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7% 폭등…시장은 전쟁보다 금리를 봤다

[위클리 골드 리포트] 8월 1주차 동향

전문가 칼럼입력 :2026/08/10 08:17

김종인 세종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前 한국금거래소 총괄사장

“중동 긴장 완화·미국채 공급 안도·고용 쇼크가 동시에 달러와 국채금리를 끌어내렸다.”

8월 1주차 금값 급등은 전쟁 공포가 만든 안전자산 랠리가 아니었다. 중동 긴장 완화는 유가를 낮춰 인플레이션 우려를 완화했고, 미국채 공급 부담은 예상 범위에 머물며 장기금리 급등을 막았다. 여기에 미국 7월 고용지표 부진이 더해지며 연준의 금리 인상 명분이 약해졌다. 결국 금값은 전쟁이 아니라, 금리와 달러가 동시에 내려가는 환경에 반응했다. 이번 주 금시장의 핵심은 분명하다. 금값을 움직인 것은 공포가 아니라 금리였다.

김종인 세종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前 한국금거래소 총괄사장

1. 한국거래소(KRX) 금시장: 자기매매 회원 거래량 급감

8월 1주차 KRX 금시장 거래 현황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자기매매회원의 거래량 급감이다. 이번 주 KRX 금시장은 국제 금값 급등에도 불구하고 거래 활력이 강하지 않았다. 특히 자기매매회원의 거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이번 주 전체 거래대금은 매도 1,618억 원, 매수 1,618억 원이었다. 투자자별로 보면 금융기관은 45억 원 순매도, 자기매매회원은 239억 원 순매도, 기타 투자자는 29억 원 순매수, 개인은 255억 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개인은 국제 금값 급등에 반응해 매수로 돌아섰지만, 자기매매회원은 오히려 순매도를 보였다.

그 이유는 단순하다. 국제 금시세와 KRX 금시세의 가격 괴리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국내외 가격 차이가 거의 없으면 거래비용, 재고비용, 환율 변동, 운송·정련 비용을 감안할 때 장내에서 적극적으로 매매할 유인이 낮아진다.

따라서 자기매매회원 거래량 급감은 금시장 이탈이 아니라 차익거래 매력 소멸로 해석해야 한다. 가격 차이가 사라지자 KRX 금시장은 차익거래장이 아니라 관망장으로 변했다.

2. 국제 금값 급등: 유가·금리·금값이 동시에 보여준 변화

8월 1주차 국제 금값은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 기준 주 초 온스당 4,053.45달러에서 주 후반 4,343.74달러까지 상승했다. 특히 8월 5일과 8월 7일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브렌트유는 8월 3일 83.77달러에서 8월 4일 79.36달러로 급락했다가, 8월 7일 83.55달러로 회복했다.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유가를 먼저 낮췄고, 이후 일부 반등은 있었지만 7월 말 90달러대였던 수준과 비교하면 유가 부담은 완화된 상태였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금값에 중요한 신호를 줬다. 미국 10년물 금리는 8월 3일 4.684%에서 8월 5일 4.617%까지 하락했다. 8월 6일에는 4.670%로 일시 반등했지만, 8월 7일에는 4.658%로 다시 낮아졌다.

[자료:인베스팅닷컴]

이 세 지표의 흐름을 함께 보면 이번 주 금값 급등의 구조가 선명해진다.

첫째, 유가 하락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췄다. 7월까지 금값을 눌렀던 핵심 구조는 “전쟁 → 유가 상승 → 물가 재상승 우려 → 금리 인상 가능성 → 달러·국채금리 상승 → 금값 하락”이었다. 그러나 이번 주 초반에는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유가를 낮추며 이 구조가 반대로 움직였다. 유가가 낮아지면 연준이 물가를 이유로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는 압력도 약해진다.

둘째, 미국채 공급 부담이 예상 범위에 머물면서 장기금리 급등 우려가 완화됐다. 미국채 공급 확대는 원래 장기금리 상승 요인이다. 국채 공급이 많아지면 시장은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할 수 있고, 이는 금값에는 부담이다. 하지만 이번 주 시장은 미국채 공급 부담을 ‘충격’이 아니라 ‘예상 가능한 부담’으로 받아들였다. 그 결과 장기금리는 급등하지 않았고, 금값은 금리 부담 완화에 반응할 수 있었다.

셋째, 미국 7월 고용지표 부진이 결정타가 됐다. 로이터는 미국 7월 고용이 2만3천 명 감소해 시장 예상 8만 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고 보도했다.  시장은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회의적으로 변했고,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했으며 달러도 약세 흐름을 보였다. 로이터는 금이 달러와 반대로 움직이며 약 6주 만의 고점권까지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마켓워치도 약한 고용지표 이후 채권금리가 하락하면서 금 가격이 지지를 받았다고 분석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국채금리가 낮아질수록 금을 보유하는 기회비용은 줄어든다.

결국 이번 주 금값 급등은 단순한 안전자산 랠리가 아니었다. 중동 긴장 완화는 유가를 낮췄고, 미국채 공급 안도는 장기금리를 눌렀으며, 고용 쇼크는 연준의 금리 인상 명분을 약화시켰다. 금값은 이 세 가지가 동시에 만든 금리 하락 랠리에 반응했다.

3. 고용 쇼크가 금값을 깨운 이유

이번 주 금값 급등의 결정적 방아쇠는 미국 7월 고용지표였다. 시장은 7월 고용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감소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비농업 고용은 2만3천 명 감소했고, 시장 예상치였던 8만 명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고용지표가 금값에 중요한 이유는 연준의 정책 판단을 바꾸기 때문이다. 연준은 물가 안정만 보는 것이 아니라 고용 안정도 함께 본다. 물가가 높더라도 고용이 빠르게 식으면 금리를 더 올리기 어렵다. 금리 인상은 물가를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동시에 고용과 경기를 더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7월까지 시장은 주로 물가와 유가를 봤다. 중동 전쟁이 유가를 올리고, 유가가 CPI와 PCE를 자극하면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논리였다. 이때 금은 전쟁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금리 부담 때문에 눌렸다. 그러나 8월 7일 고용지표는 시장의 초점을 바꿨다. 이제 시장은 “물가가 높으니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논리에서 “고용이 약해지는데 연준이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는가”라는 논리로 이동했다. 이 변화가 금값을 끌어올렸다.

고용 둔화 → 금리 인상 가능성 하락 → 국채금리 하락 → 달러 약세 → 금값 상승

이번 주 금값은 바로 이 경로로 움직였다. 금값이 전쟁 뉴스에 오른 것이 아니라, 연준의 금리 인상 명분이 약해졌다는 기대에 오른 것이다.

4. 하반기 전망: 금값의 열쇠는 고용과 물가의 동시 둔화

8월 1주차 금값 급등은 분명 강한 신호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금값이 곧바로 장기 상승 추세에 완전히 복귀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고용과 물가가 함께 둔화되는지 여부다.

첫째, 고용 둔화가 일시적 충격인지 확인해야 한다. 7월 고용만 나쁜 것이라면 시장은 다시 물가와 유가를 볼 것이다. 그러나 8월 고용까지 둔화된다면 연준은 추가 금리 인상을 더 어렵게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CPI와 PCE가 함께 둔화되는지가 중요하다. 고용은 약해졌지만 물가가 다시 올라가면 연준은 곤란한 선택에 놓인다. 금리를 올리면 고용이 더 나빠지고, 금리를 멈추면 물가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 반대로 고용 둔화와 물가 둔화가 동시에 확인되면 금값에는 가장 우호적인 환경이 된다.

셋째, 유가 흐름도 계속 봐야 한다. 이번 주에는 중동 긴장 완화 기대가 유가를 낮추며 금값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중동 리스크가 다시 커지고 유가가 급등하면 물가 재상승 우려가 살아날 수 있다. 이 경우 금값은 다시 “전쟁 호재”보다 “금리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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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를 위한 정리]

이번 주 3개 지표의 조합은 매우 분명한 메시지를 준다. 유가가 안정되고, 장기금리가 내려가며, 고용지표가 연준의 긴축 명분을 약화시키는 환경에서는 금값이 강하게 반등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에도 독자들은 금값을 볼 때 단순히 전쟁 뉴스만 볼 것이 아니라, 브렌트유 흐름, 미국 10년물 금리, 그리고 고용·물가 지표가 연준 정책 기대를 어떻게 바꾸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 즉, 금값을 보지말고 이를 둘러싼 매크로한 변수에 집중을 해야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종인 세종사이버대학교 특임교수·前 한국금거래소 총괄사장

김종인 박사는 LG그룹에서 공공·IT사업을 담당했으며, ITCEN그룹 계열사 소프트센 대표이사와 한국금거래소 총괄사장을 역임했다.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을 설립해 금 기반 디지털 플랫폼 사업을 추진했으며 금융기관과 금을 활용한 디지털 금융서비스 개발에도 참여했다. 현재 세종사이버대학교 공학부 특임교수로 재직하며 AI와 디지털 전환 기술을 귀금속을 비롯한 전통산업에 접목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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