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중국 등 국가 배후 해킹조직의 인공지능(AI) 활용이 늘어나는 가운데 올해 말에는 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8일 IT업계에 따르면 북한과 중국 연계 해킹조직이 AI를 정보 수집과 악성코드 개발, 공격 자동화 등에 활용하는 움직임이 잇따라 포착됐다. 특히 한국을 주요 표적으로 삼아온 북한 해킹조직까지 외부 서비스에 의존하지 않는 로컬 AI 환경을 구축하며 관련 역량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명주 AI안전연구소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북한과 중국 등 국가 배후 해킹조직의 AI 에이전트 활용 공격이 올해 말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취약점을 탐색하는 데 막대한 토큰이 쓰이는 만큼 이를 뒷받침할 컴퓨팅 파워가 충분한지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빠르게 높아진 AI 에이전트의 사이버 공격 수행 능력이 있다. 최근 AI 에이전트는 사람의 단계별 지시 없이 공격 대상을 탐색하고 취약점을 찾아 검증한 뒤 공격 코드를 만드는 작업까지 수행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구글 위협정보그룹은 지난 5월 AI로 개발된 것으로 판단되는 제로데이 공격 사례를 처음 확인하기도 했다.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조직으로 알려진 '김수키'에서도 AI 활용 움직임이 확인됐다. 국내 사이버보안 기업 지니언스가 지난달 10일 공개한 분석에 따르면 김수키와 연관된 시스템에서 로컬 거대언어모델(LLM)을 구동·관리하는 '올라마'와 'GPT포올', '엠스티' 등이 발견됐다. 검색증강생성(RAG) 환경과 AI 에이전트 개발 프레임워크, AI 코딩 도구 '커서'를 사용한 흔적도 나왔다.
로컬 LLM은 외부 AI 서비스에 데이터를 보내지 않고 자체 시스템에서 모델을 구동할 수 있다. 지니언스는 김수키가 기존 AI 모델을 악성코드 개발과 자료 분석, 공격 자동화 등에 접목하기 위한 연구와 기술 검증을 진행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수키와 북한의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확인됐다. 시스템에 남은 입력 기록에서는 '싸이트', '가입리력', '로출되였는지' 등 북한식 표현이 발견됐다. 올해 초부터는 생성형 AI로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금융 분야 문서를 스피어피싱 미끼로 활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다만 김수키가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거나 파인튜닝한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개된 모델과 관련 기술을 공격 과정에 활용하기 위한 역량을 축적하는 단계라는 게 지니언스의 분석이다.
김수키는 2010년대 초부터 한국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아온 조직이다. 정부기관과 관련 전문가 등을 사칭해 이메일을 보내 계정정보를 빼내거나 악성코드 감염을 유도하는 스피어피싱 공격을 지속해왔다. 기존에 한국을 겨냥하던 조직이 AI를 공격에 활용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 셈이다.
중국계 해킹조직에서도 AI를 활용한 공격이 빠르게 늘고 있다. 대만 사이버보안 기업 팀T5에 따르면 중국 정부 연계 해킹조직들은 딥시크 등 AI를 반복 작업과 악성코드 개발 등에 활용하면서 공격 횟수를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늘렸다.
중국계 해킹조직 '그림펑시'는 딥시크로 공격 코드를 제작했다. '텔레보이'는 딥시크를 이용해 인터넷에서 IP 주소 1000개를 수집하고 공격 대상 도메인을 파악했다.
찰스 리 팀T5 수석분석가는 블룸버그에 딥시크가 강력한 성능을 갖춘 데 비해 사이버 보안 안전장치가 느슨해 중국 해커들이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AI 모델은 해커들의 수요가 높지만 안전장치가 엄격해 이를 우회하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중국 AI는 세이프가드가 낮기 때문에 사이버 방어에 활용하기 좋지만 거꾸로 공격에도 유리하다"며 "오픈웨이트 모델은 별도의 도움을 받지 않더라도 북한이 가져다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를 통한 사이버 공격을 막으려면 결국 AI로 방어하는 수밖에 없다"며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막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AI를 이용한 공격이 고도화되면서 공격 도구 자체를 차단하는 것보다 공격 징후를 빠르게 찾아 대응하는 체계가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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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헌 S2W 통합분석실장은 "공격자가 사용하는 도구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것은 AI 이전부터 어려운 문제"라며 "사이버위협인텔리전스(CTI)를 통해 사전 징후를 파악하고 관제로 공격 개시 시점을 빠르게 확인·차단하는 대응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기업 차원에서는 기존 보안체계를 활용한 피싱 공격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상용 피싱 방어 솔루션 등을 활용해 공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