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남반구 내부, 북반구보다 최대 400도 뜨겁다 [우주로 간다]

美 연구진 연구,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실려

과학입력 :2026/09/01 16:03    수정: 2026/09/01 16:36

화성의 남반구와 북반구의 내부 온도가 크게 차이 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은 지난달 3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남반구 내부가 북반구보다 최대 400도 더 뜨거우며, 일부 지역은 부분적으로 녹아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해당 연구 논문은 지난달 2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미국 애리조나대학교 알렉산더 번 박사후 연구원이 이끄는 연구진은 화성 내부가 기존 예상과 달리 균일하지 않고 남·북반구 사이에 뚜렷한 열적 불균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번 연구원은 “과학자들은 일반적으로 행성체의 내부가 구형 대칭이라고 가정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화성 단면도. 남반구 내부가 더 뜨겁다는 것을 보여준다. (출처=NASA/Theophilus Britt Griswold)

연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마스 글로벌 서베이어, 마스 오디세이, 마스 리컨네선스 오비터 등 화성 탐사선이 수집한 과거 자료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화성의 중력장 변화에 따른 우주선의 궤도 속도 변화를 확인했다.

또 번 연구원이 개발한 '조석 단층 촬영(tidal tomography)' 기술을 활용해 화성이 타원 궤도를 따라 태양을 공전하면서 받는 중력 영향의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를 바탕으로 화성 내부 구조와 온도 분포를 추정했다. 그 결과 화성 남반구 내부는 북반구보다 약 200~400도 더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남반구 내부 일부가 부분적으로 녹아 있는 상태일 가능성도 제시했다.

표면 뿐 아니라 내부에서도 나타나는 격차

화성은 오래 전부터 두 반구의 지형이 뚜렷하게 다르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남반구는 높은 산맥과 수많은 충돌구가 발달한 고지대가 주를 이루는 반면, 북반구는 대부분 넓고 평탄한 저지대로 구성돼 있다.

화성 남부 고지대에 위치한 지름 207km의 충돌 분지인 카이저 크레이터에서 바람에 의해 형성된 모래 언덕을 바라본 모습 (출처=ESA/DLR/FU Berlin)

이번 연구는 이러한 남북 간 차이가 화성 표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지하 깊숙한 내부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특히 남반구 내부가 북반구보다 수백 도 더 뜨겁다는 점은 연구진도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연구진은 이 같은 내부의 열적 차이가 화성의 여러 미스터리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를 들어 화성 남반구의 철이 풍부한 광물에서는 특이한 자기적 특성이 관찰된다. 남반구 맨틀의 온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는 사실은 과거 화성이 강력한 자기장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 과정에서 두 반구 사이에 자기적 차이가 형성됐을 가능성을 뒷받침할 수 있다.

NASA의 화성 탐사선 인사이트가 수집한 자료에서도 남반구를 통과하는 지진파가 북반구보다 더 빠르게 에너지를 잃는 현상이 관측된 바 있다. 연구진은 남반구 내부의 높은 온도가 이러한 차이의 원인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화성의 물과 과거 환경 이해에도 도움

이번 연구는 화성이 과거 물이 존재했던 시기의 환경을 이해하는 데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화성 표면의 색상 합성 지도에서 중앙 아래의 크고 짙은 파란색 영역 ‘헬라스 분지’를 보여준다. 헬라스 분지는 화성 뿐만 아니라 태양계 내에서 확인된 가장 큰 충돌 분화구 중 하나로 약 40억 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제공=ESA/MOLA 과학팀)

연구에 참여한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 아미르호세인 바게리 연구원은 “북쪽과 남쪽 사이에 나타나는 이러한 양극화 현상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하다”며 “물을 머금었을 가능성이 있는 분지의 형성을 비롯해 화성의 수문학적 작용에 영향을 미쳤을 과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번 연구원 역시 “행성의 내부 구조를 이해하는 것은 행성의 형성과 진화 과정을 밝히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화성의 남북 분할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표면에서 나타나는 남북 간 지형 차이와 이번에 확인된 내부의 온도 차이가 같은 원인에서 비롯됐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가장 유력한 가설 중 하나는 약 40억 년 전 발생한 거대한 충돌이다. 이 충돌로 화성 북반구에 거대한 분지가 형성됐고, 충돌 과정에서 내부의 열이 대량으로 방출되면서 북반구 맨틀이 남반구보다 빠르게 냉각됐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남반구의 두꺼운 지각이 맨틀에서 지표면으로 열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일종의 ‘덮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남반구 내부에 상대적으로 많은 열이 남아 현재까지 남북 간 온도 차이가 유지됐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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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이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는 향후 추가적인 화성 탐사와 관측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연구진이 개발한 조석 단층 촬영 기술은 화성뿐 아니라 다른 행성의 내부 구조를 연구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번 연구원은 "중력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행성 내부 구조의 3차원적인 복잡성을 파악할 수 있다"며 “이러한 추론은 미래 탐사 임무의 설계와 해당 행성에 대한 과학적 탐사를 위한 청사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