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를 잃은 어미 혹등고래가 죽은 새끼 곁을 맴돌며 애도하는 듯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라이브사이언스, 뉴사이언티스트 등 외신은 호주 연구진이 16일(현지시간) 학술지 '디스커버 애니멀스'를 통해 이 같은 관찰 결과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영상은 2025년 7월 호주 남동부 해안에서 촬영됐다. 영상에서 암컷 혹등고래는 바닷속에서 움직이지 않는 새끼 주변을 맴돌며 마치 생명의 징후를 확인하려는 듯 새끼와 접촉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인 올라프 메이네케 호주 그리피스대학교 해양생태학자는 “이런 장면을 목격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라며 “지금까지 혹등고래의 출산이 관찰돼 문헌에 기록된 사례는 약 20건에 불과하며, 그 중 사산된 새끼가 관찰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혹등고래의 사산 사례가 지금까지 거의 관찰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로 갓 태어난 새끼의 특성을 꼽았다. 이빨고래나 돌고래의 새끼와 달리 혹등고래 새끼는 태어난 직후 부력을 유지할 만큼 지방층이 충분하지 않아 어미의 도움 없이는 가라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메이네케는 이 때문에 죽은 새끼가 태어나자마자 해저로 가라앉아 멀리서 발견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컷 고래, 반복적으로 잠수해 죽은 새끼 옆에 머물러
이번 영상은 연구 공동저자인 앤드루 멀빌이 보트를 타고 이동하던 중 촬영됐다. 멀빌은 수면에서 두 마리의 성체 혹등고래가 머무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 가운데 한 마리는 꼬리를 위로 치켜든 채 수직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잠시 후 멀빌은 태아를 감싸고 있던 태반 주머니의 안쪽 막인 양막의 잔해가 수면에 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고래가 방금 새끼를 낳은 것으로 보였지만 새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멀빌과 일행은 고프로 카메라를 이용해 어미 고래를 따라 수중으로 들어갔다. 해저에서는 죽은 새끼가 발견됐고, 어미 고래는 그 주변을 떠나지 않은 채 반복적으로 잠수하며 새끼 곁에 머무는 모습을 보였다.
메이네케는 “암컷은 반복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잠수해 새끼 옆에서 헤엄쳤으며, 약 1분간 해저에 누워 새끼 곁에 머물기도 했다”며 “심지어 가슴지느러미를 새끼 위로 움직이는 행동도 보인 뒤 다시 잠수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행동은 최소 90분 동안 관찰됐으며, 어쩌면 며칠 동안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약 2시간 동안 관찰한 뒤 현장을 떠났다.
연구진은 이번 관찰이 혹등고래의 사회적 행동과 새끼에 대한 반응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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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를 인간의 의미에서 ‘애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애도와 같은 감정은 생리학적·신경학적 측정만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어미 고래가 관찰 기간 동안 새끼 가까이에 머무르려 했고, 이후 이틀 동안에도 해당 지역에서 헤엄치는 모습이 목격됐다는 점을 근거로 새끼의 죽음에 대한 행동적 반응이 나타났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메이네케는 “이번 연구는 수염고래가 동족의 죽음에 보이는 행동적 반응, 특히 어미가 죽은 새끼에게 보이는 반응을 관찰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며 “이는 혹등고래의 복잡한 행동 양식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