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고효율 미세입자(HEPA) 필터가 장착된 공기청정기를 한 달간 사용한 40세 이상 성인의 특정 인지검사 수행 속도가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년 이후 인지 기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과학전문매체 사이언스데일리에 따르면 미국 코네티컷대와 터프츠대 등 연구진은 매사추세츠주 서머빌에 거주하는 30~74세 성인 119명을 대상으로 가정용 HEPA 공기청정기 사용과 인지 기능의 관계를 분석했다.
서머빌은 주간고속도로 93호선과 매사추세츠 28번 도로 등 교통량이 많은 도로와 인접해 있어 교통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에 비교적 많이 노출되는 지역이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달 동안 실제 HEPA 필터가 들어 있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도록 했다. 이후 한 달간의 휴지기를 거쳐 다시 한 달 동안 외형과 작동 방식은 같지만 공기를 정화하는 필터가 없는 '가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게 했다. 다른 그룹은 반대 순서로 실험했다.
각 실험이 끝난 뒤에는 인지검사를 실시했다. 숫자를 순서대로 연결하도록 해 시각적 탐색과 운동 속도 등을 측정하고, 숫자와 문자를 번갈아 연결하도록 해 집행기능과 인지적 유연성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그 결과 전체 참가자에서는 실제 공기청정기와 가짜 공기청정기를 사용했을 때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러나 40세 이상 참가자에서는 차이가 확인됐다. 이들은 실제 HEPA 공기청정기를 한 달 사용한 뒤 집행기능과 인지적 유연성을 평가하는 검사를 평균 54초 만에 마쳤다. 가짜 공기청정기를 사용했을 때는 평균 61.4초가 걸렸다. 수행시간이 약 12% 단축된 것이다.
연구진은 미세먼지가 뇌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세먼지 노출은 호흡기·심혈관 질환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등 신경계 질환과도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뇌의 집행기능과 인지적 유연성에 관여하는 영역이 대기오염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번 결과를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면 머리가 12% 좋아진다'는 의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12%는 지능이나 전체적인 뇌 기능이 향상된 정도가 아니라 40세 이상 참가자가 특정 인지검사를 완료하는 데 걸린 시간이 줄어든 수치다.
또 전체 119명 가운데 40세 이상은 약 42%였고 60세 이상 참가자는 10명도 되지 않았다. 공기청정기를 사용한 기간도 한 달에 불과해 장기간 사용했을 때 같은 효과가 유지되는지, 인지기능 저하나 치매 위험을 낮출 수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관련기사
- 과일 부족하자 고기 찾았다…원숭이 45개월 지켜봤더니2026.08.30
- 온라인 식품·의약품 불법판매 막는다…식약처·플랫폼 업계 공동 대응2026.08.27
- SK스토아 노조 "라포랩스와 매각 계약 파기해야"2026.08.27
- 외로우면 왜 술 찾을까…생쥐 뇌 들여다봤더니2026.08.27
이번 분석은 당초 연구의 주요 평가항목이 아닌 2차 평가항목으로 인지기능을 분석한 결과라는 한계도 있다. 연구진은 향후 HEPA 필터를 통한 미세먼지 감소가 실제 뇌 백질을 보호하는지 등을 추가로 연구할 계획이다.
연구 결과는 4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