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IT 기업 가비아를 둘러싼 공개매수와 지배구조 갈등이 이어지면서 회사 내부에서도 불확실성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재 서비스 운영에는 문제가 없지만 채용과 신규 투자 결정이 미뤄지는 등 실제 사업 현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비아 공동성명을 주도한 임직원 측은 4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회사의 방향이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채용이나 신규 투자 같은 결정들이 미뤄지는 부분을 실제로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인프라와 서비스는 평소와 다름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짚었다.
직원들은 공개매수 가격과 일반주주 권익을 둘러싼 논의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등 장기 투자가 필요한 사업 특성을 고려해 인수 이후 사업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조합이 없는 가비아에서 임직원들이 경영 현안을 두고 집단 의사를 밝힌 것은 창립 27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달 24일 등기이사를 제외한 임직원 411명 가운데 334명(81.3%)이 공동성명에 참여해 장기적인 연구개발(R&D)과 인프라 투자를 위한 경영 연속성을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집단행동의 배경에는 가비아를 둘러싼 공개매수와 지배구조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 맥쿼리자산운용은 디씨케이인베스트먼트(DCK)를 통해 김홍국 가비아 대표 등 최대주주 측 지분 24.4%를 인수하고 일반주주를 대상으로 주당 4만 8000원에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공개매수가 성사되면 맥쿼리 측은 가비아의 자진 상장폐지와 완전자회사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주요 주주인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는 거래 과정의 이해상충 가능성과 이사회의 독립성 등을 문제 삼으며 이사회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지분·가격 논의만 지속…현장 목소리도 들어야"
임직원 측은 공동성명을 낸 배경에 대해 특정 사건 하나 때문이라기보다 회사의 주인과 경영이 동시에 바뀔 수 있는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동안 논의가 지분과 가격을 중심으로 흘러왔지만 정작 이 회사를 만들어온 사람들의 관점은 어디에도 없었다"며 "회사의 미래가 결정되는 국면에서 현장의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얼라인이 제기하는 주주가치 문제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임직원 측은 "주주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 자체에는 우리도 공감한다"며 "상당수 직원 역시 회사 주식을 가진 주주이고 일반주주의 권익이 보호돼야 한다는 원칙에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IT 인프라 산업에선 단기적인 기업가치뿐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만들어지는 가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데이터센터는 부지와 전력·냉각·공간을 미리 확보해야 하고 구축부터 가동까지 수년이 걸리는 데다, 최근 AI 인프라 확대로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메모리 등 주요 부품의 선제적인 확보 필요성도 커지고 있어 투자 연속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누가 어떻게 운영할지도 중요"
현재 진행 중인 맥쿼리의 공개매수와 행동주의 펀드의 문제 제기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임직원 측은 행동주의 펀드가 공개매수 가격과 적정 주가 산정, 거래 절차 등을 문제 삼는 것은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평가하면서도, 더 나은 조건의 인수자를 찾는 과정에서 해당 인수자가 가비아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우리에겐 회사를 사고파는 것보다 그다음이 중요하다"며 "회사의 앞날을 결정하는 자리에 선다면 얼마를 낼 것인지만이 아니라 이후 무엇을 할 것인지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특정 투자자를 무조건 지지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공개매수가격뿐 아니라 인수자의 사업 운영 역량과 장기적인 방향까지 함께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직원 측은 "더 높은 값을 부르는 후보가 반드시 회사를 더 잘 키울 후보라는 보장은 없다"며 "인수자를 평가하는 기준에 운영 역량과 장기적 방향도 포함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노조 설립도 실제 논의…상황 따라 준비"
공동성명에서 언급한 노동조합 설립도 단순한 경고성 표현에 그치지 않고 실제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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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직원 측은 "실제로 직원들 사이에서 노조 설립이 논의되고 있다"며 "언제든 상황에 따라 준비할 수 있도록 절차와 방법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뀌든 우리 입장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분명해졌다"며 "구체적인 시점과 형태는 향후 직원들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회사의 주인이 누가 되든 27년간 쌓아온 사업 경험이 유지되는 방향이길 바란다"며 "당장의 공개매수가격보다 이 회사가 가진 사업의 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회사의 지배구조와 경영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실제 가비아의 사업을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함께 고려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