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AI에서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SKT, 일상 속 '실행형 AI' 만든다

모두의 AI, 한국형 정보·실행형 에이전트로 차별화…전화·문자로 AI 활용 문턱 낮춰

컴퓨팅입력 :2026/09/16 09:01

SK텔레콤이 연말 선보일 '모두의 AI'를 챗GPT·제미나이처럼 답변 품질을 겨루는 범용 인공지능(AI)에 머물지 않고 병원 예약과 공공서비스 신청, 전화 대행까지 직접 처리하는 '실행형 AI 에이전트'로 차별화한다. 앱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시니어도 전화와 문자로 AI를 이용하도록 해 AI 확산 과정에서 생기는 디지털 소외도 줄인다는 구상이다.

김지훈 SK텔레콤 AI사업본부장은 지난 1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글로벌 기업과 동일한 경쟁을 하지는 않으려고 한다"며 "한국 국민들이 기존 AI 서비스를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더 잘 채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모두의 AI 사업이 본격화된 뒤 연말 서비스 출시까지 주어진 기간은 약 6개월이다. 이미 챗GPT와 제미나이 등 글로벌 AI가 일상에 자리 잡은 만큼 SK텔레콤은 짧은 기간 안에 국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김지훈 SK텔레콤 AI사업본부장은 "한국형 콘텐츠와 공공정보를 보강하고 이용자의 요청을 실제 행동까지 연결하는 '실행형 AI'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사진=SK텔레콤)

김 본부장은 SK텔레콤이 기존 AI 서비스를 운영하며 쌓은 경험을 활용하는 동시에 여러 국내 AI 모델을 시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모델 하나로 모든 질문을 처리하기보다 일반 대화와 추론, 문서 작성 등 과업에 따라 강점을 가진 모델을 연결하는 방식도 적용한다.

다만 글로벌 AI와 같은 영역에서 성능 경쟁만 벌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딥리서치나 추론 기반 답변을 그대로 따라가기보다 한국형 콘텐츠와 공공정보를 보강하고 이용자의 요청을 실제 행동까지 연결하는 '실행형 AI'에서 차별화를 꾀한다.

답변 넘어 예약·신청까지…'실행형 AI' 앞세운다

SK텔레콤이 앞세운 차별점은 실행형 에이전트다. 이용자가 정보를 묻고 답을 받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AI에 과제를 맡기면 필요한 절차를 거쳐 실제 업무까지 마치는 형태다.

회사는 앞서 굿닥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연결해 병원을 검색하고 예약하는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연말 서비스에는 병원 예약을 비롯해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기능 가운데 일부를 실제 실행하도록 구현한다. 컨소시엄 참여 기업뿐 아니라 별도로 업무협약(MOU)을 맺은 기업들과도 API 연결을 확대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실행형 AI가 확산되려면 이용자가 원하는 업무를 폭넓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영화관 예약은 되지만 음식점 예약은 안 되는 식으로 기능이 끊기면 지속적인 이용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전화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구현한다. 이용자가 전용 번호로 전화를 걸어 AI와 직접 대화하거나, 앱에서 정보를 찾던 중 확인이 필요한 내용을 에이전트에게 대신 전화해 알아봐 달라고 요청하는 형태다.

일례로 이용자가 야간 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찾은 뒤 현재 대기 인원을 물으면 검색만으로는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이때 AI가 "직접 전화해서 확인해 드릴까요?"라고 묻고 이용자가 동의하면 병원에 전화를 걸어 정보를 확인하는 식이다.

식당의 콜키지 비용이나 별도 룸 이용료, 공공시설 세부 이용 조건처럼 검색 결과에 잘 나오지 않는 정보도 같은 방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처음부터 전화로 AI에 요청하는 경우에는 별도 앱 없이 통화만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앱리스' 경험도 가능하다.

SK텔레콤 가입자가 아니어도 전화 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전용 전화번호를 활용해 KT와 LG유플러스 가입자까지 통신사 구분 없이 AI 에이전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서비스는 현재 기본적으로 무료 제공하는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이용자가 AI와 통화하는 음성 처리 자체에 별도 비용을 부과할 계획은 없다"며 "기본 통화는 각 이용자의 요금제 범위에서 처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SK텔레콤 본부장은 이용자가 AI와 통화하는 음성 처리 자체에 별도 비용을 부과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사진=SK텔레콤)

"AI에서 시니어 소외되지 않게"…전화·문자로 문턱 낮춘다

전화와 문자를 활용하는 데는 AI 확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디지털 격차를 줄이려는 의도도 담겼다.

김 본부장은 통신 서비스의 중심이 음성에서 데이터로, 다시 AI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기존 이용자가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에서 오히려 소외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AI를 더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기술에 이용자를 맞추기보다 이들이 익숙한 방식에 AI를 얹겠다는 접근이다. 스마트폰 앱 사용이 어려운 시니어에게 별도 앱 설치를 요구하기보다 전화로 AI를 불러 필요한 일을 맡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택시 호출이 대표적인 사례다. 스마트폰 앱 이용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전화로 택시를 요청하면 AI 에이전트가 호출까지 이어준다. SK텔레콤은 업무협약을 맺은 티머니모빌리티 등과 생활 밀착형 기능을 넓혀갈 방침이다.

현재 제공 중인 케어콜 서비스에는 거대언어모델(LLM)을 접목한다.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정보를 주고받는 수준에서 벗어나 보다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는 방향이다.

SK텔레콤 모두의 AI 컨소시엄 및 MOU 참여사들. (사진=SK텔레콤)

"신청해야 받는 공공서비스"… AI가 먼저 찾아준다

공공서비스에서는 기존 정부24와 다른 이용 경험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용자가 필요한 혜택을 이미 알고 찾아가 신청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조건에 맞는 지원책을 AI가 먼저 찾아 알려주는 식이다.

청년 지원이나 복지 정책처럼 대상자가 조건을 충족하면서도 제도를 몰라 신청하지 못하는 사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이용자가 대상일 가능성이 있으면 신청 가능한 사업을 안내하고 필요한 절차까지 연결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공공 API 연계도 협의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이용자의 정보를 모두 직접 보유하지 않더라도 신원을 확인한 뒤 정부 시스템에서 지원 대상 여부를 판단하고 결과를 연결하는 구조다.

김 본부장은 행정안전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필요한 공공 API를 놓고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미 구축된 공공서비스를 국민이 더 쉽게 알고 이용하도록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는 설명이다.

개인정보 맡기는 AI…"실행 직전 다시 확인"

SK텔레콤이 실행형 AI를 실현하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과제가 있다. 개인정보 보호다.

AI 에이전트가 발전하면서 개인정보와 권한을 어디까지 넘길 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병원 예약이나 공공서비스를 넘어 결제·금융 등으로 범위가 확대되면 이용자가 AI를 얼마나 신뢰할지가 서비스 확산의 관건이 될 수 있다.

김지훈 SK텔레콤 본부장은 "에이전트 기술 발전 속도와 비교하면 관련 가이드라인과 표준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다른 사업자들과 함께 기준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AI 보안기업과 사내 정보보안 조직이 함께 에이전트 보안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레드팀을 꾸려 외부 공격이나 서비스 실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취약점을 사전에 점검하고 보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장치는 AI가 실제 행동에 나설수록 강화한다. 단순히 정보를 알려줄 때와 달리 예약이나 결제처럼 이용자를 대신해 업무를 처리할 때는 실행 전에 이용자의 동의를 다시 받는 식이다.

결제에는 별도의 인증 체계도 필요하다. SK텔레콤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하나카드·신한카드와 에이전트 결제 실증을 논의하고 있다. AI에 결제 정보를 계속 맡기는 대신 필요한 순간에만 사용할 수 있는 일회용 키를 발급하는 방식도 검토 대상이다.

예컨대 AI가 택시를 호출한 뒤 요금을 결제하거나 유료 증명서를 발급하려 할 때 곧바로 실행하는 대신 "결제를 진행할까요?", "이 결제수단을 사용할까요?"처럼 이용자에게 다시 묻는 구조다. 금전 거래처럼 민감도가 높은 영역은 처음부터 범위를 넓히지 않고 위험이 낮은 서비스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잘못된 답변이나 실행 오류가 발생했을 때 사업자와 기술 공급자, 이용자 가운데 누가 책임질지도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 SK텔레콤은 현재로서는 책임 주체를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AI 오류가 실제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는 데 먼저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본부장은 "에이전트 기술 발전 속도와 비교하면 관련 가이드라인과 표준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라며 "다른 사업자들과 함께 기준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MAU보다 '다시 쓰는가' 본다…10월 중순 비공개 베타

SK텔레콤은 올해 모두의 AI 월간활성이용자(MAU) 목표를 500만명, 내년에는 1000만명으로 잡았다. 다만 내부에서는 MAU 자체보다 이용자가 서비스를 다시 찾는지와 실제 요청을 끝까지 처리했는지를 더 중요한 지표로 삼고 있다.

김 본부장은 MAU를 '결과 지표'로 봤다. 대신 첫 이용 후 7일 안에 다시 서비스를 사용하는 재사용률과 이용자가 요청한 업무를 AI가 실제로 마쳤는지를 나타내는 '실행 완수율'을 주요 과정 지표로 관리한다.

서비스는 하나의 AI 모델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여러 국내 모델의 대화·추론·작성 능력을 비교해 이용자의 요청에 맞는 모델로 연결하는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 시험에서도 한 모델이 모든 업무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보이지는 않았다. 자기소개서 작성은 문서 작성에 강한 모델로, 일상적인 대화는 멀티턴 대화 성능이 뛰어난 모델로 보내는 식으로 과업을 나눠 처리한다. 우선 국산 모델을 최대한 활용하되 품질을 확보하기 어려운 일부 영역에서는 외산 모델 활용도 검토한다.

출시 일정도 구체화했다. SK텔레콤은 10월 중순 일부 이용자를 대상으로 비공개 베타 서비스를 시작해 답변 품질과 사용성을 점검한 뒤 12월 정식 서비스를 내놓는다. 연말에는 범용 챗봇과 공공 AI 비서, 실제 업무를 처리하는 일부 실행형 에이전트를 함께 선보인다.

관련기사

서비스는 앱과 전화·문자로 제공한다. 앱은 새로 개발하고 있으며 기존 에이닷과 어떤 관계를 가져갈지는 여러 방안을 놓고 내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김 본부장은 "결과적으로 연말에 얼마만큼 좋은 서비스를 내느냐가 정말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며 "이를 위해 모든 역량을 모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