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특화모델 참여 보안기업들 "역할 아직 분배 안해"

산학연 32곳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 참여…"글로벌 수준 제품 만들 것"

컴퓨팅입력 :2026/09/03 19:05

'사이버보안 특화' 인공지능(AI) 모델 개발 사업에 네이버 클라우드 컨소시엄이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아직 세부적인 개발 계획은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이지만, 중간평가가 예정된 5개월간 역할 분배 및 개발 계획 수립을 마치고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3일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 공모에서 최종 사업자로 네이버 클라우드 컨소시엄을 선정, 발표했다.

이번 사업 평가에서는 기술력 및 개발 경험, 개발전략·기술, 개발 목표 등의 우수성·실현 가능성, 시장성 및 파급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대규모 산학연 컨소시엄 구성과 복수의 에이전트·하네스 구성 등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네이버클라우드를 주관기관으로 32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한다. 구체적으로 ▲LG CNS ▲LG경영개발원 AI연구원 ▲LG유플러스 ▲하이퍼엑셀 ▲비드래프트 ▲트릴리온랩스 등 AI 기업과 더불어 ▲로그프레소 ▲마크애니 ▲샌즈랩 ▲스패로우 ▲티오리한국 ▲에스투더블유(S2W) ▲AI스페라 ▲윈스테크넷 ▲이스트시큐리티 ▲지란지교시큐리티 ▲테이텀시큐리티 ▲피앤피시큐어 ▲휴네시온 ▲금융보안원 등 국내 주요 보안 기업 및 기관 14곳이 참여한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수력원자력 ▲한전KDN 등 실제 수요기관도 함께한다. 아울러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고려대 산학협력단(디지털포렌식연구실, 인공지능연구실) ▲대구대, 서울대, 중앙대, 포항공과대 산학협력단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국에너지공과대 등 주요 대학 및 연구기관도 참여한다. 대규모 AI 기업과 보안 기업, 수요기관 및 연구기관까지 아우르는 협력 체계를 갖춘 것이다.

이들 컨소시엄은 이달부터 10개월간 엔비디아 B200 그래픽처리장치(GPU) 총 256장(32노드)을 지원받는다. 5개월간 먼저 지원하고, 그 이후부터는 중간평가를 거친다. 결과에 따라 잔여 5개월간의 지원 여부가 결정된다.

보안 기업들 "보안 데이터 제공 역할 예상…세부 계획은 아직"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국내 주요 보안 기업들은 컨소시엄 주관사가 아니기 때문에 공식 입장을 표명하기 꺼려 하면서도 자사의 역할을 인지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티오리는 "네이버클라우드가 주관사이기 때문에 향후 개발 계획이나 진행 계획을 세부적으로 알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내주부터는 대외적으로 공개할 수 있는 내용에 한해 개발 계획이나 공유할 수 있는 내용을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이버보안 전문 기업 티오리는 AI로 자산의 취약점을 선제적으로 식별하는 'AI 해커' 솔루션 '진트(Xint)'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컨소시엄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S2W, 샌즈랩, AI스페라 등 공격 표면 관리(ASM), 사이버 위협 인텔리전스(CTI) 전문 기업이 포함된 만큼 이들 기업은 보안 특화 AI 모델에 탑재될 핵심 데이터를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샌즈랩 관계자는 "컨소시엄 내 기업들 간 세부적인 역할은 아직 분배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샌즈랩은 기본적으로 보안 데이터 제공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개발 계획 수립 과정에서 데이터 제공 범위나 종류에 대한 조율을 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 주관사인 네이버클라우드의 청사진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S2W는 "S2W는 위협 인텔리전스 영역을 담당할 예정이다. 국내 사이버 위협 환경을 반영한 데이터와 보안 도메인 AI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모델 학습용 데이터와 검증 과정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자체 수집·운영 중인 위협 인텔리전스 데이터가 중심이 될 것이다. 이는 공개 데이터로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보안 특화 AI 모델 개발에 기여할 부분이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들 기업 외 보안 기업들도 데이터 제공에 초점을 맞춰 주어진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지란지교시큐리티 관계자는 "지란지교시큐리티는 이번 컨소시엄에서 국가 사이버 보안 특화 AI 모델 학습을 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담당할 예정"이라며 "향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된 AI 모델을 지란지교시큐리티의 기존 제품 AX(AI 전환)에 활용하고 이를 상용화하는 방향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발 목표는 클로드 미토스, GPT-5.6-CyberAI와 GPT-5.5-Cyber 수준의 'K-미토스'를 만드는 것"이라며 "다만 구체적인 적용 제품이나 세부 일정 등은 내부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라 현시점에서 공개가 어렵다"고 말했다. 

윈스테크넷은 "방화벽, 침입 방지 시스템(IPS) 등 네트워크 보안 장비에서 발생하는 이벤트를 수집·가공해 AI 모델 학습 데이터로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며 "특히 동일 공격에 대한 장비별 이벤트의 상관관계와 연관 정보를 비롯해 공격 발생 시 실시간 수집한 비식별 처리를 거친 데이터를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Raw 패킷에서 공격의 행위적 특징을 추출·가공해 AI가 네트워크 공격의 패턴과 특성을 학습할 수 있는 고품질 데이터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 앤트로픽, 오픈AI 등 빅테크 기업들이 연이어 사이버보안 특화 AI 모델을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10개월가량 모델 개발에만 시간을 투입하고 있는 부분이 시기를 놓친 것이 아니냐는 회의적인 시선도 제기됐다. 

관련기사

이용준 극동대 해킹보안학과 교수는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이 한국 사이버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자로 선정된 것은 한국 안보 측면에서 독자적으로 AI 모델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글로벌 안보 관점에서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은 9월 개발에 착수하기 때문에 구글, 앤트로픽, 오픈AI 등 빅테크 기업이 제시한 사이버보안 AI 모델 대비 개발 시점이 늦은 점은 아쉽다. 또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기존 모델이 학습을 가속화하며 이전 버전을 갱신, 격차를 높이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하지만 한국은 북한, 중국, 러시아 등 국가 배후 해킹 그룹 집중화에 따른 특성 반영이 가능하다. 산업적 특성으로도 반도체, 에너지, 방산 등 선도 산업에 대한 사이버 공격과 내부 기밀 유출에 대한 차별화된 AI 대응 기술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은 고무적"이라며 "이처럼 한국 IT 인프라의 특성을 반영한 AI 모델이 개발된다면 차별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한국 사이버 안보와 주권을 고려해 국가적 R&D 투자,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 AI 전문성 향상, 신진 AI 보안 인력 양성으로 사이버 AI 모델 생태계를 견고하게 할 계기가 될 전망이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