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행성에 루비 존재할까…NASA 로버, 화성서 보석 광물 발견 [우주로 간다]

美 연구진, "대규모 충돌로 커런덤 형성 가능성"

과학입력 :2026/08/17 09:22

화성에서 활동 중인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가 화성 암석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적 없는 희귀 광물을 찾아냈다. 지구에서 루비와 사파이어의 원석이 되는 광물인 만큼, 화성의 지질학적 변화와 과거 환경을 밝혀낼 새로운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매체 사이언스얼랏은 13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의 지구화학자 앤 올릴라가 이끄는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지구물리연구회보’에 발표한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루비·사파이어 만드는 커런덤 화성서 첫 발견

화성에서 과학자들이 예상치 못했던 보석 광물이 발견돼 주목 받고 있다. (출처=Ollila et al., Geophys. Res. Lett. , 2026)

연구진에 따르면 퍼서비어런스는 예제로 분화구 테두리 부근에 있는 옅은 색의 암석들을 레이저로 조사하던 중 ‘커런덤(강옥)’의 결정 흔적을 확인했다. 커런덤은 산화알루미늄 결정체로, 미량 포함된 불순물의 종류에 따라 루비나 사파이어가 되는 보석 광물이다.

연구진은 “분화구 테두리에 흩어져 있던 사장석이 풍부한 부유암 3개에서 크롬을 함유한 커런덤의 명확한 신호가 포착됐다”며 “실험실에서 지구의 보석 스펙트럼과 비교한 결과 놀라울 정도로 일치했다”고 밝혔다.

화성 표면에서 커런덤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학계가 이번 발견에 주목하는 이유는 커런덤이 형성되기 위한 화학적 조건이 화성 환경에서는 매우 나타나기 어렵기 때문이다.

커런덤은 서로 다른 세 개의 암석에서 발견됐다. (출처=Ollila et al., Geophys. Res. Lett. , 2026)

커런덤이 만들어지려면 알루미늄이 풍부하고 규소가 매우 부족한 상태에서 고온·고압의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규소가 존재하면 알루미늄이 규소와 먼저 결합해 사장석 같은 알루미늄-규산염 광물을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발견된 커런덤은 이례적이게도 규산염이 풍부한 사장석 덩어리 내부에서 검출됐다.

한편, 해당 암석 3개는 모두 원래 형성된 기반암에서 떨어져 나와 구른 부유암으로 분류됐다. 이는 탐사선이 이동하지 않은 먼 지역의 지질 정보까지 담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구의 '루비' 스펙트럼과 일치…형성 비결은 '운석 충돌'

퍼서비어런스는 레이저를 쏘아 원자의 빛 방출을 측정하는 '시간분해 발광 분광법(TRL)'을 통해 암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세 암석 모두 692.7나노미터(nm)와 694.1나노미터 파장 영역에서 두 개의 뚜렷한 발광 피크를 보였다. 이는 지구의 루비에서 크롬 원자가 알루미늄을 대체할 때 나타나는 독특한 신호다.

출처=Ollila et al., Geophys. Res. Lett. , 2026

또한 한 암석의 경우 발광 잔여 시간이 약 3밀리초(ms) 동안 지속되어 지구상 커런덤 광물의 측정 범위와 완벽히 일치했다.

그렇다면 화성에 실제로 루비 보석이 있는 것일까? 연구진은 "거대한 루비 원석이 전역에 뿌려져 있다기보다는, 루비 특성을 보이는 미세한 커런덤 입자가 암석 내부에 갇혀 있는 형태"라면서도 "더 중요한 핵심은 화성이 어떻게 이런 화학적 특성을 만들어냈는가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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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수십억 년 전 예제로 분화구를 만들어낸 '대규모 운석 충돌'을 유력한 원인으로 꼽았다. 거대한 충돌 시 발생하는 초고온•초고압 환경은 지구 지각 깊은 곳에서 변성 광물이 만들어지는 조건과 유사하다. 실제로 지구나 달에서도 운석 충돌로 변형된 암석에서 커런덤이 발견된 사례가 있다. 여기에 과거 분화구 내부를 흐르던 뜨거운 지하수가 규소를 씻어내고 알루미늄 농도를 높였을 가능성도 함께 제시됐다.

연구진은 "향후 이 암석들을 지구로 가져와 분석할 수 있다면 커런덤의 정확한 형성 과정은 물론, 초기 화성의 격동적인 지질 역사를 완벽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