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에 이어 LS전선에서도 수십 년간 이어진 무분규 기록이 깨졌다. 임금 인상뿐 아니라 호실적에 따른 성과 배분과 노조 활동 보장 등을 둘러싼 갈등이 커지면서, 그동안 파업과 거리가 멀었던 제조업 현장까지 노사 대립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LS전선 노동조합은 전날 구미·인동·동해사업장에서 약 1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벌였다. 1989년 노조 설립 이후 37년 만의 첫 파업이다. 구미사업장에서는 조합원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파업 출정식도 열렸다. 회사 측은 대체인력 등을 투입해 생산라인은 정상 가동했다고 밝혔다.
LS전선 노사는 올해 임금과 성과급을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6.5% 인상과 영업이익 15%에 해당하는 성과급 지급을 요구한 반면 회사는 기본급 4% 인상과 정액 850만원 성과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1일 9차 임금교섭 이후에도 접점을 찾지 못했고, 노조는 같은 달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해 이달 3일 쟁의권을 확보했다.
갈등의 배경에는 전력 인프라 호황에 따른 성과 배분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LS전선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글로벌 전력망 투자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조5882억원, 영업이익 279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노조는 실적 개선에 비해 직원 보상이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인 반면 회사는 대규모 설비투자와 자금 소요 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금 문제 외에 노조 활동을 둘러싼 갈등도 노사 관계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꼽힌다. 노조는 집행부 사퇴 요구와 전임자 임금 문제 등을 두고 회사의 노조 활동 개입을 주장해왔고, 회사와 법적·행정적 다툼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노사 간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동안의 상생 경험을 바탕으로 원만한 해결을 위해 대화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포스코에서도 58년간 이어진 무분규 기록이 깨졌다. 포스코 노조는 지난 9일 창사 이후 처음으로 48시간 부분파업에 들어간 데 이어 16일부터 120시간 규모 2차 부분파업으로 수위를 높였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과 격려금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가 철강 업황 부진 속 임금·보상 수준을 둘러싸고 갈등을 겪고 있다면, LS전선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른 호실적의 성과를 어떻게 나눌지가 핵심 쟁점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LS전선 노조는 기본급 6.5% 인상과 영업이익의 15% 수준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수십 년간 파업 없이 교섭을 마무리해온 기업들에서 잇달아 실제 쟁의행위가 발생하면서 경영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현재까지 포스코와 LS전선 모두 파업에 따른 큰 생산 차질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노사 간 입장차가 계속될 경우 파업 장기화와 확대 여부가 향후 생산·수주 일정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AI발 전력 수요 증가와 산업별 업황 개선이 맞물리면서 반도체뿐 아니라 철강·전선·전력기기 등 호실적 기업을 중심으로 성과 보상 요구가 강해지고 있다"며 "기업들도 이전과 다른 성과 배분 요구에 직면한 만큼 신중하게 교섭에 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