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주인의 눈 깜빡임처럼 아주 미세한 얼굴 움직임에도 반응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낯선 사람이 아닌 주인이 눈을 깜빡일 때 반려견 역시 눈을 더 자주 깜빡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현지시간)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얼러트에 따르면 이탈리아 파르마대학교 연구진은 반려견의 눈 깜빡임이 사람과의 사회적 관계에 따라 달라지는지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당초 생후 1~12년의 반려견 38마리를 모집했다. 이 가운데 낯선 실험 환경에서 영상에 충분히 집중하지 못한 3마리를 제외하고 최종적으로 35마리의 행동을 분석했다.
실험에서는 반려견에게 주인과 낯선 여성, 낯선 남성이 등장하는 영상을 보여줬다. 영상은 각각 40초 분량으로 제작했다.
한 영상에서는 등장인물이 3초마다 한 번씩 눈을 깜빡였고, 다른 영상에서는 눈을 깜빡이지 않은 채 정면을 바라보도록 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실제 대면 상황에서 말이나 몸짓 등 다른 요인을 배제하고 사람의 눈 깜빡임 자체가 반려견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그 결과 반려견들은 사람이 눈을 깜빡이는 영상을 볼 때 그렇지 않은 영상을 볼 때보다 눈을 더 자주 깜빡였다.
특히 상대가 자신의 주인일 때 차이가 뚜렷했다. 반려견은 주인이 눈을 깜빡이는 모습을 볼 때 눈 깜빡임 빈도를 높였지만 낯선 사람의 눈 깜빡임에는 같은 수준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단순한 눈꺼풀 움직임뿐 아니라 눈을 깜빡이는 사람이 자신에게 얼마나 사회적으로 중요한 상대인지가 반려견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반려견이 주인의 눈 깜빡임을 정확한 타이밍에 '따라 한 것'은 아니었다.
연구진은 사람이 눈을 깜빡인 뒤 1.5초 이내에 반려견도 눈을 깜빡이는지를 별도로 분석했지만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동기화 현상은 확인하지 못했다. 즉 주인이 눈을 깜빡일 때 반려견의 전체적인 눈 깜빡임 횟수는 늘었지만, 사람과 개가 동시에 눈을 깜빡였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눈 깜빡임은 기본적으로 눈 표면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보호하기 위한 생리적 행동이다. 하지만 사람과 일부 영장류에서는 눈 깜빡임 빈도가 상대방에 대한 관심이나 사회적 상호작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가 이어져 왔다.
파르마대 연구진도 지난해 반려견이 다른 개가 눈을 깜빡이는 영상을 볼 때 자신도 눈을 더 자주 깜빡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는 이를 사람과 반려견 사이의 관계로 확장한 셈이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만으로 반려견이 눈 깜빡임을 이용해 주인에게 의도적으로 특정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주인의 눈 깜빡임에 대한 관심이나 자동적인 모방, 보다 광범위한 사회적 반응 등이 원인일 가능성이 있다.
또 사전에 촬영된 영상을 이용한 실험이어서 실제 주인과 반려견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는 한계도 있다.
관련기사
- 공기청정기 한 달 돌렸더니…40대 이상 ‘뇌 속도’ 빨라졌다2026.09.01
- AI가 다 만드는 시대…플랫폼은 왜 다시 '사람' 찾나2026.09.01
- "카톡·AI 활용법 여기서 배우세요"...카카오, 6070 위한 스마트폰 안내서 출간2026.09.01
- 과일 부족하자 고기 찾았다…원숭이 45개월 지켜봤더니2026.08.30
연구진은 "눈 깜빡임이 반려견의 사회적 행동 레퍼토리에서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실제 상호작용 상황에서 눈 깜빡임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로열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