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전날에 이어 다시 폭락하면서 주요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주가 이틀 연속 약세를 보였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피지컬 AI 기대를 바탕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던 종목에 위험 회피와 차익 실현 매물이 몰리면서 기업별 실적과 수주 가시성에 따라 하락 폭도 엇갈린 모습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이노베이트는 전 거래일보다 5.09% 내린 1만60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세계아이앤씨는 4.59% 하락한 1만1430원, LG CNS는 4.05% 밀린 5만9300원을 기록했다.
포스코DX는 3.55% 내린 1만7380원에 마감했다. 삼성SDS와 현대오토에버도 각각 1.60%, 1.02% 하락한 19만7300원과 33만8000원으로 장을 마치며 주요 6개 기업이 모두 약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IT서비스주의 하락은 국내 증시 전반의 투매와 맞물렸다. 코스피는 전날 10.84%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5.98% 내린 5663.24로 마감했다. 장중에는 5262.77까지 밀렸고 코스피와 코스닥에는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됐다.
이는 SK하이닉스가 분기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물이 확대된 영향이 컸다. 또 중국 메모리 기업의 추격과 AI 투자 둔화 우려, 중동 지역 불확실성까지 겹치며 위험자산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다른 성장주로 번진 것도 주효했다.
레버리지 상품 청산과 외국인 매도도 낙폭을 키웠다. 여기에 개별 기업의 실적이나 수주보다 시장 수급이 주가를 좌우하면서 최근 상승 폭이 컸던 IT서비스주에도 차익 실현 매물이 집중됐다.
업계 관계자는 "전날 급락 이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빠르게 꺾이면서 손실을 줄이려는 매도가 한꺼번에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레버리지 상품 청산과 외국인 매도까지 겹치면서 개별 기업의 사업 전망보다 시장 수급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말했다.
IT서비스주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수혜주로 주목받으며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5월 27일에는 삼성SDS가 상한가를 기록했고 현대오토에버와 LG CNS도 각각 19.91%, 14.11%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이는 그룹 내부 전산 시스템을 구축·운영하던 시스템통합(SI) 기업이 AI 인프라와 로봇, 스마트팩토리 투자를 실행하는 핵심 계열사로 부상하면서 성장 기대가 주가에 빠르게 반영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실제 사업 성과보다 중장기 투자 계획과 수익화 기대가 먼저 주가를 끌어올린 만큼 이날 증시가 흔들리자 조정 폭도 커졌다.
다만 주가 하락 폭은 기업별로 차이를 보였다. 삼성SDS와 현대오토에버는 1%대 하락에 그친 반면, 롯데이노베이트는 5%대, 신세계아이앤씨와 LG CNS는 4%대 떨어졌다. 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장기 계약과 투자 계획 등 실적 근거가 비교적 뚜렷한 기업은 낙폭이 상대적으로 제한된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삼성SDS는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클라우드와 AI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삼성SDS는 오는 2031년까지 AI 인프라 확충과 인수합병 등에 10조원을 투자하고 이 가운데 5조원을 AI 인프라에 투입할 계획이다. 또 국가 AI컴퓨팅센터 구축 사업 참여와 기업의 생성형 AI 도입 확대도 중장기 수요를 뒷받침할 요소로 꼽힌다.
현대오토에버는 전날 현대자동차와 3985억8880만원 규모의 AWS 프라이빗 프라이싱 약정 계약을 체결한 사실을 공시한 것이 하락폭을 줄이는 데 주효했다. 계약금액은 지난해 연결 매출의 9.4%에 해당하며 계약 기간은 오는 10월부터 2031년 9월까지다. 차량용 소프트웨어 수익성 둔화와 그룹사 IT 공급단가 협상 지연에 따른 부담은 남아 있지만, 장기 클라우드 매출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은 주가 방어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LG CNS는 AI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스마트팩토리, 물류 자동화를 중심으로 기업의 인공지능 전환(AX) 수요에 대응하고 있어 향후 성장성이 기대된다. 포스코DX와 신세계아이앤씨, 롯데이노베이트도 각각 스마트팩토리와 AI 기기 유통,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향후 수주와 수익화 속도에 따라 회복 흐름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롯데이노베이트에 대해선 실적 개선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iM증권은 올해 연결 기준 매출을 1조2054억원, 영업이익을 423억원으로 예상하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만5500원을 유지했다. 칼리버스와 이브이시스의 적자 축소, AI·클라우드 수요 증가에 따른 데이터센터 설계·시공·운영(DBO) 사업 확대를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업계에선 IT서비스주의 중장기 성장 동력이 약해졌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빅테크가 실적 개선과 AI 설비투자 확대 기조를 이어갈 경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등 국내 AI 인프라 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확산될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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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사업의 수익성이 계속 확인되면 글로벌 투자자의 위험자산 선호가 회복되고 국내 IT 업종으로 외국인 자금이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AI 인프라 구축과 피지컬 AI 구현을 담당하는 IT서비스 기업도 수주와 실적 가시성이 높은 종목부터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주가 조정은 기업 펀더멘털 악화보다 차익 실현과 밸류에이션 부담, 시장 심리 위축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의 실적 개선과 AI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AI 인프라 기업의 수익성이 입증되면 외국인 자금 유입이 재개되면서 AI 인프라 구축과 피지컬 AI 구현을 담당하는 IT서비스 기업도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