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상담원, 4년 후 AI에 일자리 줄 가능성 커…영향 덜 받을 직업은?

앤트로픽 "2030년 지식노동 임금 10%↓…전기기사·간호사 등은 영향 제한적"

컴퓨팅입력 :2026/09/10 15:48

인공지능(AI)이 더 많은 업무를 맡을수록 직업별 일자리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I가 대신하기 쉬운 업무가 많은 직종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반면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업무가 많은 직종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분석됐다.

앤트로픽은 9일(현지시간) AI 발전이 2030년 미국의 일자리와 임금, 실업률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한 내용을 공개했다. 미국의 직업별 업무 자료를 토대로 AI가 사람의 일을 얼마나 맡을 수 있는지 살펴보고 AI 성능과 보급 수준에 따라 일자리와 임금 등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계산했다.

직종별 차이는 뚜렷했다. 개발자와 콜센터 상담원 등 AI가 대신할 수 있는 업무가 많은 직종에서는 일자리가 줄었다. 반면 전기기사와 간호사처럼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업무가 많은 직종은 변화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앤트로픽이 분석한 AI 도입에 따른 직업 이동 예시. 2026년 지식노동자 가운데 2.5%가 2030년까지 기존 직종에서 밀려나며 1.8%는 다른 직종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앤트로픽 블로그 캡처)

일자리를 옮겨야 하는 사람도 늘었다. AI 영향을 많이 받는 직종에서 밀려난 사람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다른 직종에 취업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면서 실업률도 높아졌다.

한 직업 안에서도 업무에 따라 AI가 미치는 영향은 달랐다. 간호사의 경우 환자 혈압이나 맥박 등을 기록하거나 병동 물품을 주문하는 일은 AI가 대신할 수 있는 업무로 분류됐다. 반면 환자를 씻기거나 직접 돌보는 일은 사람이 계속 맡는 영역으로 남았다.

임금 변화도 직업에 따라 달랐다. AI가 지식노동의 절반을 수행할 능력을 갖추면 지식노동자의 임금은 거의 오르지 않았다. AI가 지식노동 대부분을 사람보다 잘하게 되면 2030년 지식노동자의 임금은 AI가 없는 경우보다 10% 넘게 낮아졌다.

반면 지식노동 이외 직종의 임금은 올랐다. 일례로 AI로 인프라 설계와 인허가 업무가 빨라지면 건설 사업이 늘면서 건설 노동자에 대한 수요와 임금도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일자리가 줄어드는 직종이 생겨도 미국 경제 전체는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천천히 발전하면 2030년 국내총생산(GDP)은 AI가 없을 때보다 1.6% 증가했다. AI가 더 빠르게 발전하고 널리 활용되면 증가 폭은 8.3%로 높아졌다.

AI가 지식노동 대부분을 사람보다 잘하는 수준까지 발전하면 GDP 증가 폭은 32.4%에 달했다. AI가 더 많은 일을 맡을수록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경제성장 속도도 빨라졌다.

하지만 경제가 성장해도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줄었다. 현재 전체 소득 약 60%를 차지하는 노동자의 몫은 AI가 지식노동 대부분을 맡는 경우 45.2%까지 떨어졌다. 반면 기업 이윤과 투자 수익 등 자본에 돌아가는 비중은 약 40%에서 54.8%로 높아졌다.

앤트로픽은 미국 노동부의 직업별 업무 자료를 활용해 이 같은 변화를 분석했다. 하나의 직업을 여러 업무로 나눈 뒤 AI가 사람을 돕는 업무와 완전히 대신할 수 있는 업무를 구분했다. 사람이 계속 맡아야 하는 업무와 AI 도입으로 새롭게 생길 업무도 반영했다.

예를 들어 간호사가 AI의 환자 분류 내용을 확인하거나 AI가 제시한 진료 계획을 검토하는 일은 AI 도입으로 새롭게 생길 업무로 분류했다. 기존 업무가 사라지는 영향뿐 아니라 AI로 새로운 업무가 생기는 변화까지 고용 분석에 포함한 것이다.

앤트로픽은 이와 별도로 지난 8월 미국인 1만 980명을 대상으로 AI의 미래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AI가 앞으로 어떤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을지와 실제 현장에 얼마나 널리 쓰일지 등을 물었다. 이후 응답자들이 예상한 AI의 미래를 경제모델에 적용했다.

설문 응답을 경제모델에 적용하면 2030년 미국 GDP는 AI가 없는 경우보다 약 10% 증가하고 전체 실업률은 약 5%로 높아졌다. 응답자의 약 10%는 AI가 지식노동 대부분을 사람보다 잘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관련기사

다만 정부 정책과 경기 변화, 금융시장 충격 등은 이번 분석에 포함되지 않았다. 외부 검토에 참여한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AI 영향을 많이 받는 직종의 일자리가 실제로 줄어들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앤트로픽은 "경제 시나리오 탐색기는 서로 다른 기술 발전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하기 위한 도구로 봐야 한다"며 "실제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