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이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진 보라색 뿌리채소 ‘우베’의 수출을 제한한다. 자국 내 재배용 종자가 부족해지자 생우베 수출을 무기한 금지하고 세계 최대 생산국으로서 공급 주도권 지키기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필리핀 정부는 최근 생우베 수출을 무기한 금지했다. 우베는 기존 덩이줄기를 잘라 번식시키는데, 해외 수요를 맞추는 과정에서 다음 재배에 사용할 종자까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프란시스코 P 티우 라우렐 주니어 필리핀 농업부 장관은 “재배용 종자가 심각하게 부족하다”며 “다른 나라가 필리핀산 우베 품종을 이용해 우리와 경쟁하도록 만들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우베는 은은한 단맛과 견과류·바닐라 풍미가 특징으로 필리핀이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필리핀 요리의 주요 식재료로 사용됐고 잼과 페이스트리, 아이스크림 등에 쓰인다. 최근에는 선명한 보라색이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서 주목받으면서 인기가 확산했다.
미국과 영국의 카페와 제과점은 물론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에서도 우베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와 코스타커피도 올해 우베 맛 음료를 출시했다.
특히 미국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미국 외식 메뉴에 우베가 등장한 사례는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수요 증가에 힘입어 생산량과 가격도 뛰었다. 필리핀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우베 생산량은 5660t으로 전년 동기보다 17% 늘었다. 필리핀 농가가 받는 우베 가격은 최근 몇 년 사이 두 배 이상 올라 ㎏당 100~150페소(약 2160~3240원)다.
다만 수요 증가 속도를 생산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우베가 주로 소규모 농지에서 재배된다. 일부 농가는 해외 주문을 맞추기 위해 보유 물량을 대부분 소진하면서 다음 재배에 필요한 종자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우베 생산량도 지난해 1만 2500t 미만으로 2024년 1만 3400t보다 감소했다.
필리핀 정부는 우선 재배용 종자와 국내 공급을 늘린 뒤 수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티우 라우렐 장관은 우베의 인기가 “생산 능력보다 빠르게 커지고 있다”며 “국내 생산 기반을 확충해 우베를 더 큰 수출 수입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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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출 금지 조치는 생우베에만 적용된다. 미국과 유럽 외식업체가 주로 사용하는 냉동·가공 우베 제품은 계속 수출할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생우베 공급 감소가 전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피치솔루션 산하 BMI의 데미언 여 수석 소비·유통 애널리스트는 “필리핀의 수출 금지로 단기적인 공급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중국과 베트남이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우베 재배를 확대하고 있고 제조업체가 자색고구마 등 다른 보라색 작물로 눈을 돌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