트를 만날 수 있다. 장안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관람객의 움직임 등에 반응하는 라이팅 아트 등도 이어진다. 자유 관람은 무료이며 특별관람석과 일부 해설 프로그램 등은 별도로 이용할 수 있다.

천년 고도에서 만나는 빛…경주·익산·부여

귀성길이 충청권을 지난다면 부여 정림사지도 눈여겨볼 만하다. 연휴 기간에는 평소보다 늦은 오후 10시30분까지 운영돼 조금 늦게 부여에 도착해도 여유 있게 관람할 수 있다. 낮에 마주하는 정림사지가 백제의 시간을 상상하게 하는 공간이라면 밤에는 빛을 통해 그 시간을 조금 더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 밤의 정림사지는 백제의 역사와 디지털 기술이 어우러져 국보 정림사지 오층석탑을 활용한 프로젝션 맵핑과 빛·영상 콘텐츠가 사비백제의 역사와 이야기를 밤 풍경 위에 펼쳐낸다. 백제 문화유산과 미디어아트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어 아이를 동반한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활용할 만하다.

익산 미륵사지 미디어아트. 사진=익산시 제공

부여에서 조금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또 다른 백제의 밤을 만날 수 있다. 전북 익산 미륵사지에서는 사라진 거대한 목탑이 빛으로 되살아난다. 현재는 남아 있지 않은 미륵사지 중원 목탑을 약 30m 규모의 빛과 영상으로 재현한다. 실제 건축물을 다시 세우는 대신 미디어 기술을 통해 과거의 모습을 상상하도록 한 것이다. 공연은 오후 7시30분부터 30분 간격으로 진행된다. 어둠이 내려앉은 미륵사지에 거대한 목탑의 형상이 떠오르는 장면은 이번 행사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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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 경주의 대릉원은 밤이 되면 거대한 빛의 캔버스로 변신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미추왕릉과 황남대총, 천마총, 90호분 등 대릉원을 대표하는 고분을 배경으로 미디어파사드가 펼쳐진다. 완만하게 솟아오른 고분의 곡선을 따라 빛과 영상이 흐르면서 평소 익숙했던 대릉원과는 다른 풍경을 만들어낸다. 고분 사이 산책로에는 빛의 숲도 조성했다. 화려한 영상만 바라보는 방식이 아니라 천천히 걸으며 빛으로 달라진 대릉원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추석 보름달과 신라 고분, 미디어아트가 한 화면에 담기는 풍경도 기대할 만하다.

차가 막히는 귀성길이 걱정된다면 잠시 길을 벗어나도 좋겠다. 가족과 함께 빛으로 물든 가을밤을 걷는 것도 올해 추석을 기억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