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 벽’에 갇힌다...SKT, 사후학습·추론으로 돌파구

"공개데이터 물량·접근·품질 한계"…자체 데이터·연산 역량 강조

방송/통신입력 :2026/09/07 10:10

AI 모델 성능을 높이는 데 필요한 학습 데이터가 부족해지는 ‘데이터 벽(Data Wall)’ 문제가 현실이 되고 있다. 단순히 공개된 데이터의 고갈에 그치지 않고 웹 접근 제한과 합성 데이터의 품질 문제까지 겹치면서 AI 경쟁 방식도 달라질 것이란 분석이다.

7일 SK텔레콤 뉴스룸에 따르면 회사 AI정책연구원은 기고를 통해 AI 업계가 맞닥뜨린 데이터 제약을 ▲공개 텍스트의 물량 ▲웹 데이터 접근성 ▲합성 데이터 품질 등 세 가지로 구분했다.

먼저 데이터 총량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 AI 연구기관 에포크AI는 인간이 작성한 고품질 공개 텍스트를 약 300조 토큰으로 추산했다. 현재와 같은 AI 확장 추세가 이어지면 2032년 이내에 소진될 가능성이 있다. 학습 방식과 데이터 활용 효율에 따라 시점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봤다.

중요한 것은 고갈 시점보다 데이터의 한계효용이다. 데이터를 계속 늘리는 것만으로 얻을 수 있는 성능 향상에는 한계가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는 같은 데이터에서 얼마나 높은 학습 효율을 끌어내느냐가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데이터 벽'이 AI 시대 경쟁 법칙을 바꾸고 있다. 사진_SK텔레콤 뉴스룸

웹에 있는 데이터를 자유롭게 가져다 쓰기도 어려워지고 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오는 15일부터 광고가 게재된 페이지에서 AI 학습 에이전트용 크롤러를 기본 차단하고 검색과 학습을 함께 수행하는 크롤러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데이터가 웹에 존재하는 것과 AI 기업이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별개의 문제가 된 셈이다.

AI가 만든 합성 데이터도 완전한 대안은 아니다. 네이처에 게재된 연구에서는 모델이 생성한 데이터로 후속 모델을 반복 학습하면 희귀 사례와 예외적 패턴이 사라지면서 성능이 퇴화하는 ‘모델 붕괴’ 가능성이 제기됐다. 수학이나 코딩처럼 결과 검증이 쉬운 분야에서는 유용하지만 인간이 만든 데이터를 전면적으로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변화로 데이터의 경제적 가치도 달라지고 있다. 오픈AI는 악셀 슈프링어와 뉴스코프 등 미디어 기업과 계약을 맺고 콘텐츠 이용 접근 권한을 확보하고 있다. 레딧도 실시간 데이터 API를 AI 기업에 제공한다. 데이터를 한 번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접근권을 제공하는 라이선싱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다.

AI를 활용하는 일반 기업에는 공개 데이터 고갈보다 내부 데이터를 얼마나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다. 거래 운영 로그와 고객 상담 기록, 설계 정비 이력, 현장 계측치 등 외부에서 구하기 어려운 데이터의 상대적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자료_SK텔레콤 뉴스룸

데이터를 많이 보유했다고 곧바로 AI 경쟁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여러 시스템에 흩어진 데이터를 정제하고 활용 목적과 권리관계를 명확히 한 뒤 실제 업무와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모델 학습에 투입하기보다 검색증강생성(RAG)으로 데이터를 활용하고 효과가 확인된 분야부터 사후학습을 확대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제시됐다.

그런 가운데 SK텔레콤은 모델, 데이터, 인프라 측면에서 대응하고 있다. 자체 AI 모델 A.X 개발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고품질 한국어 데이터를 발굴하고 정제하는 데 집중하고, 보유 데이터는 개인정보 보호와 비식별화 등을 전제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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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성능 확장 방식이 대규모 사전학습에서 사후학습과 추론 시점 연산으로 넓어지는 데 맞춰 인프라도 강화한다. SK텔레콤은 2029년까지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목표로 투자를 추진하고 GPUaaS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SK텔레콤 AI정책연구원은 “데이터 벽 이후 경쟁의 초점이 단순히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서 보유한 데이터를 실제 AI에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역량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