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아동·청소년에게 피해를 줬다는 의혹과 관련해 미국 주 정부들과 180억 달러(약 25조원) 규모 합의에 나섰다. 메타는 10년에 걸쳐 합의금을 지급하는 동시에 청소년의 하루 이용시간을 기본 2시간으로 제한하는 등 안전 기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26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메타와 미국 48개 주, 워싱턴DC 및 3개 미국령이 체결한 180억 달러 규모의 합의를 승인했다. 아동 안전과 관련한 메타의 소송 합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이본 곤잘레스 로저스 판사는 이번 합의에 대해 “금전적 구제뿐 아니라 문제가 된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부정적인 영향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기업의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포괄적인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메타는 합의 과정에서 법적 책임이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합의금은 향후 10년 동안 매년 분할 지급할 예정이다.
이번 소송은 2023년 미국 29개 주가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메타가 연방 및 주 정부의 아동 개인정보보호 관련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에서 시작된 배심원 재판에서는 메타의 내부 문건이 집중적으로 공개됐다. 주 정부 측은 메타가 수년간 11~12세 이용자 수백만명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이들의 이용을 막기 위한 충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소송 과정에서 확보된 수백만건의 내부 자료에는 연구 결과와 직원 이메일,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에게까지 전달된 채팅 기록 등이 포함됐다. 인스타그램의 한 내부 연구자료에는 청소년들이 플랫폼 이용에 대해 ‘중독자와 같은 서사’를 보인다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에서는 메타가 청소년 안전 기능을 확대하는 데 소극적이었다는 전직 직원의 증언도 나왔다. 메타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조지 볼리첸코는 새로운 안전 기능을 보다 적극적으로 시험하고 적용하는 데 팀의 재량이 제한돼 있었다고 증언했다.
특히 밤 시간대 청소년 이용자의 알림을 차단하는 ‘콰이어트 모드’의 경우 기본 설정으로 적용하면 이용률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사실을 회사가 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볼리첸코는 "당시 관리자로부터 안전 기능을 담당하는 팀이 향후 소송으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도 있는 만큼 낮은 이용률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메타는 그동안 청소년 이용자 보호를 위해 상당한 자원을 투입해 안전 기능을 연구하고 개발해왔다고 반박했다. 애덤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책임자는 법정에서 “우리는 항상 청소년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메타는 청소년 계정의 안전 기능을 한층 강화한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합산해 하루 이용시간을 기본 2시간으로 제한하고 청소년이 이를 해제하려면 부모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알림을 차단하는 ‘나이트 모드’도 기본으로 활성화하고 부모나 보호자만 이를 해제할 수 있도록 한다. 학교 수업일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 알림을 차단하는 ‘스쿨 모드’도 적용한다.
청소년이 연속으로 15분 동안 플랫폼을 이용하면 이를 알리는 메시지가 표시되고 누적 이용시간이 60분과 90분에 도달했을 때도 별도의 알림을 제공한다. 청소년 프로필과 이들이 이용하는 다른 프로필에서는 ‘좋아요’ 수도 숨긴다.
알고리즘 추천을 기반으로 하지 않는 피드를 선택하거나 동영상 자동재생 기능을 끌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외모에 과도한 변화를 주는 극단적인 메이크업 필터는 청소년이 이용할 수 없도록 제한한다.
틱톡과 스냅, 유튜브 등 주요 경쟁 플랫폼이 비슷한 청소년 보호 조치를 도입할 경우 메타는 하루 이용시간 제한을 현재 합의한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추가 단축하기로 했다.
롭 본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은 이번 합의를 다른 소셜미디어 기업들이 참고할 수 있는 좋은 청사진이라고 평가하며 다른 플랫폼에도 유사한 조치를 도입할 것을 촉구했다. 다른 기업들이 동참하지 않을 경우 소셜미디어 산업 전반의 안전 조치 강화를 추진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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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역시 업계 전체가 청소년 보호 조치에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CJ 마호니 메타 최고법률책임자(CLO)는 “새로운 이용시간 제한과 나이트 모드, 학교 수업시간 이용 제한은 업계 전체가 나아가야 할 올바른 방향”이라며 “이 체계는 모든 경쟁업체가 동참해야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