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폰에서 업무망·인터넷 따로 쓴다…KT, 5G ‘앱 슬라이싱’ 준비

삼성·구글과 갤럭시 적용 개발

방송/통신입력 :2026/09/17 17:41

업무용 스마트폰과 개인용 스마트폰을 두 대씩 들고 다니던 불편이 사라진다. 한 대의 스마트폰에서 회사 업무 앱은 보안이 적용된 기업 전용망으로, 유튜브나 포털 같은 개인 앱은 일반 인터넷망으로 자동 연결하는 기술을 KT가 상용화한다. 개인과 업무 데이터가 한 단말에서 오가지만 통신 경로는 서로 철저하게 분리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5G SA 기반 ‘앱 슬라이싱’이다. 기존 기업전용 5G의 폐쇄망 보안성을 유지하면서 일반 인터넷까지 한 단말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기업용 5G를 한 단계 확장한다. 개인용과 업무용 단말을 따로 지급해야 했던 기업은 단말 비용을 줄이고, 직원은 스마트폰 한 대만 들고 다니면 된다.

명유재 KT 기업무선 IoT서비스담당 상무는 17일 온라인 설명 자리에서 “기업전용 5G 단말과 기업전용 5G 코어를 통해 기업 내부망까지 폐쇄망으로 구성해 물리적인 보안성을 담보한다”며 “보안 접속이 필요한 앱과 일반 개인용 앱을 구분하면 인터넷용 개인 단말과 업무용 단말을 별도로 들고 다니는 번거로움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전용 5G는 일반 이동통신망과 기업 내부망을 분리하는 게 출발점이다. 업무용 단말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기업전용 5G 코어를 거쳐 내부망으로 전달된다. 일반 인터넷에서 기업 내부망으로 접근할 수 없도록 통신 경로 자체를 분리해 보안을 확보한다.

단말도 통제할 수 있다. 필요하면 스마트폰 카메라나 와이파이를 차단하고 특정 지역에서만 단말을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할 수 있다. 기업이 데이터와 음성을 총량으로 구매한 뒤 직원들이 필요한 만큼 나눠 쓰고 전용 포털에서 사용 현황을 관리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KT 5G 업무망 개념도

스마트폰 한 대에 개인망 업무망 동시에

앱 슬라이싱은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스마트폰 자체가 아니라 각각의 앱을 기준으로 접속할 네트워크를 결정한다.

예컨대 회사 이메일이나 사내 업무 앱을 실행하면 기업전용 5G를 거쳐 사내망으로 연결한다. 반대로 유튜브나 포털 등 개인용 앱을 켜면 일반 인터넷망을 이용한다. 이용자가 망을 직접 바꿀 필요 없이 앱에 따라 접속 경로가 자동으로 갈린다.

이를 위해 KT는 삼성전자, 구글과 협력했다. KT가 기업용 네트워크 슬라이스를 구성하고 구글이 기업 정책을 스마트폰에 전달하면 삼성전자가 녹스(Knox)를 기반으로 앱별 트래픽을 구분해 각각 다른 망으로 보낸다. 우선 안드로이드 기반 갤럭시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개발했으며 아이폰은 iOS에 맞춘 추가 개발과 제조사 협력이 필요하다.

요금도 분리할 수 있다. 개인 앱에서 사용한 데이터는 직원이 내고 업무 앱에서 발생한 데이터는 회사가 부담하도록 각각 과금하는 방식이다.

공공기관을 겨냥한 ‘5G 업무망’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유선 업무망을 5G로 바꿔 노트북뿐 아니라 프린터와 복합기, 인터넷전화 등을 무선으로 연결한다. 사무실을 재배치하거나 임시 출장소를 만들 때마다 랜선을 새로 설치할 필요가 없는 게 장점이다.

보안은 여러 단계로 걸어뒀다. 단말과 유심을 먼저 확인한 뒤 노트북과 사용자 계정을 인증하고 마지막으로 등록된 휴대전화 번호를 이용한 OTP 인증까지 통과해야 업무망에 접속할 수 있다. 노트북이나 에그를 분실하더라도 습득자가 곧바로 업무망에 들어갈 수 없도록 한 것이다.

KT가 5G 업무망을 위한 임대형 신규 단말을 출시했다.

100만명 몰려도 안전망은 따로, AI가 이상징후 차단

KT는 5G SA 기반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실제 현장에서도 활용하고 있다. 최근 서울 세계불꽃축제에서는 100만명 이상 관람객이 사용하는 일반 통신망과 별도로 안전관리용 통신망을 구성했다. 무선 CCTV 25대의 영상을 종합상황실로 실시간 전송하고 안전요원용 긴급 연락 단말 10대의 통신도 별도로 보장했다.

소방청과는 재난 현장에서 일반 통신량이 폭증하더라도 소방관의 통신을 우선 연결하는 서비스를 기업전용 5G SA 기반으로 실증했다. 같은 5G망을 사용하더라도 반드시 연결돼야 할 통신에 별도의 길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다음 단계는 네트워크에 AI를 결합하는 것이다. KT가 개발 중인 AI 보안은 트래픽과 단말의 무선 상태, 인증 기록, 보안 이벤트를 함께 분석해 이상 징후를 찾아낸다. 문제가 발생하면 접속을 차단하고 관리자에게 결과를 전달하는 과정까지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다.

관련기사

피지컬AI를 위한 AI-RAN과 AI 엣지도 준비한다. 공장 로봇처럼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움직이는 AI는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데이터를 빠르게 올리고 즉시 판단해야 해 초저지연뿐 아니라 업링크 성능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우태 KT 미래네트워크Lab 통신AX연구담당 상무는 “앞으로 네트워크는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하는 인프라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지키는 지능형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네트워크와 AI, 보안 분야에서 축적해온 기술 역량으로 이 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