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IPO)를 앞둔 인공지능(AI) 기업 앤트로픽이 창업자들의 의결권을 강화하는 지배구조 개편을 검토하고 나섰다. 지분율이 낮은 공동창업자들에게 차등의결권을 부여해 상장 이후에도 경영 영향력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19일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공동창업자들에게 일반 주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 주식을 발행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구체적인 의결권 비율과 적용 범위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앤트로픽 공동창업자들의 지분율은 주요 테크기업 창업자들과 비교해 낮은 편이다. 아모데이 CEO의 지분율은 약 2% 수준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한 팟캐스트에서 자신과 여동생 다니엘라 아모데이 사장을 포함한 7명의 공동창업자가 비슷한 수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간 대규모 투자 유치가 이어지면서 창업자 지분이 지속적으로 희석됐기 때문이다. 차등의결권이 도입되면 공동창업자들은 적은 지분으로도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유사한 구조는 주요 테크기업에서도 활용돼 왔다. 실제 스페이스X는 클래스B 주식에 1주당 10표의 의결권을 부여하는 구조를 도입해 일론 머스크 CEO가 지분율보다 높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메타 역시 마크 저커버그 CEO가 차등의결권 주식을 기반으로 경영권을 유지하고 있다.
앤트로픽은 기존에도 일반 상장사와 다른 지배구조를 운영해 왔다. 공익법인(PBC) 형태를 채택해 주주의 재정적 이익뿐 아니라 회사가 설정한 공익 목적을 함께 고려하도록 했고, 2023년에는 장기이익신탁(Long-Term Benefit Trust)을 설립했다.
장기이익신탁은 경제적 권리가 없는 특별 주식인 클래스T 주식을 통해 7인 이사회의 과반을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신탁관리인에는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포함돼 있다. 정원은 5명이지만 캘리포니아주 대법관 출신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쿠에야르가 이달 앤트로픽 최고글로벌정책책임자로 자리를 옮기면서 현재 3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앤트로픽은 이 같은 신탁 구조를 유지하면서 창업자들에게 별도 의결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차등의결권이 도입될 경우 장기이익신탁이 가진 이사회 선임 권한과 창업자 경영권 사이의 권한 배분도 다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지배구조 정비와 함께 자금 조달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최근 100억 달러 규모의 한도대출(리볼빙 크레디트 퍼실리티) 확대를 추진 중으로, 주요 투자은행들은 향후 IPO 주관사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대출 참여 경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앤트로픽은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방식으로 유가증권신고서(S-1)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선 이르면 9월 말부터 올가을 사이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상장이 진행되면 앤트로픽은 공익 목적을 반영한 신탁과 창업자 의결권을 함께 운용하는 독특한 지배구조를 갖추게 될 가능성이 있다. 외부 주주가 늘어나는 상장사 체제에서 두 권한을 어떤 방식으로 나눌지가 향후 지배구조 설계의 주요 변수로 꼽힌다.
디인포메이션은 "앤트로픽이 창업자들과 장기이익신탁 간 권한을 정확히 어떻게 나눌지는 아직 불명확하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