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재생에너지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통신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늘어나는 데이터 수요에 대응하면서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재생에너지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느냐가 넷제로 달성의 성패를 좌우한다는 분석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공개한 '모바일 넷제로: 아시아태평양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이동통신사가 사용하는 전력 가운데 구매하거나 직접 생산한 재생에너지 비중은 2024년 기준 24%다. 2019년 10%에서 5년 만에 두 배 이상으로 높아졌다.
재생에너지는 이미 통신사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GSMA에 따르면 2023~2024년 전 세계 이동통신사의 운영 탄소배출 감축분 가운데 약 60%가 재생에너지 확대에서 비롯됐다. 2024년 통신사가 구매하거나 직접 생산한 재생에너지 전력은 약 70TWh에 달했다.
다만 재생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는 여건에 따라 지역별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유럽 통신사는 소비전력의 약 7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했고 북미도 50%에 달했다. 반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15%에 머물렀다.
특히 동남아시아는 재생에너지 조달이 어려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지역 통신사가 재생에너지로 충당한 전력은 전체의 4%에 불과했다. 말레이시아도 5% 수준이다. 반면 일본과 호주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재생에너지 접근성 차이는 탄소배출 추이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2019~2024년 일본과 오세아니아 통신사의 운영 탄소배출량은 30% 이상 감소한 반면 동남아시아에서는 약 20% 증가했다. GSMA는 동남아에서 연결 수요와 네트워크 구축이 빠르게 늘어난 가운데 재생에너지 접근이 제한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실제 아시아태평양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은 같은 기간 350% 증가했고 이동통신 연결 수도 6% 늘었다. 이에 따라 이 지역 통신사의 운영 탄소배출량은 6% 증가해 2024년 약 2300만톤의 이산화탄소환산량(CO2e)을 기록했다. 데이터 사용 증가에 따라 네트워크 전력 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용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얼마나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진 이유다.
일부 동남아 통신사는 재생에너지 확보를 늘리고 있다. 필리핀 글로브텔레콤은 2025년 사용 전력의 3분의 1을 재생에너지로 충당했고, 텔레콤말레이시아와 태국 트루도 20%를 넘어섰다. 반면 일부 국가에서는 외부에서 재생에너지를 구매할 수 있는 제도가 아직 제한적이고, 이동통신 기지국처럼 여러 지역에 분산된 시설에 적합한 상품이 부족하거나 비용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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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사의 비용 부담도 커지고 있다. 아태지역 통신사는 2024년 약 50TWh의 전력과 디젤이나 휘발유 3억 5000만리터를 사용했으며 에너지 비용으로 약 70억 달러를 지출했다. GSMA는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재생에너지 확대가 탄소배출뿐 아니라 에너지 비용과 공급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GSMA는 통신사에 네트워크 에너지 효율 개선과 노후 통신망 폐쇄,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각국 정부에는 분산된 통신시설에 적합한 재생에너지 구매 통합 조달 제도를 마련하고 전력시장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며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사업의 인허가를 단축하고 석탄발전 퇴출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